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 전용 ‘채권(Bond)’ 발행합니다!
현안과이슈 / by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4.10.11 / 수정일 : 2024.10.15

한국수출입은행은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최초로 미국 달러와 개발금융채권(Development Finance Bond, DF Bond) 발행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채권은 개발도상국의 민간부문 개발사업 지원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라고 합니다.
 

수출입, 한국물 최초 달러화 개발금융채권 발행(바로 가기)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채권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고
, 어떤 배경과 맥락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이 개발금융채권을 발행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이 글은 필자의 주관이 매우 많이 개입된 글로서 한국수출입은행 및 관계기관의 의견과 차이가 큽니다 :)
 

채권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교보증권)로 보면 채권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상법상의 주식회사 등이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비교적 장기의 자금을 일시에 대량으로 조달하기 위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표시하는 유가증권으로서, 미래 특정 시점에 이자 및 원금 등을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발행한 일종의 차용증서(채무증서)를 의미합니다.”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지만, 가용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것이죠.  특징은 돈을 빌려줄 때 기준금리를 적용해서 일정 수준을 할인해주는 것이죠. 또한, 채권을 발행한 기관은 우리가 언제까지 원금 돌려드릴게요!! 라는 만기일까지 명확히 설정합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주는 기관 혹은 투자자(채권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 내 돈을 받을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채권 상품은 미국 국채입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장기 성장에 필요한 돈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고, 보증인은 미국 정부이죠. 전 세계 누구도 미국 정부가 파산해서 내가 빌려준 돈을 갚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 참고자료: 미 기준금리 인하 초읽기...개미들, 채권투자 막판 스퍼트(동아일보)

(물론 예외는 있지만요...)
- KBS 뉴스: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마찬가지로 한국수출입은행은 우리나라 정부가 설립한 금융공공기관입니다. 민간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채권의 안정성,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개발금융채권 발행 조건을 살펴보면 통화는 미국 달러(USD), 만기일은 3, 금리 형태는 고정금리, 금리 조건은 미국 국채 3+ 0.36%로 설정했습니다. , 한국수출입은행은 개발도상국의 민간 부문 개발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돈(달러)이 필요한데, 한국수출입은행의 지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한정적인 것이죠. 그래서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빌려서(채권을 발행함), 3년 후에 이자(미국채 3+0.36%)를 얹어서 갚아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채권은 고정수익(Fixed Income)이라고 표현합니다.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보도자료
 

*채권에 대하여 더 자세하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 클릭!

슈카월드 코믹스. 채권 쉽게 이해하기

채권의 종류

채권은 다양한 기관들이 발행합니다. 발행 주체를 보면 국채(중앙정부), 지방채(지방자치단체), 특수체(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 금융채(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금융기관), 회사채(상업상의 주식회사)로 구분됩니다. 현재 금융채는 한국산업은행(KDB), 한국주택은행, 중소기업은행으로 구분되나, 곧 한국수출입은행도 금융채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환기간도 서로 상이한데요. 단기채(만기 1년 이하), 중기채(1~5년 이하), 장기채(5년 초과)로 구분됩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개발금융채권은 만기가 3년이므로 중기채에 해당합니다. 대부분 특수채, 국채관리기금 채권이 중기채에 해당하죠

그리고 한국수출입은행은 개발금융과 지속가능목표(SDG)에 관심이 많은 초우량 투자자가 참여하는 클럽딜방식을 선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모집 방법은 공모채에 해당하죠. 클럽딜은 펀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정의 되지만,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 발전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클럽딜이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한국수출입은행 사례로 클럽딜에 대한 정의가 일부 변경될지도 모르겠네요.
 

왜 한국수출입은행은 개발금융채권을 발행할까?

왜 한국수출입은행은 개발금융채권 발행을 결정했을까요? 그리고 그동안 민간금융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지만, 지금 시점일까요?

(여기서부터 필자의 뇌피셜로 작성하는 부분입니다. 정부 및 한국수출입은행의 입장과 매우 차이가 있으므로 재미로 보세요 :) 
 

109일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가 4수 끝에 FTSE Russell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언론들에 따르면, 세계국채지수는 선진국 채권 클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1996년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했을 때 선진국 클럽에 가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 생각나네요. (1년 후 IMF가 찾아왔지만....음...아니겠죠...아닐거야...예...)
 

관련 자료

MBC 뉴스: [오늘 다시보기] OECD 정식 가입(1996) (2018.12.12/뉴스투데이/MBC)

WGBI26개 주요국의 국채(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가 편입된 선진채권지수로서 추종 자금 규모는 2.5조 달러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채권 지수가 왜 중요할까요? 한국자산평가는 채권지수는 채권시장의 변화를 측정하는 수단으로서 금리 변동 및 신용 등급 변동으로 인한 개별 채권의 자본손익, 이표 수익, 재투자 수익을 고려하여 채권투자의 총수익을 계산하여 이를 지수화한 값을 의미합니다.”라고 정의합니다

즉 투자자는 채권지수를 활용해서 채권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수익성 여부를 판단하여 채권을 추가로 구입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에 팔 것인가(혹은 던진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죠. 마치 주식 투자자들에게 S&P 와 나스닥(미국), 니케이(일본), 항셍(중국), 코스피(한국) 등의 동향을 파악해서 투자금을 더 넣을 것인가 아니면 회수할 것인가 결정하는 것처럼 말이죠.
정부는 우리나라의 WBGI 편입은 외국인들의 투자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0.25%P 인하를 결정하면서 채권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합니다. 왜냐하면 금리와 채권의 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죠.

관련 자료
조선일보. 
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32개월만에 긴축 풀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우리는 손해라고 생각합니다(대출자 제외). 왜냐하면 기준금리 인하는 곧 은행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면서, 적금/예금에 붙은 이자가 적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채권은 반대입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의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 발행된 채권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 때문에 채권 구매자의 미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예시를 들어서 설명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슈카 코믹스를 보세요)

예) 채권 가격(원가) 10,000원
- 할인율: -5% -> 채권 구매 가격 9,524원
- 할인율: -3% -> 채권 구매 가격 9,709원 

한국수출입은행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필요한 기금 10만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한 현금은 이 자금을 충당할 수 없죠. 그래서 10만원에 해당하는 채권을 발행하고 채권을 구매해줄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단, 채권은 미래에 받을 돈이 정해져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10만원 어치의 채권을 샀을 때 미래에 돌려 받을 돈도 10만원이죠. 그래서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0원입니다. 투자자는 미래에 나에게 돌아올 수익율을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므로 수익율을 보장해주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채권을 구매해줄 투자자와 기관들에게 할인율(낮아진 금리)를 적용합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높았던 시기의 채권 할인율은 -3%에 불과했지만, 지금처럼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때 채권의 할인율은 더웊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실제 채권 가격은 1만원이지만, 5%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보다 저렴한 가격의 채권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죠. 그래서 투자자는 원가 1만원의 채권을 할인가를 적용한 가격으로 구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한국수출입은행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 할 수 있죠. 투자자(기관 포함)는 할인 된 가격이 합리적이고, 미래 수익률에 긍정적이며, 안정적이라면 해당 채권을 구매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딱 맞는 것으로 한 번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에르메스 명품 가방의 원가는 100만원이라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샤넬이 에르메스를 바짝 추격하면서 에르메스의 매출이 역전 당할 것 같아요! 그런데 에르메스는 당장 샤넬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신상품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메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샤넬보다 높은 매출을 유지해야 합니다. 결국 에르메스는 이른바 '
사장님이 미쳤어요 할인 전략'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그동안 100만원에 판매하던 명품 가방을 80만원!!(20만원 할인)에 판매하는 것이죠. 소비자들은 100만원일 때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에르메스 명품백을 8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결국 샤넬은 에르메스의 이른바 '사장님이 미쳤어요 할인 전략'에 무릎을 꿇고 역전하지 못합니다. 정리하면, 에르메스는 기존 원가 100만원 명품백(채권)을 20만원 할인가(금리)를 적용해서 샤넬의 매출액에 역전 당하지 않는 실적(자본금)을 확보한 것이죠. 
 

결론: 투자자는 할인율이 높은 -5%가 적용된 채권을 구매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실제 가격보다 저렴하게 할인 된 채권을 판매하여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 
 


출처: 슈카월드 코믹스
 

무엇보다 현재 정부가 WBGI 편입이 확정이 가시화되는 단계에서 상위 부처(: 기재부)는 한국수출입은행에 개발금융채권 발행 준비를 안내 및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를 준비하는 거대한 계획을 세운 것이죠! 왜냐하면 한국 채권 시장(국채에 한함)이 선진국 채권 시장 수준에 편입 되었다는 것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고, 미국도 기준 금리를 인하 했으므로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채권으로 평가 받은 미국 국채의 가격도 상승할 것이며, 이 흐름에 따라서 한국은행도 우리나라 기준 금리를 낮추므로(한국의 국채 가격도 높아진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채권 시장이 상당히 튼튼하고, 수익률이 좋다고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이 타이밍에 맞추어서 한국수출입은행도 개발금융채권(미국 달러)을 발행한다고 발표한다면 개발도상국 진출을 고려하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타이밍으로 보일 수 있겠죠! (뇌피셜입니다.)
 

하지만 WBGI는 국채 시장에 한정되는 사항이므로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하는 금융체와 별개입니다. , WBGI는 개발금융채권 가격, 동향 등에 어떠한 영향돌 줄 수 없는 개별적인 지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 시기를 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한국의 WBGI 편입 확정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호재로 보일 수 있는 뉴스들이 나오는 시기에 함께 발표하여 투자자들에게 개발금융채권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적합한 내용은 올해 이루어진 OECD DAC의 동료평가 이행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24OECD DAC 동료평가 보고서 중 민간 재원을 언급했습니다. 이 항목은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정치적 지지, 비구속화 노력, 민간 참여 수단 다각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자료: OECD 개발협력 한국 동료검토 주요내용(2024.5.21. 발표)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써 채권

한국수출입은행은 한국수출입은행법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관입니다. 동법 제4(자본금)은 자본금을 4조 원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출자와 시기,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고요.

다만, 한국수출입은행이 조달 및 운용 가능한 기금의 범위가 한정적이므로 개발도상국의 다양한 수요에 맞추어 ODA 사업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민간 재원을 투입하기 위하여 다양한 시도들이 논의 되었지만, 민간 섹터에서 충분히 매력을 가질 수 있는 사항인지 파악하기 어려웠겠죠.

이런 맥락에서, 채권은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이고, 금융시장에서 신뢰도를 바탕으로 거래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민간 재원 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개발금융의 재원 출처는 정부 재정부터 시장차입 재원을 활용하고, 민간 재원에서 요구하는 수익률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서 추구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영국과 미국은 개발금융을 개발협력을 위한 목적을 달성하는 동시에 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활용하여 대외경제전략 이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정치적 불안정성, 낮은 금융 신뢰도 등 리스크가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 섹터에서 과감한 투자를 수행하기 어렵죠(정지원 외, 2022). 이런 맥락에서, 개발금융채권은 민간 섹터가 우려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해 주는 동시에 개발협력사업에 안정적으로 참여하는 창구가 될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정지원 외. 2022. 새 정부 ODA 추진방향 연구. 세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를 바탕으로
, 기업의 개발협력 참여 유형도 한층 더 다각화되는 동시에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우리나라 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겠죠.


출처: 국제개발협력위원회. 민간부문 참여 전략(2022)
 

우리나라의 개발금융채권은 이제 첫걸음을 시작했기 때문에 얼마나 큰 효과를 보여줄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ODA에 필요한 재원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했다는 것에서 의의를 지니는 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발협력을 금전적으로 생각하는 시대를 열어주는 서막이 되길 바라며

저는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에서 금전적인 사고는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국제개발협력의 기본 정신은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3(기본정신 및 목표)1항에 의거하여 개발도상국의 빈곤 감소, 여성ㆍ아동ㆍ장애인ㆍ청소년의 인권 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 및 인도주의를 실현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동시에 개발도상국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증진도 함께 명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인도주의+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것이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의 기본 정신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전적인 수단을 활용하는 것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해가 되는 요소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국제개발협력은 궁극적으로 타인의 삶을 한층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돈이죠.



국제개발협력에서
은 발전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장애물처럼 간주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개발협력에서 이 가지는 의미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로서 가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4.10.11 / 수정일 : 2024.10.15 / 조회수 :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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