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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당신 옆의 공익활동] 너와 나의 연결고리 모임 후기 : 고립된 마음을 잇는 연결의 자리

작성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등록일 2025-07-25 조회수 161
모집기간 -

2025 당신 옆의 공익활동은 6~7월 동안 11개 모임이 각 모임 별 3-4회의 정기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각 모임에 참여하였던 공모원들의 생생한 후기를 만나봅니다!

 

- 시민모임형: 너와 나의 연결고리

- 모임 운영 기간: 6월 11일 ~ 7월 9일 (총 3회의 모임)

- 후기 작성자: 김수미 공모원

- 진솔하고 따뜻하게 모임 후기를 남겨준 김수미 공모원의 모임 후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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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모임을 신청할 때, 나는 잠시 망설였다. '은둔고립청년'이라는 단어는 과거 내게 낯설고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일본 관련 다큐멘터리나 뉴스에서 보았던 히키코모리가 떠올랐다.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한 채 방 안에서 수년을 보내는 사람들. 그들은 마치 현실과 단절된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았다. 나는 그런 모습이 우리 사회에는 없다고, 혹은 있어도 드물다고, 어쩌면 그저 게으르고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 자신이 그 단어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여긴 날들이 끝나고, 몸과 마음이 동시에 아프기 시작하면서 삶은 둔탁하고 무거워졌다. 번아웃이 찾아왔고, 누군가를 만날 여유도, 안부를 물을 힘도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멈춰 섰을 때, 나도 함께 멈췄다. 삶의 동선은 점점 줄어들고, 연락하던 사람들과도 멀어졌다. 상담을 받아볼까도 생각했지만 상담비는 부담이 컸고, 고립은 더 길어졌다.

 

그러던 중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구나. 이런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야. 그리고 사회가 이들을 다시 품어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구나.” 마침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은둔고립청년을 주제로 한 모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고, 나는 자연스럽게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다.

 

1회차 서로를 향한 첫걸음

어색함은 잠시, 깊은 이야기들로 마주한 첫 만남 

첫 모임은 조심스럽고도 따뜻했다. 담당자와 공모장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인사를 나누며 분위기를 열었고, 우리가 함께 지켜나갈 운영 방식과 규칙을 정했다. 각자의 참여 계기와 왜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나누는 시간은 예상보다 더 깊고 진심 어린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모두가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감정의 고리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떤 이는 심한 번아웃을 겪으며 삶의 방향을 잃었고, 또 다른 이는 공황장애 이후 외부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했다. 은둔고립을 단순히 방 안에 있는 사람으로만 여겼던 인식은 어느새 허물어졌고, 그 안에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고, 우리는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더욱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얻었다.

 

2회차 타인의 하루를 상상하며

두 번째 모임에서는 함께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KBS 추적 60쉬었음’, ‘그렇게 20년이 지났다같은 은둔고립 관련 영상들이었다. 영상 속 인물들의 하루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저려왔다. 작은 일상마저도 부담스러운 그들의 마음과 오랜 단절 속에서 마주한 자기 혐오와 두려움은 결코 낯설지 않았다.

 

이후 우리는 은둔고립의 원인과 복귀가 어려운 현실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다. 단지 개인적인 성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고립과 심리적 상처, 경제적 부담이 뒤엉킨 복합적인 문제임을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치료받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일을 하고 싶어도 복귀가 두렵다'는 현실은 나 역시 겪었던 문제였기에 더 깊이 다가왔다.

 

우리는 모임의 결과물로 리플렛을 만들기로 했다.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닌, 은둔고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고,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보기로 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사회를 바꾸는 건 어렵지만, 함께라면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은둔고립의 원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적어보고 있다.

 

3회차 작은 실천이 만드는 연결

세 번째 모임에서는 책을 함께 읽고 발제문을 공유했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여기보다 어딘가같은 책들을 통해 은둔고립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았다. 고립된 이들이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에는 단순한 두려움보다도, 반복된 단절 속에서 스스로를 향한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점에 크게 공감했다.

 

함께 읽은 책들

 

이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주제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먼저 연락하기", "주변 사람의 감정 변화 살펴보기", "혼자 있는 지인을 식사에 초대하기" 같은 일상적이고 작지만 실질적인 행동들이다.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천을 적어보고, 그것을 삶 속에서 이어가보자는 약속도 함께 나눴다.

 

마지막은 소감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었고,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다시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꼭 또 참여하고 싶어요.” 이 모임이 특별했던 건, 단지 문제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진심 어린 만남과 함께하는 위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모임

지원금을 통해 가능했던 따뜻한 식사와 공간 마련은 모임의 친밀함을 깊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활동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지원금으로 할 수 있는 일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소규모 모임일수록 유연한 운영이 중요한데, 서류나 절차상 다소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 아쉬움도 있었다. 앞으로 비슷한 공익활동이 더 많은 이들에게 열릴 수 있도록, 행정적 부분들이 조금 더 간소화되고 유연하게 개선되길 바란다. 그럼에도 이번 만남은 충분히 값졌고, 우리에게 잊지 못할 연결의 순간을 선물해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방 안에서 고립된 채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들의 존재조차 잊은 채 바쁜 일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안다. 은둔고립은 어느 누구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 모임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세심하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연결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작은 용기와 관심, 그리고 함께할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다시 껴안을 수 있다. 이 소중한 만남에 함께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울림이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