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밥상 공동체, 커뮤니티키친(Community Kitchen)
활동사례 / by Grace / 작성일 : 2017.07.26 / 수정일 : 2023.04.02



싱글대디 S씨는 1년전까지만 해도 매일 아이 도시락과 끼니를 챙겨야 했다. 지금은 아이가 대학에 입학해 기숙사에 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요리할 일이 줄었다. 수고스럽긴해도, 아이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을 함께 먹었는데 지금은 혼자 음식을 사먹거나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한다. K할머니는 외식을 하거나 모임에 가면 먹고 남은 음식을 꼭 싸 가지고 오신다. 그것으로 다음날 한끼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혼자 먹자고 영양과 맛을 고려한 음식을 매번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소개하는 ‘커뮤니티키친’은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밥을 해먹는 곳이다. 12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 건강한 음식을 함께 만들고, 새로운 요리기술이나 레시피를 공유한다. 당연히 가까이 사는 이웃도 만날 수 있다. 음식을 함께 만들고 배우고 관계를 맺는 공동체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시작은 1982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어느 작은 동네에서였다. 이웃에 사는 세 여자가 같이 장을 봐서 요리를 하고 그 음식을 각자 나눠 가져가면 재료값도 아끼고 요리시간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것이 오늘 날 커뮤니티키친의 형태로 발전되었는데 이 키친이 시작된 퀘벡주에만 약 1,300개의 키친이 다양한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키친의 형태는 대상과 운영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혼자 사는 남자나 여자들만을 위한 키친, 청소년을 위한 키친, 채식주의자를 위한 키친 등 대상의 특성에 맞게 계획되어 운영할 수 있다. 대학의 기숙사내 키친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열리기도 한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키친도 있다. 이미 유방암을 이겨낸 여성들을 위한 키친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영양사나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한다. 콩과 같이 특별한 재료 한가지를 정해 콩을 주재료로 다양한 요리법으로 진행할 수 있고 soup을 매주 재료를 달리해서 만들 수도 있다. 키친은 인종별, 나라별로도 운영된다. 물론 코리안키친도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한류 영향인지 참여를 원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다.

같이 요리해서 먹는 것 그것 자체로도 좋다. 혼자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시간도 힘도 덜 든다. 무엇보다 커뮤니티키친의 중요한 기능은 개인이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지속적으로 해먹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실제로 키친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얻은 정보와 경험때문에 그 전에 비해 더 건강한 식생활을 하게 된다고 한다.

커뮤니티키친은 운영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정보나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요리만 배운다 하면 원하는 요리 동영상이나 레시피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운영자는 참석자들이 키친이 진행되는 두세 시간 동안 음식을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참석자들 간에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운영자는 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운영자는 사전 교육을 통해 안전하게 음식을 다루는 법, 건강한 레시피와 예산을 짜는 것, 참석자들을 격려하며 잘 어울리게 하는 기술 등을 익힌다.

싱글대디 S씨는 매주 하루, 키친에 오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한다.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를 얻을 수 있고 새로운 이웃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사시는 K할머니는 키친에서 만들어 먹고 남은 음식과 레시피를 챙기시며 몇 끼를 수월하게 해 먹게 되었다며 좋아하신다.

동네마다 크지 않은 열린 키친이 있으면 좋겠다. 동네 사람들이 오가며 집에서 남는 식재료를 가져다 놓으면 조금 더 장을 봐서 재료에 맞는 메뉴를 정할 것이다. 일찍 온 몇몇은 밥을 짓고 늦게 와서 밥만 먹는 이는 설거지를 할 것이다. 집밥이 그리운 동네 청년들, 끼니를 때우기도 어려운 젖먹이 엄마들, 방과 후 엄마를 기다리는 동네 꼬마들, 부랴부랴 퇴근하는 직장맘들. 한끼 때우러 왔다가 삶을 채워 가는 소중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영상 보러가기 (Korean community kitchen) >> 링크 클릭





작성자 : Grace / 작성일 : 2017.07.26 / 수정일 : 2023.04.02 / 조회수 : 17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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