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 문득 마주치는 따뜻한 문장들이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바쁜 일상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어느 순간, 예를 들면 바쁜 출/퇴근의 시간, 덥고/춥던 날씨 속, 지친 몸을 이끌고 멈춰 지하철을 기다리던 순간 등 우연히 발견할 문장들이 있습니다. 무심코 이 문장들을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에너지와 응원을 제공한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몽글몽글한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시험은 아마 대학수학능력시험인 수능일 것입니다. 12년간의 공부를 단 하루에 쏟아내는 시험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긴장감이 높아지는 날입니다. 수능 당일에는 회사의 출근도 한 시간 늦춰질 만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높습니다. 그만큼의 기대와 관심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관심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필적 확인란입니다. 필적 확인란은 본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생각이 안 난다면 본격적인 답을 체크하기 전 우리는 답안지에 제시된 문장을 써야 했던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공간이 수험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매년 필적 확인란이 바뀌었는데 같은 따뜻한 문구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문장인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는 시험 전 긴장했을 수험생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용기를 주었을 것입니다.
필적 확인란이 처음부터 위로의 문장으로 제시된 것은 아닙니다. 2006년엔 윤동주 시인의 서시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을 인용하였으며, 그다음 해엔 정지용 시인의 향수 “넓은 동쪽 끝으로”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다 2019년부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격려의 메시지들은 긴장된 시험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에게 예상치 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합니다. 많은 학생이 이 문구를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 문구들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공유되었으며, 학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도 이러한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2. 무심한 도시 속 위로의 한 줄. 광화문 글판.
서울의 광화문 근처를 갈 때면 무의식적으로 교보생명 빌딩의 외벽을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대형 현수막 ‘광화문 글판’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199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33년 된 문화 캠페인입니다. 광화문 글판은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1991년부터 광화문 네거리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을 다시 찾자’였으며 초기에는 캠페인성 표어가 많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뒤부터 지금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변화했습니다. 또한, 초장기에는 1년을 대표하는 문구였으나 1999년부터는 지금처럼 계절마다 문구들을 바꾸며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삶의 여유와 지혜를 전달합니다. 소개 문구처럼 우연히 가슴에 와닿아, 삶의 어느 순간, 소중한 힘이 됐던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은 그렇게 광화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BTS와 같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가수의 노래 가사를 사용하기도 하며, 때로는 알려지지 않은 문장을 발굴하여 소개하기도 합니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문구는 아무래도 2012년 봄 편인 나태주 시인의 풀꽃 중 한 구절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일 것입니다. 실제로 2015년 2,300여 명이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 글판은?’이라는 주제의 설문에서 50%가 넘는 1,493명이 선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90여 편의 문구가 함께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이 문구들을 보고 위로받고 힘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이 캠페인은 한국 문학과 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으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광화문을 오고 가는 직장인은 아마도 매일 아침 출근길에 광화문 글판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며 때로는 힘들 때 용기를 주고, 때로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소중한 순간을 선물 받고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공모전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문안을 직접 응모할 수도 있으며, 글판 디자인과 에세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우리 동네의 카페 그리고 주점의 감성 멘트
최신의 트렌드는 아니지만 많은 카페와 주점 등을 비롯한 식당 인테리어의 일부로 벽면에 영감 혹은 위로를 주는 문장들을 적어놓는 트렌드가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장식을 넘어서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당신의 날이 되기를", “넌, 낮보다 밤에 더 예뻐”, “그래. 괜찮아. 청춘이야” 등 이른바 감성 멘트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문구들은 카페와 주점 등을 찾았던 고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많은 사람이 커피나 술을 마시며 이 문구들을 읽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혹은 지쳤던 하루를 달래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한 방문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변화시키며,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시험 기간에 공부하러 자주 가는 카페 벽면에 '당신의 노력은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있다면 그 문구를 볼 때마다 힘이 나는 것은 당연한 효과일 것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 사례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작은 문구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한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를, 나아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런 따뜻한 메시지들은 단순한 글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우리의 삶에 작지만,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채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아날로그적인 메시지들은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긍정적이고 서로를 격려하는 문화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우리 주변에 더 많이 퍼져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이런 메시지들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작은 문구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 참고 자료 출처
1. 필적 확인란
- 한겨레, 241115, 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이것..
- 출처링크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67377.html
2. 광화문 글판
1) 효효 브런치
출처링크 : https://brunch.co.kr/@hyohyohyo/43
2) 광화문글판
-출처링크 : https://www.kyobogulpan.com/Gulpan/Archives
○ 이미지출처
1. 필적확인란
1-1) x@murmur1
출처링크 : https://x.com/murrmur1/status/1856575381333258506
1-2) 다음르테스크
출처링크 : https://v.daum.net/v/WnXQ8UloAC
2. 광화문글판
2-1) 광화문글판 홈페이지
출처링크 : https://www.kyobogulpan.com/Gulpan/Archives
2-2) photo(cc) : dalcrose
출처링크 : https://www.flickr.com/photos/dalcrose/5230364729
3. 감성멘트
3-1) 울산인테리어
출처링크 : https://m.blog.naver.com/kwoun486/221695382539
3-2) 오늘의 집
출처링크 : https://ohou.se/productions/1921715/s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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