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임팩트 프레임워크 기반 학습내용 구성을 위한 ‘연속글’
(2-2) 거시환경분석: 시민사회의 확장
거시환경분석에 있어서 알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시민사회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Jeremy Rifkin은 그의 책 ‘3차 산업혁명’에서 “첨단기술의 발달과 자본화에 따라 공공 부문과 시장 부문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제3섹터 부문은 계속하여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고용은 기업에서 창출해 왔고, 복지국가의 경향 속에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뒤따라 늘어났는데, Rifkin은 이제 제3섹터, 즉 시민사회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예언’은 이미 어느 정도 현실화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나라들에서 사회문제의 해결과 복잡다양한 사회적 욕구의 충족에 관해 점점 더 많은 역할을 시민사회의 주체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마을만들기, 사회적 경제, 참여예산제, 다양한 공공서비스의 전달 등 많은 정책들이 시민사회 주체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전제로 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NPO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시기부터 시민사회의 주체들은 사회운동에서 이웃을 돌보는 일까지 크고 작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후 시민사회 주체들의 활동이 억압받던 시기를 지나 1980년대 민주화의 진전과 함께 한국의 시민사회는 급성장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과 소외계층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이른바 ‘진보단체’로부터, ‘시민단체’, ‘보수단체’, ‘개발복지단체’, ‘자원봉사단체’와 같은 다양한 NPO의 계열들이 나타났다. 이 중에는 현재 활동이 침체된 곳도 있고, 최근에도 왕성한 활력을 보이는 단체들도 있다. 한편 지역시민사회에서는 또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새마을운동조직, 바르게살기운동조직, 자유총연맹 등 ‘국민운동단체’의 지부들과 시민운동의 발흥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자리 잡아 온 ‘풀뿌리단체’들, 그리고 각 구별 자원봉사센터를 매개로 활성화 되고 있는 각종 ‘자원봉사모임’등이 기초부문 시민사회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최근 눈에 띠는 흐름은 이른마 ‘사회혁신’이라는 키워드와 관련이 있다. 과거 1970-80년대에 활성화 됐던 저항적인 민중운동의 흐름과 차별성을 지니며 1990년대부터 활성화 됐던 시민운동의 흐름이 형성됐던 것처럼, 최근 시민운동의 침체에 관한 진단과 논의가 무성한 가운데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흐름을 일컫는 개념어가 아직 정립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맥락에 있는 활동을 ‘사회혁신활동’으로, 이러한 활동을 펼치는 주체들을 ‘사회혁신그룹’이라 부르는 것이 공감을 얻고 있다. 이러한 사회혁신 활동의 성장은 기존 NPO들로 하여금 활동의 방법이나 조직운영의 원리에 있어서 변화를 추동하는 한편, 기존 NPO들과 성격을 달리하는 소규모의 유연한 NPO들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NPO들은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혹은 공공기관과의 거버넌스 조직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1인 NPO나 비공식적 모임 혹은 느슨한 네트워크 조직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렇게 시민사회는 그 스스로 풍부해 지고 넓어지기도 하지만, 최근 시민사회의 확장을 이끄는 또 다른 동력은 교차영역의 활성화다. 국가, 시장, 시민사회는 특유의 원리를 지는 구분되는 영역이면서도, 상호 공유하는 교차영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이러한 교차영역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하게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끄는 대표적인 계기는 마을만들기와 사회적 경제 활동이다. 전자는 국가와 시민사회 사이의, 후자는 시장과 시민사회 사이에서 생겨나는 교차영역을 극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교차영역의 활성화는 시민사회 주체들의 역할과 활동공간의 확장을 의미한다. 또한 이제 공익적 활동은 시민사회 주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국가나 시장영역의 주체들이 NPO들 못지 않은 공익적 역할을 하기도 하는 한편, 권력과 돈을 쫓으며 사회에 해악을 미치는 NPO들이 있기도 하다. 이제 공익성은 활동주체의 정체성 자체 보다는 그가 하는 활동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다. 그리고 공익활동의 효과성을 위해서는 시민사회 주체간, 혹은 시민사회와 타 영역의 주체간에 서로 섞이는 일은 어색한 일도 아니며, 필수적인 전략이 돼가고 있다.
조철민(NPO스쿨)
※ 이 글은 NPO스쿨 홈페이지(nposchool.tistory.com)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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