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교통약자는 전체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들의 이동권은 헌법적 권리로 보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상버스, 엘리베이터 등 인프라 부족, 특별교통수단의 공급 한계, 지역 간 격차, 인식 부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공익단체들은 권리 옹호 활동, 이동 편의 서비스 제공, 환경개선, 인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기업들도 협력하여 기술 기반의 이동 편의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 지원을 넘어, 포용 문화 확산과 지속 가능한 ESG 실천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단위 확산과 기술 협력, 제도화를 위한 기업과 단체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어떤 CSR] 교통권 약자 이동권 보장 ①
■유형별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사례
권리 옹호 및 제도 개선 활동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기본 생활 유지와 사회관계 형성에 필수적인 권리입니다.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교통약자는 이동할 수 있어야 교육, 취업, 의료 서비스 등에 접근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익단체들은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특히 장애인 이동권 운동은 이동 편의시설 확충, 관련 법률 제정 및 개정, 예산 확보 등을 정부와 사회에 꾸준히 요구해 왔습니다.
2001년 결성된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는 국내 최초로 이동권을 전면에 내건 연대 조직으로, 지하철 시위 등 직접행동을 하며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습니다. 2005년의 교통약자법은 이 단체와 여러 장애인단체의 연합된 노력의 성과였습니다. “장애인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이들의 외침은 국민적 공감을 얻었고, 이러한 주장과 활동은 이동권의 법적 권리화를 이끄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들은 이동권 예산 확대와 법 개정을 촉구하며 2021년부터 현재까지 주요 이슈가 있을 때기마다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를 펼쳐오고 있습니다. 전장연은 “이동은 우리에게 피와 같다. 이동 없이는 교육도 노동도 불가능하다”라고 호소하며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정부와 지자체는 저상버스 도입 확대, 특별교통수단 예산 증액 등을 약속하게 되었고, 일부 예산 증액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등은 인식 개선 활동과 법·제도 개선 활동 등을 통해 정책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권리 옹호 및 제도 개선 활동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의 토대를 만들고 확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공익활동단체들의 헌신적 활동으로 이동권이 단순한 동정이나 배려가 아닌 헌법적 권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법과 제도가 그에 맞추어 변화해 왔습니다. 기업과의 직접적인 협력은 미미했으나, 이러한 운동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합의와 법적 환경은 기업 참여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권리 옹호 활동은 다른 유형의 활동들(서비스 제공, 기술 개발 등)이 전개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셈입니다.
이동편의 서비스 제공 및 지원 활동
이동권 확보를 위해 법·제도 개선과 더불어, 현장에서 바로 도움이 되는 이동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주요 예로 이동지원센터 운영, 무료 이동봉사, 보조인 파견, 여행 지원 서비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에서는 기업과의 협력이 다수 진행되었습니다. 기업은 공익활동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장애인·고령자 등이 실질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특화된 교통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지원했습니다.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장애인이동지원센터의 경우 서울, 대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장애인 단체들이 일부 서비스 운영에 참여하여 교통약자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차량 구매, 시스템 구축에 협력하는 기업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모빌리티는 2025년 5월, 대전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소셜벤처 코나투스와 협력하여 대전시에서 교통약자용 콜택시 서비스인 ‘사랑나눔콜’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T’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통합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기업의 기술 역량을 활용해 교통약자 이동편이 서비스를 혁신한 사례입니다.
SK텔레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모두의셔틀이 협력하여 진행한 중증장애인 근로자 출퇴근을 지원하는 서비스 ‘착한셔틀’ ⓒSKT
SK텔레콤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소셜벤처 모두의셔틀 등과 협력하여,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지원하는 맞춤형 교통 서비스인 ‘착한셔틀’을 2020년에 시행했습니다. 자택에서 직장까지 도어투도어(Door to Door) 셔틀을 제공하여,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안전하고 정기적인 통근을 가능케 했으며, 해당 셔틀에는 GPS 기반 실시간 위치 공유, 최적 경로 분석 등 최신 ICT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기아자동차와 (사)그린라이트는 2012년부터 휠체어 사용자 등의 여행을 지원하는 ‘초록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기아가 (사)그린라이트를 지원하여 장애인 가정에 차량, 운전기사, 여행 경비 등을 제공하는 사업으로서, 2025년 5월까지 약 9만 6천 명의 장애인과 가족이 누적 618만 km에 달하는 여행을 다녀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동권은 단순히 이동 수단 문제뿐 아니라 이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도 직결됩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시각장애인 역사 문화 탐방 행사 등에 다수의 기업이 다양한 지원을 하면서 교통약자의 뜻깊은 삶의 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 및 지원 활동은 교통약자들이 당면한 이동의 불편을 직접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공익활동단체의 현장에 기반한 서비스와 기업의 재원·장비·기술이 더해질 때, 공공부문이 미처 채우지 못한 부분까지 포괄하는 탄력적 복지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 공익활동단체-기업 협력 사례 휠체어 이동정보 통합 제공으로 저상버스 이용 13배(위즈온협동조합 & 행복나눔재단·신협사회공헌재단)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지만, 현실에서 휠체어 이용자의 외출은 여전히 많은 장애물에 부딪칩니다. 휠체어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이동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외출에 큰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한편,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저상버스가 도입되어 전체 버스의 38.9%를 차지하지만, 정작 지체 장애인의 저상버스 이용률은 34.1%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휠체어 탑승자와 버스 기사 간 실시간 소통 수단이 없는 것도 불편함의 한 요인입니다. 이에 2021년에 행복나눔재단, 신협사회공헌재단, 위즈온협동조합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필요한 모든 이동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을 구상했습니다.
'휠체어 이동정보 통합 서비스 제공 프로젝트'는 휠체어 내비게이션 앱과 저상버스 탑승 예약 시스템을 결합하여, 휠체어 사용자가 이동 경로 검색부터 대중교통 예약까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여러 부문의 파트너들이 참여했습니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이 개발 및 운영 기금을 후원하고 임직원 봉사로 정보 수집에 힘을 보탰으며, 대전광역시는 공공 버스 데이터 제공과 정류장 환경 개선을 통해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위즈온협동조합이 저상버스 탑승 예약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며 협력했습니다.
본격적인 프로젝트 추진에 앞서 진행한 파일럿 테스트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의 외출 준비 시간이 70% 단축되고 버스를 탑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7분에서 3분으로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검증을 바탕으로 마침내 2023년 7월 대전시에서 저상버스 탑승 예약 앱 ‘위버스(WeBus)’가 공식 출시되었습니다. 저상버스 탑승 예약 앱 ‘위버스’ ⓒ행복나눔재단 위버스 도입 후 대전시 전역 475대 저상버스에 해당 서비스가 적용되어 운행 중이며, 교통약자의 저상버스 이용 횟수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서비스 도입 전인 2022년 대전시에서 휠체어 사용자가 저상버스를 이용한 횟수는 연간 13회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도입 후 2024년에는 756회를 기록하여 약 58배 늘어났습니다. 이동거리 또한 솔루션 사용 후 5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입니다. 휠체어 이용자들은 “버스를 더욱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위버스 앱이 정말 반갑고 든든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으며, 버스 운전자들도 휠체어 승객 탑승을 미리 알고 도와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승객들 또한 안내 방송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모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저상버스 탑승 횟수의 변화 ⓒ행복나눔재단‘휠체어 이동정보 통합 서비스 제공 프로젝트’는 정보기술과 민관 협력을 통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획기적으로 증진한 사례입니다. 물리적 교통 인프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던 정보 격차와 소통의 문제를 위버스 앱의 도입으로 해소함으로써, 휠체어 이용자는 보다 자율적으로 외출할 수 있게 되었고 대중교통 현장에서도 배려와 이해의 문화가 확산되었습니다. 행복나눔재단 이상현 본부장은 “저상버스 관련 지원 사업이 많은데 정작 이용률이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휠체어 이동정보 통합 서비스 제공 프로젝트는 저상버스 이용률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사업으로 지역 확장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통해 프로젝트 성과 검증을 했고, 민관 협력을 통해 기존 인프라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역적 확산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
이동 보조기술 개발 및 환경 개선 활동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휠체어, 보장구, 접근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솔루션 분야에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보조기술을 개발·보급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공익활동단체들은 기업과 손잡고 이동 장벽을 낮추는 혁신 기술을 도입하거나, 장애인이 이동 환경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첨단 보조기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기술, 교통 인프라의 무장애화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기술·환경적 접근은 교통약자의 이동 자체를 가능하게 하거나 편의성을 높여, 권리 보장의 기반이 됩니다.
상상인그룹은 행복나눔재단, 비콥(B Corp) 기업인 토도웍스와 같이 협력해 2019년부터 3년에 걸쳐 장애 아동들에게 맞춤형 수동 휠체어와 전동 키트를 무료 지원하는 것을 통해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성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파일럿 프로젝트 단계에서 해당 휠체어 사용 아동의 이동성 향상이 가져올 긍정적 변화를 검증한 후 기업의 참여를 이끈 것이 특징입니다. 측정 결과 평균 이동 거리는 74.7% 늘어나고 우울감은 40.2% 감소했으며, 이러한 검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1,907명 아동에게 이동보조기기 및 안전 교육을 제공했습니다.1)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로 유명한 소셜벤처 ㈜닷(Dot)은 2021년 부산시와 협력하여 지하철 역사 전역의 무장애 환경 구축을 이뤄냈습니다. 닷은 부산 도시철도 모든 역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와 실내 비콘 기반 길안내 시스템을 설치하여,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 공익활동단체-기업 협력 사례 “모두가 평등하게 1층을 누릴 수 있는 세상”((사)무의·두루·브라이트파트너스 &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 카페, 편의점, 식당 등 일상 속 공간 대부분은 1층에 있습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를 끄는 보호자,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들에게는 단 몇 센티미터의 문턱조차 ‘출입 불가’의 장벽이 됩니다. 공익소송의 결과 2022년에 50㎡ 이상의 점포에도 편의시설 설치 의무가 확대 적용되었음에도, 개정 내용이 기존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 개선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이에 따라 무의와 두루는 기존 건물의 물리적 장벽을 줄이고, 시민 인식 개선과 제도 변화까지 포괄하는 접근성 향상 캠페인인 ‘모두의 1층’ 프로젝트를 2023년에 시작했습니다.
모두의 1층 ⓒ(사)무의법률가, 건축사, 장애 당사자 활동가 등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모두의 1층 X 성수’ 캠페인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성수는 개성 있는 가게들이 모인 핫플레이스이자 동시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무의와 두루는 이 일대 상점 272곳을 직접 조사했고,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점포는 고작 13%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프로젝트팀은 상점주들을 만나 경사로 설치를 제안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열며 공감대를 쌓았습니다. 이러한 지역 기반 활동은 마침내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성동구가 전국 최초로 ‘경사로 설치 지원 조례’를 제정(2024년 1월)하고, 구 예산으로 소상공인 경사로 설치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유사 지원 조례가 5개 지역에서 새롭게 제정되었습니다. 이는 시민의 참여와 지자체의 제도화가 맞물린 성공적인 변화 사례입니다.
이후 프로젝트는 ‘모두의 1층 X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2024년에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소상공인 가맹점을 중심으로 경사로를 설치하고, 경사로 설치를 하려는 점주를 위한 경사로 길라잡이, 장애가 있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고, 매장 종사자와 시민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활동도 벌였습니다.
여기에는 KB증권을 비롯한 여러 민간기업이 함께했습니다. KB증권은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해 사업 기금을 지원하고, 서울시와의 3자 협력을 통해 접근성 개선을 위한 경사로 설치와 시민 홍보 캠페인을 후원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의미 있는 방식으로 참여했습니다. BGF리테일(CU)은 휠체어 이용자가 매장 앞에서 점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출입문 호출벨을 설치했습니다. 본아이에프(본죽)는 매장에 점자 메뉴판을 비치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도왔습니다.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은 직원과 점주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객 응대 교육을 진행하며 서비스 문화 개선에 동참했습니다. 경사로 설치의 장벽 중 하나인 구청의 ‘도로점용허가’ 사례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영등포구 문래동 창작촌 카페거리 9개 매장에는 2022년 편의증진법 개정 후 최초로 ‘다매장 도로점용 허가’가 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 참고할 사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모두의 1층’은 시설 설치뿐만 아니라, 기업의 서비스 운영 방식과 내부 포용성 문화에까지 접근성 향상의 메시지를 퍼뜨리는 한편, 제도적 첫 사례까지 만들었습니다.
이어 2024년 12월에는 역사적 판결이 대법원에서 이뤄졌습니다. 판결문에서 ‘모두의 1층’을 언급하며, 휠체어 이용자가 동네 작은 가게를 비롯해 1층에 들어갈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했습니다. 1층 접근권에 대한 법적 정당성이 확보된 것입니다.
무의는 현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의 기업과 협력하여 ‘모두의 1층’ 프로젝트 확산을 꾀하고 있습니다.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국내 이동약자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고 있으며, 그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판결로 인해 사회적 압박도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 경사로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마련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현재는 설치가 비교적 쉬운 장소를 중심으로만 경사로가 설치되고 있어, 지역 내 이동약자의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보다 광범위한 설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경사로 설치는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다수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공익활동단체 주도로 공공, 민간,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어 일부 지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적 확산과 제도화까지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에는 전국의 지자체 지원 경사로 사업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지역 주민들이 지역 사업을 통해 설치된 경사로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할 예정입니다.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경사로를 설치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참여 기관·기업이 내부 규정을 만들고, 운영 전반에 접근성 향상을 내재화하여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사로 설치의 효과와 효능감을 알릴 수 있는 데이터를 웹사이트로 시민들과 함께 수집하여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치려 합니다.
‘모두의 1층’이 열리면, 일상의 동선이 넓어지고, 서비스 진입 장벽이 낮아져 모두를 위한 공간이 현실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포용 문화를 한층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핵심 역량 활용 맞춤형 모빌리티 지원(초록우산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공익활동단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이동약자를 위한 맞춤형 모빌리티 지원 프로젝트, ‘H-스페셜 무브먼트(H-Special Movement)’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 아동과 시각장애인 등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차량 및 이동 보조기기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 활동은 해마다 다양한 대상과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초록우산, 보조공학 전문 사회적기업 이지무브 등과 협력하여 실제 수요자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특별 제작된 전기차는 점자 스티커, 음성 안내, 톡백 기능 등 시각장애인이 혼자서도 안전하게 차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배려했습니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서, 독립적인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한 접근입니다.
H-스페셜 무브먼트는 단순히 차량을 기증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장애아동 특수학교의 통학 환경을 개선하고, 휠체어 사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각 시설의 특성과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차량을 맞춤형으로 개조하는 등 현대자동차가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플레드 H-스폐셜 무브먼트 전달식 ⓒ초록우산또한, 현대자동차는 노사 차원에서 초록우산과 아동돌봄사업기관 친환경 차량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소외계층 아동 대상 맞춤형 모빌리티 체험을 지원하는 등 차량과 연관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현대자동차가 가진 핵심 역량을 사회 문제 해결에 접목한 ‘공유가치창출(CSV)’의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전문적인 역량을 활용하여 공익활동단체와 활발하게 협업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면 사회문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아자동차는 (사)그린라이트,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와 협력하여 2023년부터 웰컴휠(Welcome Wheel)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문턱 때문에 출입이 어려운 작은 가게나 시설에 초경량 이동식 경사로를 보급하는 프로젝트로, 2024년까지 서울 각지의 복지관 및 상점 약 250곳에 경사로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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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및 환경 개선 활동은 장애인·노약자의 이동 한계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공익활동단체는 이용자의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과 환경의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은 기술력과 자본을 투입하여 이를 실현함으로써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룹니다. 특히 기업에는 이러한 협력으로 혁신적 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 창출의 기회도 생기므로,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교통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견인하고, 사회 전반의 포용적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인식 개선 및 교육·캠페인 활동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교육, 캠페인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법과 기술이 갖춰지더라도, 대중의 공감과 협력이 없다면 이동권은 현실에서 온전히 구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공익단체들은 기업과 함께 다양한 캠페인, 체험 프로그램, 교육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이는 대중교통 종사자나 일반 시민들에게 교통약자의 어려움을 알리고 배려 문화를 확산시키며, 더 나아가 정책 입안자와 기업의 관심을 끌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캠페인도 이러한 인식 개선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 안내 지도는 인식 개선 효과도 큽니다. (사)무의는 서울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 서울 사대문 안 휠체어 산책 지도를 시민 참여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캠페인의 일환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휠체어 경로 지도를 제작하는 ‘모두의 드리블’ 캠페인을 했습니다. 축구공을 굴리며 이동하되, 계단을 만나면 평지로 돌아가는 식으로 드리블하면서 경기장까지 도착하면 그 경로를 이용해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팬들에게 장애인의 이동 제약을 체험시키는 동시에, 경기장별로 배리어프리 지도를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인식 개선 및 교육 중심의 활동들은 사람들의 마음과 문화를 움직여 이동권 보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법과 시설이 잘 갖춰지더라도 사회 구성원의 이해와 협력이 없다면 교통약자의 실질적 이동권은 보장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공익활동단체의 꾸준한 캠페인과 교육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활동에 후원이나 공동 기획자로 참여함으로써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견인할 수 있습니다.
교통권 약자 이동권 보장이란? 교통약자란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법률은 구체적으로 장애인, 고령자(노인),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을 교통약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2) 즉, 신체적·정신적 장애나 나이, 임신 또는 영유아 보호 등의 이유로 이동에 제약이 있는 모든 사람이 교통약자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교통약자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이동권입니다. 이동권은 교통약자가 비장애인들과 동일하게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를 뜻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를 위해 보장되어야 하는 기본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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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www.sesang-file.com/project/project01
2)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2호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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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K텔레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모두의셔틀이 협력하여 진행한 중증장애인 근로자 출퇴근을 지원하는 서비스 ‘착한셔틀’ - SK 텔레콤 제공
사진 : 저상버스 탑승 예약 앱 '위버스' - 행복나눔재단 제공
사진 : 저상버스 탑승 횟수의 변화 - 행복나눔재단 제공
사진 : 모두의 1층 - (사)무의 제공
사진 : 현대자동차, 플레드 H-스폐셜 무브먼트 전달식 - 초록우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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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이노소셜랩
작성 : 이노소셜랩
디자인 : 슬로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