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네덜란드 농민들은 대규모 시위를 하고 있다. 질소 배출과 관련해 정부는 비료 사용을 줄일 것을 강제하고 있고, 농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 침해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나라도 이런 문제를 언제든 겪을 위험이 있기에, 네덜란드 ‘질소’ 투쟁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
네덜란드의 곳곳에서는 현재 농민들의 시위가 한창이다. 농민들은 트랙터를
타고 나와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대형슈퍼마켓 물류창고를 막는 식으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이 시위는 거의 한 달여간 지속되고 있다. 이 시위에 동참하는 이들은
농민들과 일부의 시민들인데, 이들은 국가에 항의하는 표시로 네덜란드 국기를 거꾸로 게양하고 자동차에
빨간 손수건을 매고 있다.
네덜란드의 농민들이 문제는 1990년 네덜란드가 생태중심적인 사회구조를
쌓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환경오염과 관련된 규제를 하기 시작했고, 특별히 농부들에게는 질소배출과 관련된 규제가 주어지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들은 자연환경 파괴에 대해 더 크게 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들은
농업기업들에 더 강한 규제를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계속 로비 등을 하며 강한 규제를 약화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했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규제 가운데 영세농민들 중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트랙터를 활용해 시위에 참가하는 모습, 2019년 농민 투쟁>
네덜란드의 일간지 네덜란드 다그블라드(Nederland Dagblad)에 따르면 농민들의 분노는 비단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촉발된 것은 아니다. 이 신문은 아래와 같이 밝힌다.
“농부들은 이런 경험들이 수년간 커져오는 것을 보며 정체성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농민들은 스스로를 누구에게나 충분한 양식을 제공하는 지방의 지킴이들로 존중을 받아왔습니다. 지금은 자연을 미워하는 이들로 인식되고 있으며, 환경 파괴자로 간주되고 있고 화가 난 방해자와 법 파괴자의 이미지로 비취지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농부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고, 농부들은 자신들이 장기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또한 진정한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관점이 반영된 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럽의회는 네덜란드에게 더 철저한 질소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
의회가 요구하는 수준의 질소사용량은 헥타르당 170킬로그람 정도이다.
2005년 이래로, 네덜란드는 EU와의 협상을
통해 헥타르당 지역에 따라 230~250 킬로그람의 질소사용을 가능케 했다.
현재는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질소비료를 감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이제는 더 이상 비료사용량에 여유를 주는 것이 어려움을 밝히고 있어, 올해 3/4분기부터는 초기에 제한된 양의 질소 비료만 사용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농가는 35~47퍼센트까지 질소비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런 질소 문제는 축산농가의 소득과도 관련이 있다. 가축들의 분뇨는
다량의 질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질소가 네덜란드 국내에서 비료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이 분뇨를 국외로
수출해야만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축산농가는 많은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엘티오(LTO)와 파머 디펜스 포스(Farmer Defence Force)라는 단체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LTO는
네덜란드의 농부들과 정원관리인들을 위한 단체이다. 이 단체의 회원은 35000이
있다. 단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단체의 존재 목적은 건강한 가축과 식물과 환경을 위해서이고, 이와 더불어 단체는 기후와 에너지, 수질, 환경과 자연에 관심을 가진다고 한다. LTO의 주장은 네덜란드의
농가들에게 2030년까지 질소 사용량을 50%이상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라 정치적인 선택이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파머 디펜스 포스는 2019년 5월에
설립되었다. 이 단체는 기본적으로 가축을 기르는 축산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이다. 이 단체는 “농민들이 세계 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들과 같이 차별당하는 집단”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이 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질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여러 집단에 영향을 주기에 급격한 변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과 대치하는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다수의 언론들은 농축산인들이 하는 시위에 대한 보도의 초점을 시위대의 과격함으로 맞추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구독자 수가 많은 더 텔레흐라프(De Telegraaf)와
공영매체인 노스(NOS)는 연일 시위대들이 과격하고 질서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부가 계속해서 타협점을 찾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정부는 10년 내 가축의 30%를 줄이고자 한다. 그리고 수억원의 재정을 들여 농업회사를 인수하려
한다. 농업회사를 줄이면 자연스럽게 국가의 총 질소를 줄일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 시위는 해소될 가능성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농민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농축산 비영리단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대를 이어 해온 자신들의 천직을 포기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유럽사회와 농민 사이에 곤란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사회를
설득하기 어려운 코너에 몰려 농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고, 과격한 시위로 다른 거주민들을 괴롭게 하는
악순환의 연속을 경험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농축산 종사자들과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비영리단체가 정부와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질소산화물 감축 목표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런 문제를 맞닥뜨릴 위험을 가지고 있다. 질소 비료의 감축과 분뇨 내 질소 처리문제에 대해 네덜란드와 같은 파국을 막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Farmer Friendly
- Farmers Defence Force
Farmers Defence
Force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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