| 활동가의 나침반: 사회문제 분석에서 미션 수립까지 2회차 후기 |
지도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었던 시간
호락호락감자 임수연
ⓒ 임수연‘활동가의 나침반 : 사회문제 분석에서 미션 수립까지’의 2회차 주제는 ‘가치사슬 분석하기’였다.
후기 작성에 앞서 내가 이 수업을 신청한 계기는, 문제의식을 느껴 비영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눈앞의 일을 헤쳐갈수록, 혼자 고군분투할수록 ‘이 문제가 진짜 문제인가’에 대한 의문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다루는 문제와 나의 일에 대해 분석하고 실제로 그러한지 연구할 필요를 느꼈다. 결론적으로 이 교육, 특히 이번 회차는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3시간 수업의 구성은 ‘가치사슬’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적용해 보며 ‘내가 관심 있는 사회문제는 어떤 가치흐름을 가지고 있나’라는 key question을 도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우선 가치사슬이라는 말을 좀 어려워했었는데, 강사님께서 스타벅스와 책 배포 과정으로 예시를 들어주셔서 이해가 쉬웠다.
강사님의 수업 방식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또 있는데, 무언가 진행할 때마다 ‘이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를 말씀해 주신 점이다. 어려운 가치사슬을 굳이 작성해 볼 이유는 ‘활동의 가시화’였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의 인과관계를 눈으로 보면 핵심을 이해하기 쉽고, 놓쳤던 것과 비어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사실은 템플릿 도형도 너무 어렵고, 생각할 점이 너무 많아서 걱정되기도 했다.
ⓒ 임수연
먼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줄글로 풀어보고, 실제 템플릿을 이용하여 만들었다. ‘배경’, ‘핵심 활동’, ‘핵심 인물’, ‘2차 인물’, ‘연결 흐름’ 이라는 카테고리를 지정해 주셔서 원활히 작성해 볼 수 있었다.
깔끔하게 마련해주신 온라인 템플릿이 있지만, 나는 손으로 작성하는 게 편해서 직접 썼다. (이런 사람을 배려하여 종이를 준비해 주신 사려 깊음에 감동!)
나는 진로 전환기에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다루는 활동가이기에, 가치 사슬 분석 주제는 ‘지자체 사회적 고립 지원사업’으로 설정하였다.
평소 이 문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면 나, 대상자, 사업 담당자 정도만 떠올랐는데 지도해주시는 대로 작성하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관계와 과정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예시로 들어주신 것 중 ‘배우와 역할로 생각해 보라’라는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렇게 문제에서 한 발짝 떨어지니, 마치 드라마를 보듯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개연성, 배우의 역할, 복선, 반전 등으로 상상하니 좋은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임수연강사님 말씀대로 작성된 가치사슬을 보니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다. 놓치고 있던 질문들, 그 외 새롭게 발생하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겨 도파민이 끓었다.
특히나 강조하신 Missing Link(아직 알지 못하는 영역)와 Weak Link(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틈새)도 눈으로 따라가다 보니 바로 도출할 수 있었다.
이 LInk 도출을 강조하신 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고 당사자를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혼자 생각하다 보면 막연해지고,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자책에 빠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발견한 link를 보니 확실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 더 효과적인 활동 기획을 위해 확인과 공부가 필요한 부분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강사님께서 항상 용기와 의욕을 주는 마무리를 해주시는데, 이와 관련하여 ‘문제해결의 처음과 끝은 당사자의 고통이다.’와 ‘사회문제는 결코 홀로 해결할 수 없다.’라는 말씀이 특히 이런 나에게 크게 와닿았다.
막막하게 고이는 일을 선명하게 만들어주시고, 동료처럼 나의 일을 함께 고민해 주는 질문과 지도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참여하고 함께 하는 것만으로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수업을 마치고는 항상 의욕이 넘쳐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