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를 위한 공익활동 데이터 모음-모금-] [비영리 기부 인사이트 1편] 사례와 데이터로 보는 기부 트렌드
기획아카이브 / by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0.30 / 수정일 : 2024.10.30

공익활동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월 둘째,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1시에 발행되는 공익희레터를 통해 활동 정보와 자원을 연결하여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온, 오프라인 플랫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 번째 주제로 "모금"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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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와 데이터로 보는 기부 트렌드​
조성도(마이오렌지 대표)

​ 들어가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부 환경 속에서 비영리 활동가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부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금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최신 기부 트렌드를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본 아티클에서는 국내 주요 기부 관련 데이터의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기부 트렌드를 살펴보고, 현장에서 활약하는 비영리 활동가 여러분께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 기부금품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의의

먼저 기부와 관련된 법률적 기반부터 살펴볼게요. 2024년 7월 31일에 개정 기부금품법(기부금품의 모집·사용 및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습니다. 원래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었는데 이번에 개정되면서 '기부문화 활성화'가 덧붙여졌습니다. 

주요 개정 내용으로는 ▲기부문화 활성화 조항 신설 ▲기부금품 모집 등록 제도 개선 ▲기부금품 범위 확대 ▲모집자의 준수사항 강화 등이 있습니다. 특히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부의 날' 지정, 범국민 참여 행사 개최, 교육·홍보 등을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매년 12월 두 번째 월요일을 기부의 날로 정하고, 그 날부터 1주일까지를 기부주간으로 운영한다고 하네요. 

‘기부의 날’은 ‘Giving Tuesday’라는, 추수감사절 직후 화요일에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기부 캠페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입니다. ‘Giving Tuesday’는 2012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현재 15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글로벌 기부 운동으로 성장했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등 쇼핑 이벤트 직후에 열려 소비가 아닌 나눔을 장려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4년에는 12월 3일에 개최되네요. 

2023년 Giving Tuesday 이벤트 이미지

​이는 정부 차원에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나서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습니다. 비영리 활동가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적 지원을 잘 활용해 더 많은 시민들이 나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편 기부금품 모집 등록 제도가 간소화되고, 기부금품 범위에 주식 등 유가증권이 포함되는 등 제도적 개선도 이뤄졌습니다. 이에 발맞춰 모금단체들도 보다 다양한 방식의 기부 제안과 캠페인을 펼칠 수 있게 됐죠.

물론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모집자의 준수사항도 한층 강화돼 회계투명성 확보, 개인정보보호 강화 등 내부 정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부자들의 신뢰를 얻고 건강한 모금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도 합니다.


​ 주도적인 기부자의 등장과 모금조직의 대응

최근 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주도적인 기부자'의 등장입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가 선정한 2024년 기부 트렌드(“주도하는 기부자, 반응하는 모금 조직”)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모금단체의 요청에 응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던 기부자들이 이제는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로 월경 빈곤 해소를 위해 직접 키트 구성과 배분에 참여한 베이크(Vake)의 '월간언니' 프로젝트 등은 기부자들의 변화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월간언니는 가정 밖 청소년들의 생리대 문제와 월경생활을 응원하는 프로젝트였어요. 먼저 가정 밖 청소년들의 월경생활 문제를 직시하고 계신 분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이 분들 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 1만원씩 기여를 하고 계신 분들은 ‘언니(UNNI)’라고 이름을 붙여드렸죠. 언니(UNNI)들은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었어요. 이 분들은 ‘투표’와 ‘승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보낼 키트와 수량 등 사업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분들이었거든요.”

- 소셜밸류랩 대표 이은희 (출처: “기부자를 캠페이너로”..경계를 넘어 함께 만드는 모금 생태계, 소셜임팩트뉴스, 2023.6.16.)


Vake ‘월간언니’ 프로젝트

기부자는 더 이상 모금단체가 제시하는 정해진 옵션 중에 선택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자신의 관심사와 전문성을 살려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기관 운영에도 목소리를 내는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죠.

이에 모금단체들도 변화에 발맞춰 기부자와의 소통 방식을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통해 기부자들의 관심사와 욕구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 재정후원을 넘어 재능기부, 프로보노 등 기부자들의 다양한 참여 방식을 모색하고, 조직 의사결정 과정에 기부자들을 적극 참여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이를 통해 기관과 기부자 간의 일회성 관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기부자들을 운영회원 ‘앰버스(AMbers)’로 받아들여 조직 의사결정에 참여시킵니다. 매년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회원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인권활동 방향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회원들을 참여시킵니다. 운영회원에게는 분기별로 사업보고가 이루어지며, 운영과 활동 결과를 직접 전달받습니다. 이처럼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회원들이 단순히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 활동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징적인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운영회원 멤버십 ‘AMbers’


​ ​비영리 모금의 디지털 전환 

비영리 모금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누구나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비영리 모금단체 웹사이트 방문자 수와 온라인 후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비영리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누구나데이터, 2024)

이에 모금단체들도 온라인 모금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반응형 웹사이트 구축, 모바일 기부 페이지 최적화 등 기본적인 온라인 모금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SNS와 같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캠페인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맞춤형 기부 제안, 자동화된 후원자 관리 등에 나서는 단체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미국 적십자사는 AI와 자연어 처리를 활용하여 ‘Clara’라는 AI 기반 챗봇을 개발했습니다. Clara는 잠재적인 헌혈자가 질문에 답하고, 자격 기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근처 헌혈 장소를 찾도록 돕습니다. 이 AI 기반 챗봇은 잠재적인 헌혈자를 위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헌혈 캠페인 참여를 늘렸습니다.

미국 적십자사의 AI 챗봇 ‘Clara’


아직 한국의 사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에서도 도너스와 누구나데이터, 마이오렌지에서 AI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 도입에는 비용과 전문 인력 확보 등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모금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의 기부 현황과 지역별 특성

그렇다면 국내 기부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시민들의 기부 참여 수준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만 13세 이상 인구의 기부 참여율은 34.6%로 전년 대비 1.4%p 상승했습니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26.7%에 비해 7.9%p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기부 참여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기부금 규모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기부금 총액은 15.1조 원으로, 전년 15.6조 원 대비 5천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고액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다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기부금 총액(2000-2022)

​한편 한국의 기부 참여는 지역별로 다소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통계청 e-지방지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기부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31.5%)이었으며, 서울(26.5%), 제주(25.9%)가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대구(19.3%), 부산(20.2%), 충남, 전북(21.2%) 등은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낮게 나타났습니다.


지역별 기부율(2023, 통계청)

이러한 지역별 편차는 경제적 여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높은 지역일수록 기부 참여율도 대체로 높은 경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주의 경우 GRDP는 높지 않으나 관광산업 활성화에 따른 나눔 문화 확산, 지역 공동체 의식 등이 맞물려 기부 참여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모금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단순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누는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각 지역의 인구 구성과 경제 여건, 문화적 특성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캠페인을 펼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에서는 이를 위해 '지역별 나눔지수'를 개발해 광역시도별 기부 및 자원봉사 현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영리 활동가 여러분도 이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지역 기반의 모금 활동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기부 트렌드에 대응하는 모금단체의 과제와 전략
(1) 주체적 기부자와의 소통 및 협업 강화

무엇보다 기부자와의 관계 혁신이 시급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부자들은 이제 수동적인 후원자가 아닌, 능동적인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협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기부자 간담회,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등 기부자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를 다각화하는 한편, 조직 운영에 기부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기부자의 관심사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재능기부 등 다양한 참여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모금 활동 전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디지털 전환입니다. 온라인 기부 인프라 구축,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타겟팅된 모금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 주요 모금단체들은 이미 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을 운영 중입니다. 대량의 기부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 기부자를 발굴하고,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펀드레이징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죠.

(3)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모금 활성화

한편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 모금도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기반의 비영리조직과 기업, 지자체, 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하는 지역 협력 모금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 내 파트너십에 기반한 협력 모금은 지역 문제 해결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실질적인 디지털 모금 혁신을 위한 전략적 선택과 성장하는 모금가를 위한 학습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0.30 / 수정일 : 2024.10.30 / 조회수 :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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