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는 700만 재외동포 한인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국내외 현안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개인 활동가 또는 활동 단체가 있습니다. 활동 주제, 사는 지역에 따라 활동 방식은 다양합니다. 이들의 활동 내용을 <서울시NPO지원센터>정보 아카이브에서 나누려 합니다. 재외동포 한인 활동가들의 활동 내용이 국내에 알려지고, 또 가능하다면 관련 단체들과 연대하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
뉴질랜드에는 ‘더좋은세상’이라는
한인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더좋은세상’의 곽상열 대표를
비롯한 다섯 명의 활동가들과 인터뷰했습니다. 지난 2016년
겨울,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무더운 여름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뉴질랜드의 한인들이 퇴진 집회를 준비하며 ‘더좋은세상’은
처음 모였습니다. ‘더좋은세상’의 활동가들의 말에 따르면
뉴질랜드 한인사회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처음 퇴진 집회를 공지하기 위해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자 온갖 ‘악플’이 쏟아졌습니다. ‘외국에서 부끄럽게 뭐하는 짓이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집회를 준비하던 이들은 이런 반응에 당황했고,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많이 모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보수적인 한인사회 분위기에 눌려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50명의 참석자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에 50장의 유인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첫 집회에 150여명, 두 번째 집회에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많아도 50명의 사람이 올 것이라 예상했던 집회를 준비하던 이들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되었고, 세
번째 집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로 이어졌습니다. 처음 이 제안이
나왔을 때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제안으로 ‘더좋은세상’은 이후 활동을 이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2017년 3월 ‘더좋은세상’은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하여 간담회와
추모예배를 가졌습니다. ‘더좋은세상’의 정레베카 활동가는
당시의 상황을 잊을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더좋은세상’이
생기기 전, 정레베카 활동가는 1인 시위를 통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했습니다. 뉴질랜드 한인 중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나 혼자라 느꼈습니다. 하지만, 간담회와 추모 예배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고, 이곳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그 동안 외로웠던 정레베카 활동가에게 큰 힘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더좋은세상’은 5.18민주화운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 투표 참여 독려 운동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습니다. 최근 ‘더좋은세상’은
뉴질랜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벌써 약 1년동안 준비해오고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인 ‘어폴로지’를
뉴질랜드 전역에서 순회 상영하기도 했습니다. 곽상열 대표는 이 순회상영에서 ‘더좋은세상’의 활동을 지지하는 한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현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해나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가 단순히 일본과 한국의 대결구도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여성과 인권, 평화 등 보편적 문제로 접근하기 위해서 입니다.
인터뷰에서 이후 ‘더좋은세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었습니다. 인터뷰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해온대로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뉴질랜드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함께 모인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기적이며 여전히 감격이라 했습니다. 또한, 세대간의 교류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로
기성세대 위주로 구성된 ‘더좋은세상’은 현지 한인사회의 학생, 청년들과 교류하는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했습니다.
뉴질랜드 ‘더좋은세상’은
처음에는 한인사회 내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한인사회에서 자리잡아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열성적으로 활동해온
결과입니다. 인터뷰 하는 동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더좋은세상’의 활동가들을 보며 금방이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좋아질
것 같았습니다. 현재 ‘더좋은세상’이 고민중인 이후 활동에 대한 계획도 잘 진행되어 멋진 활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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