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바로 1인당 현금 기부금액이 12년 만에 꺾였다는 소식입니다. 주요한 배경에는 고액 기부의 감소 즉 더 고소득자일수록 기부 액수가 더 줄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2021년 국내 기부금 총액은 2020년보다 1.2조 상승한 15.6조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년 평균 개인 기부금 65%, 기업 기부금은 35%이며, 1998년 이후 개인 기부금 총액이 기업 기부금 총액을 항상 앞지르고 있습니다.
개인 기부금은 처음으로 10조를 넘었으며, 기업 기부는 전년 대비 약 240억 가량 감소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정리해 보면 국내 기부금액을 커지고 있지만 기업과 고소득자의 기부는 줄어들고, 중산층의 기부가 늘어갔음을 의미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되어가면서 기부 시스템과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현물 기부로 시작되어 현금 기부, 재능 기부 등으로 이어졌으며 과거 시설이나 보호소에서 보다 다양한 사회적 미션을 가진 비영리단체에게 기부가 전달되었습니다. 기부하는 방식 역시 크라우드 펀딩과 네이버의 해피빈, 카카오의 같이가치 등 IT를 활용한 기부 방식도 많이 발전되었습니다. 물론 그사이 기부문화에도 좋지 않은 사건들도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기부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기도 했습니다만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모습에 기부여역이 점차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기부 방식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기부문화를 만들고 있는 5개의 기부 서비스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여기 기부 어때? 마이오렌지
마이오렌지는 오렌지레터와 슬로워크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의 서비스입니다. 워낙 오랜 기간 국내외의 대표적인 기부단체들과 협력해왔으며 특히, 2018년부터 서비스된 오렌지레터는 이제 비영리와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빠질 수 없는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마이오렌지의 서비스는 간단히 정리한다면 기부자들에게 기부 일정 및 내역 관리, 기부단체 평가 및 탐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령 매월 2만 원씩 3곳을 후원하고 있다면 마이오렌지에서 여러 기부내역을 한곳에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부는 하고 있지만 선뜻 남기기 어려운 단체의 평점을 남길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특징적입니다.
소개된 소개처럼 체계적인 관리 기능으로 기부의 효용감을 높일 수 있으며, 잠재 기부자 획득에 어려움을 겪는 비영리단체는 많은 비용과 자원을 줄일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점차 기부자 확보해 나가며 실현시킬 부분이지만 직접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 연말정산 때나 확인할 수 있었던 소액기부액을 발견할 수 있었던 점과 다른 후원자가 남긴 기관의 평가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카카오톡 인증을 통해 쉽게 가입할 수 있던 부분도 편리했습니다. 아직은 좀 더 많은 리뷰와 평가가 쌓여야 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기부’를 쇼핑하듯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2. 말 그대로 곧장 기부
여전히 찬반의 의견이 많은 부분이지만 대학생 당시 기부한 금액이 그대로 후원하는 곳에 가지 않는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후 NGO와 비영리영역을 경험하며 기부금액의 일부가 사업에 필요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에도 소요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론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환율 차로 인한 현지와의 경제적 사정, 프로젝트를 기획 및 운영하는데 응당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곧장기부는 기부자의 비용은 그대로 후원처에 물품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쓰이게끔 설계되었습니다. 필연적으로 프로젝트에 필요한 운영비, 배송비, 인건비는 SK행복나눔재단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곧장기부는 말그대로 기부금을 그대로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믿고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그중 집중한 수혜대상은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 후원입니다. (이후 지역아동센터를 넘어 어린이병원, 한 부모 가정, 유기 동물보호소 등 좀 더 다양한 곳으로 기부될 수 있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배송시스템(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하여 기부의 투명성 높이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고 곧장기부는 그만큼만 모금을 하여 장바구니 내역을 주문하게 됩니다. 주문 이후에는 카카오톡을 통해 기부자들에게 내용이 공유됩니다. 또한, 네이버의 해피빈처럼 포인트 시스템을 적용시켜 기부를 진행하는데 친구를 초청하거나, 첫 번째 기부를 하는 등의 특정한 상황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재미도 있습니다. 당연히도 기부하는 만큼 행복나눔재단에서 기부금 영수증도 발급되고 있습니다.
놀라운 부분은 수치입니다. 2022년 7월 누적 기부금 5억 원을 달성한 지 8개월여 만에 3월 17일 기준으로 하여 기부금 10억을 넘었다고 합니다. 이에 동참한 후원자는 총 7,893명, 전달한 장바구니는 1,923개, 필요한 물품을 받은 아이들은 5만 9739명이며 이를 위한 SK행복나눔재단의 누적 부담금은 8,630만 5,787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달 2023년 11월에만 140여 개의 프로젝트가 모금을 완료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금액은 평균적으로 50만원, 기부자는 최소는 2명에서 30여 명까지 폭넓습니다. 즉, 2023년 11월에만 6,000만원의 기부금과 최소 280여명의 기부자가 참석했다는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배경과 원인이 있겠지만 대단한 수치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올 연말 곧장 기부로 변화에 동참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 셀렙인 홈페이지
3. 도네이션 게더링 ‘티켓’
기부모임 티켓을 운영하는 셀렙인은 사회적 가치를 지닌 브랜드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본격적인 소개에 앞서 셀렙인의 스토어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매출액의 일정부분은 기부됩니다. 보통의 물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해당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을 첫 장면에 알리기 마련인데 셀렙인의 경우엔 유기견들의 병원비, 저소득층의 청소년들의 생필품 지원비, 간식비 등 기부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준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본격적인 ‘티켓’을 소개해보겠습니다. 홈페이지 한켠엔 셀렙인 스토어의 ‘셀렙인’에 들어가보면 티켓 모양의 이미지에 활동명이 적혀있습니다. 간단히 기부 프로그램인 티켓을 매우 쉽게 설명한다면 원데이클레스를 참여하게 되는데 그 비용을 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셀렙인에서는 등산과 읽사, 출사, 유기견 관련, 연탄 봉사가 진해되었습니다.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되면 관련 취지와 배경이 설명되며, 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임장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연탄봉사의 경우 문화기획자, 등산기부의 경우 등산을 시작한 디자이너, 유기견 봉사의 경우 러닝 인플루언서가 담당하여 왔습니다.
이어서 추천하는 사람들과 자세한 순서와 일정, 장소, 모집인원수와 복장 및 비용 안내 순으로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확산으로 쉼을 선택한 이후 아직까지 새로운 티켓 활동을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게더링 도네이션이라는 재미있는 기부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곧 연말에 진행될 많은 모임에서 기부를 제안해보거나 새로운 도네이션 게더리링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4. 블록체인 + 기부, 체리
굉장히 널리 알려져 있는 기술이지만 코인 외에는 생소한 기술인 블록체인과 기부의 만남을 만들어 낸 ‘체리’입니다.블록체인(Blockchain)이란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탈중앙화 시스템을 뜻합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탈중앙화 장점을 활용하여 스마트 계약이나 거버넌스 합의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부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눈여겨본 배경에는 아마도 기부문화와 생태계를 위축시키는 주요한 사건 중 하나는 투명하지 않은 회계 처리나 횡령 등의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블록체인의 변경, 해킹 또는 속이는 것을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정보를 기록하는 시스템의 특징을 포착한 것입니다.
즉, 블록체인이란 특정한 프로토콜에 의해 운영되는 컴퓨팅 시스템 네트워크 전체에 복제 및 배포되는 디지털 장부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체리는 2019년 3월 정부 지원 핵심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선정되었으며, 20년에는 비대면 교회 헌금과 회원제 적용, 누적 기부 4억을 돌파하였습니다. 더불어 롯데그룹의 고객 포인트인 엘포인트 기부를 오픈하는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좀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참여자의 편의를 돕기 위한 인터페이스와 로드맵이었습니다. 요즘 많은 앱이 소비하기 편한 UI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해져 그렇지 않은 서비스엔 지갑을 열지 않는 참여자들에게 익숙함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왜 흥미롭냐면 기존의 기부 앱이나 서비스는 참여자들에게 그리 편의성을 제공하지 않았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QR코드를 활용한 출석체크와 이벤트, 걸음 수 측정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걷기나 달리기 행사로도 확장성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에 많은 파트너사와의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리하여 누적 후원 횟수는 약 20만 건. 하루 평균 7890명이 체리를 이용하며 지난 2019년 첫발을 뗀 지 햇수로 5년 만에 누적 기부금액 94억 원을 달성하며 100억 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기부의 투명성에 큰 도움이 될 체리를 눈여겨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인스타그램 '쓸모 있는 모발 기부 캠페인' 중
5. 이런 기부 어때?! 쓸毛 있는 모발 기부
소아암 환아를 위해 모발 기부는 오래전부터 조용히 진행되었던 캠페인입니다. 그런데 2023년 진행된 이번 캠페인은 좀 더 새롭습니다. 어머나운동본부(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는 모발 기부량 증대를 위해 새로운 기부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모발 기부 참여의 진입장벽과 거부감을 낮추기 위해 단발로 유명한 미용실에서 버려질 예정이었던 모발을 쉽게 기부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즉, 홍대를 비롯한 서울의 4곳과 부산의 1곳의 미용실에서 단발머리를 하고 잘린 모발을 바로 기부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물론 20cm이상 머리카락을 자르는 고객에게 캠페인을 소개하고 기부를 권유한 것도 진행되었습니다.
당연히 단발머리를 하기 위해 잘리는 많은 머리카락이 기부하기 위해 기르는 머리카락보다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어차피 버려질 머리카락이라면 기부하자는 마음도 들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환아를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부분과 우편에 모발을 넣으면 투명한 아이들의 머리색이 검은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볼 수 있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거 지인이 기부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잘랐던 것을 봤었던 경험으로 비추어봤을 때 본 캠페인은 머리카락의 기부란 목적에 과정적만 바꿨을 뿐인데 이런 효과를 만들어 냈다는 부분에서 매우 똑똑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욱이 sns를 활용하여 인기 있는 단발머리를 알려주고 자연스럽게 본 캠페인을 알리는 센스까지 더했습니다.
그래서 일명 단발병(단발머리로 유혹하는 명) 영상은 42,708회, 모발 기부 챌린지는 28,759회가 노출되며 약 한달 동안 466건의 모발이 기부되었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간 84%의 증가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SNS에는 기부자들이 환아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포스팅되어 있습니다. 가뜩이나 매서워진 날씨에 조금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과 함께 보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캠페인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우리의 캠페인이 가진 사회적 미션과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와 참여 편의성을 고려해 봐야겠다는 메시지를 준 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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