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 4
NPO보고서 및 연구자료 / by 와이즈서클 / 작성일 : 2019.03.07 / 수정일 : 2019.06.12

NPO는 영리가 아닌 비영리를 추구하며 공익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입니다. 그렇다면 ‘수단’에 해당하는 조직 운영 방식이나 사업 진행 과정 또한 목적과 동일하게 가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NPO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에 부합하는 조직 운영이란 어떠한 것일까요? 모두를 이롭게 하는 철학이 담긴 사업 진행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와이즈 서클(wise circle)>에서는 ‘공익적 가치가 살아 있는 조직 만들기’에 도움 될 만한 자료들 가운데 주로 책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먼저 읽고, 주변에 알리고, 조직에 추천하는, ‘지혜의 아이콘’이 되어보시기를 초대합니다.



“우리, 회의 방식을 조금 바꿔볼까?”

<시리즈 #1. 회의 재창조하기> - (4) 진행자의 질문법


여러분은 ‘회의하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과 생각이 올라오시나요? “와~ 신난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시나요? 아니면 “휴~ 또야?” 절로 한숨이 나오시나요? 첫 번째 경우라면 무척 축하를 드립니다! 기분도 좋고 효율성도 높은 그런 회의를 경험하고 계신가 봅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만난 분들의 십중팔구는 두 번째 경우에 가깝던데요. 답답하고 주눅도 들고, 오랜 시간 열심히 회의했으나 도로 제자리걸음 하는 결론으로 가는 것 같고.

<시리즈 #1. 회의 재창조하기> 마지막 글은 “진행자의 질문법”입니다. 회의를 진행하거나 기획할 때 참조가 될 만한 질문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 4권을 살펴보겠습니다. (A팀 빌딩/ 본질에서 답을 찾아라/ 시나리오 플래닝/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회의의 구조나 분위기도 몹시 중요하지만, 어떠한 질문을 진행자가 던져주느냐에 따라서 그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방향으로 자동 사고하게끔 만들기 때문에 강력한 힘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책들이 소개하는 질문법의 대부분은 정답이 이미 정해져 있거나 객관식 형태의 ‘닫힌 질문’이 아닌 ‘열린 질문’의 방식이지만, 논의의 진행 흐름을 질문이 좌우한다는 점에서는 면밀히 살펴보고 신중히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회의 전에 미리 종이에 질문들을 크게 적어놓고 멤버들을 기다려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1. 다이아나 휘트니 외, 『A팀 빌딩』, ORP 프레스(2014).

이 책의 부제는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한 긍정 질문’입니다. 여기서 A는 ‘Appreciative’ 단어의 약자인데요, 아시다시피 이 형용사에는 ‘인정하는, 고마워하는, 환영하는, 가치를 평가하는’ 등의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총 48가지 조직 활동 영역에 쓸 만한 질문들을 가득 담고 있는 작고 얇은 이 책은(165쪽) 단순하고 쉬운 질문 몇 가지로 조직 내에 생명력과 활력을 제공하여 ‘A팀’을 세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몇 가지 항목을 보여드리자면,

질문 5. 함께 일하는 것의 놀라운 효과
질문 6. 새로운 팀원 성공적으로 받아들이기
질문 7. 조용한 사람과 활달한 사람의 조화
질문 12. 멋진 팀 플레이어 되기
질문 14. 대립에서 협력으로
질문 16. 팀을 위한 조용한 헌신
질문 17. 싫은 사람과 팀워크 이루기
질문 22. 모두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질문 28.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십
질문 31. 관계를 돈독히 하는 농담
질문 34.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호기심
질문 36. 즐겁게 일하고 높은 성과 내기
질문 38. 실패, 빠르게 극복하기
질문 40. 적은 자원으로 큰 성과 얻기
질문 41. 모두를 놀라게 한 성공
질문 43. 열정에 불 붙이기
질문 47. 다른 생각 하나로 모으기

각 항목별로 왜 이런 항목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간단히 말하고, 관련하여 논의 시간이나 개별 면담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을 세부 주제로 여럿 분류해놓았습니다. 하나만 살펴볼까요?

질문 43. 열정에 불 붙이기
1) 당신이 열정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때를 이야기해보자. 그 상황은 어떠했는가? 어떤 사람들이 연관돼 있었고, 당신의 열정에 불을 붙였던 힘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팀원들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당신이 열정적으로 일을 해 나가도록 한 팀 업무의 특성은 무엇인가?
2) 당신의 팀의 미래에 관해 생각해볼 때, 어떤 이미지와 가능성이 당신의 마음을 가장 두근거리게 하는가? 이로 인해 당신이 팀 전체를 위해 하는 행동은 어떻게 달라지겠는가?

책의 맨 앞장에서는 여기서 제시하는 긍정 질문을 활용하는 방법 10가지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별한 회의 진행 기법 없이도, 공식적인 어떤 자리를 만들지 않아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가 적힌 페이지를 펼쳐서 그곳에 있는 질문 한두 개를 가지고 수다를 떨거나 티타임을 갖는 것도 추천합니다.



ⓒ 알라딘 제공


2. 오토 샤머 외, 『본질에서 답을 찾아라』, 엄성수, 티핑포인트(2014).

총 8장으로 구성된 비교적 두툼한 책입니다. 매 장마다 끝부분에는 요약된 글과 함께 ‘개인적 성찰을 위한 질문’과 ‘토론 주제’가 실려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이 우리에게 크게 도움 되어주는 이유는 바로 이 책 내용 덕분인데요, 아인슈타인의 명언인 “문제를 일으킨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는 말이 책 서두에 소개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생태, 환경,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등의 모든 영역에서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고 패러다임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익 활동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에게 활동에 있어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목적들, 사회의 진보에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에 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게 기여하는 책이라 적극 추천합니다.

사회에 두드러지는 모든 현상들은 빙산의 일각이고, 그 빙산을 만든 수면 아래에서 볼 수 있는 구조적 역학과 집단적 사고방식 등을 ‘U 프로세스’라는 탐구 모델로 접근해볼 수 있음을 이 책은 제안하고 있는데요. 심오하게 문제의 근원을 파고듦과 동시에 ‘출현하기를 원하는 미래의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굵직한 질문들을 보여줍니다. 응당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에 현실과 미래를 맞추려 하기보다 우리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세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듣고 싶지 않더라도 A부터 Z까지 분포된 모든 이야기들을 그대로 들어보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합니다.

활동 영역과 관련된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워크숍 시간이나, 단체의 비전 세우기 등을 진행할 때 무척 도움이 될 프로세스이고 질문들입니다. 단,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정독하신 뒤에 질문들을 사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챕터별로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갖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발췌해서 같이 소리 내어 읽고, 연결된 질문들과 토론 주제를 사용해 돌아가며 이야기 나누는 것입니다. 각자 구입하기보다, 조직에서 한 권 사서 일종의 ‘올해의 교재’로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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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츠 린드그렌 외, 『시나리오 플래닝』, 이주명, 필맥(2012).

“시나리오 플래닝은 창조적, 혁신적이고 상상력에 의해 뒷받침된 미래 예측을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전략적 기획으로 연결시켜준다.”(서문 중에서) 오늘은 이 책을 ‘질문법’ 항목에서 소개드립니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해본다는 이 아이디어는 ‘만약~’이라는 가정적 질문들을 계속 던져 체계적으로 준비 과정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특히 조직의 사업 계획을 세울 때 해볼 만한 논의 구조 몇 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실천적 부분에 더욱 에너지를 쓰는 논의 방식입니다. 보고 싶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시도해볼만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망설이게 되는 일들에 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유롭게 사고해볼 수 있는 과정이지요.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나 일부의 강한 주장대로만 사업이 진행되는 상황을 조직 전체가 성찰해볼 수 있는 논의 구조이기도 합니다.

축 두 개를 교차시켜 4 사분면을 만들면 시나리오 4개 버전이 나옵니다. 버전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다르지요. ‘만일 이런 일 또는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엇이 이것을 그 지점으로 가도록 할까?’ 각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견으로 논의하는 것에서 한 발 물러나,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지표를 확인하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자리와 역할을 다시금 살펴보는 가정법 질문들과 그 논의 순서들이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또한, 크고 작은 한 가지의 일이 주변 또는 관계된 곳에 끼치는 영향들을 고려해보도록 도와서, 사업 기획에 있어 중요한 상호 연결성을 보도록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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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프랜시스 쿤로이더 외,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장상미, 슬로비(2015).

이 책 앞표지에 이런 멘트가 있습니다. “20대 밀레니엄 세대부터 50대 베이비붐 세대까지 세대 간 이해와 협력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공익 활동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세대가 다른 활동가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고마운 책입니다.

물론 미국에서 저술된 책이라 한국적 상황과 아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고, 우리가 하는 고민들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사실을 보시게 될 겁니다. 이 책에서 도움 받고 싶은 것은 그러한 고민들의 결과라기보다는 그 고민들을 나누는 과정이므로,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실 때마다 노트에 기록해두고 싶은 질문이나 논의 방식들이 제법 많이 등장합니다. 고맙게도 별도로 질문들을 정리해놓은 <토론 과제>가 무려 16개나 실려 있습니다! 

“비영리 조직에서 새 리더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으로 시작한 조직 내 논의는 돌아가며 이야기하거나 각자 포스트잇에 익명으로 적어 한쪽 벽을 채우거나, 소그룹으로 나누어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변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서로가 공유해보는 시간으로 마무리됩니다. 같은 세대끼리 한 테이블에 앉고, 옆 테이블에서는 우리들을 어떻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자유롭게 적어보고 공유하는 방식도 구체적으로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접해보면, 세대가 다르게 뒤섞여 있는 우리 조직이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이고 ‘우리가 달라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에는 일면만이 있지 않고 항상 전체를 보면서 결정하는 힘이 필요한데, 각자가 전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경험과 타고난 성향이 다른 우리들에게는 실제 환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쪼록 긴 시간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워크숍 때 다루면 더욱 좋지만, 잠깐의 휴식 시간에 사용해도 좋을 흥미로운 질문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 알라딘 제공



다음 글부터는 봄을 맞아 <시리즈 #2. 새출발>에 관한 주제들이 이어집니다. 






작성자 : 와이즈서클 / 작성일 : 2019.03.07 / 수정일 : 2019.06.12 / 조회수 : 3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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