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바라본 놀이의 유용성 : 스탠퍼드 교수 허드만 실험실 팟캐스트 <놀이의 힘> 3편
현안과이슈 / by 김윤일 / 작성일 : 2023.09.30 / 수정일 : 2023.10.18

 

 허드만실험실 팟케스트 <놀이의 힘> 의 내용을 정리한 마지막 3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어린 시절 형성되는 놀이 정체성이 어른으로 성장해서 살아가는 방식에 그대로 반영되고, 어른이 된 후에도 우리는 놀이를 통해 다시 신경 가소성을 확장시켜 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정보를 전달합니다. 인생의 모든단계에서 근본적으로 관여하는 ‘놀이'의 힘을 이번 시리즈를 읽으면서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Huberman 실험실 팟캐스트는 앤드류 휴버만이 일상생활을 위한 과학과 과학 기반 도구에 대해 이야기 하는 팟캐스트입니다. 이번 큐레이팅 시리즈를 통해 놀이의 생물학, 심리학, 유용성에 대해 이야기한 ‘놀이의 힘(The Power of Play)' 에피소드를 세 편에 걸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본 글은 그 중 세 번째 소개글 입니다.



팟캐스트 바로 보러 가기 https://hubermanlab.com/using-play-to-rewire-and-improve-your-brain/


놀이의 힘 1편 보러가기

https://www.seoulpa.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74287&page=2


 








놀이의 힘 THE POWER OF PLAY by huberman





놀이는 어른에게도 계속되어야 한다


 

- 동물의 왕국의 모든 동물들을 보면, 전 생애에 걸쳐 가장 오랜시간 장난스러운 행동을 하는 동물이 가장 신경가소성(경험에 반응하여 뇌와 신경계가 변화하는 능력)높습니다. 한편 생애의 극히 일부만 노는 동물은 뇌가 경직되어 새로운 것을 잘 배우지 못합니다. 

- 마찬가지로 인간도 성인이 되어서도 놀이적인 자세로 즉 위험이 낮고 우발적인 일, 심하게 경쟁적이지 않은 탐구활동을 함으로서 신경가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전 생애에서 장난끼 넘쳤던 사람중에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있습니다. 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위대한 과학자이자 십대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 장난꾸러기 기질을 유지한 팅커(tinker)였습니다. 

- 일화 중 하나로는,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의 모든 자물쇠를 따고 모든 일급 비밀 문서를 사무실 바닥에 놓아두어 사람들이 아침에 출근할 때 모두 볼 수 있도록 한 일이 있습니다. 또 60대까지 그림을 그렸으며, 칼텍 옥상에서 봉고 드럼을 치는 것으로도 악명 높았습니다. 그는 일상 뿐만 아니라 물리학에서도 기술적으로도 도전적인 실험을 시도했으며, 유쾌한 정신을 가지고 삶과의 관계를 발전적으로 가꿀 수 있었습니다.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서 2차원의 그림과 3차원의 도시 주거지를 함께 사용하는 일종의 ‘장난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뱅크시는 작품 ‘사랑은 휴지통에‘(Love is in the Bin)가 경매에서 약 15억원에 

낙찰된 직후 갈갈이 찢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현대 미술시장의 관행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미지 출처: 변화의월담_오다움)



 

과학이나 예술, 의학 등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관행을 계속 발전시키는 사람들을 보면 팅커(tinker)였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매우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렇게 위험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탐구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항상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식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놀이로 불타고, 강화되는 뉴런


 

- 놀이의 신경가소성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  신경학적으로 놀이는 크게 신경의 연결고리를 잘라내고, 남은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과정입니다. 

전 생애에 걸쳐 새로운 것, 새로운 우연,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학습은 0세에서 25세, 그리고 25세 이후가 매우 다르게 일어납니다.  0세부터 25세까지는 그 이후보다 훨씬 뉴련의 양이 많고, 이것들이 서로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발달하는 뇌는 수동적 경험을 통해 학습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어린시절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 신경계는 이에 즉각적으로(적어도 몇일 이내에) 다시 재구성되어 트라우마를 유발한 경험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부정적인 경험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에도 학습이 일어나는데, 생전 처음 가본 가족여행에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전투기를 본 기억처럼 어릴적의 수동적인 경험의 기억은 집중할 필요 없이 어른이 될 때까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뇌에 박히게 됩니다.
- 성인이 되어도 어린시절과 마찬가지의 가소성 뇌를 가졌다는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어렸을 때 놀이과정에서 하는 행동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성인이 되었을 때 행동하는 방식에 대한 규칙을 설정하는 방법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허드만은 뇌의 신경회로를 구글맵 교차로에 비유한다.
(사진 출처:위키피디아, Echangeur entre les autoroutes 110 & 105 à Los Angeles, Photo taken by Remi Jouan)


 

- 25세에는 뉴런의 약 40%가 사라집니다. 새로운 뉴런은 많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던 신경회로의 특정 회로가 잘 정립되고 그렇지 않은 회로는 사라집니다. 이런 현상을 생물학적 맥락에서 가지치기(pruning)라고 부릅니다. 

- 청소년 혹은 성인들이 놀 때, 어떤종류의 놀이든 상관없이 특정 신경망이 강화되고 최대 40개 어쩌면 그 이상까지 필요하지 않은 연결은 제거됩니다. 
- 구글 지도로 비유하자면 도로가 더 두껍고 견고해집니다. 작은 오솔길을 도로로 만들고, 그 도로를 포장하고, 그 도로를 고속도로로 만들고, 고속도로에 차선을 더 늘리고 작은 시골길을 모두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놀이의 과정을 통해 어른으로서의 우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놀이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신경망을 확장시키고  어른으로서의 자신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회복시키는 놀이


(이미지 출처: 변화의월담_오다움)


 

-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한 아이들은 뇌와 신체의 그로 인해 생성되는 높은 수준의 아드레날린, 에피네프린으로 인해 나중에 신경가소성이 제한되고 놀이회로가 억제됩니다.

- 이런 트라우마 치료법 중 현재 주목받는 하나는 춤과 같은 놀이에 참여하게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그들이 편안하게 느끼지 못하는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인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생의학적인 치료라고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로 뇌 회로가 변화하는 메커니즘에 근거한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 누군가는 트라우마를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있는 마법의 약이 있냐고 물을 수 있지만 트라우마를 완전히 되돌릴 수 있는 약은 없으며, 치료법이 있다면 신경 화학 상태의 변화가 새로운 사고 방식 새로운 행동과 결합되어야 할 것입니다. 

- 놀이는 가소성으로 가는 관문이 아닌 근본적인 문입니다. 놀이와 춤, 새로운 움직임에 대한 탐구, 새로운 운동 동작에 대한 탐구는 우리가 새로운 사고 방식과 새로운 우연성에 접근하는 통로입니다. 

 





가소성을 높이는 신체적 놀이와 비신체적 놀이

 

- 그렇다면 어떤 놀이가 가소성의 포털로서 효과적일까요? 우선은 결과에 완전히 휩쓸리지 않을 정도로 판돈을 낮게 유지해야 합니다. 심한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가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경쟁은 괜찮습니다. 

- 신경 가소성에 가장 적합한 특정 형태의 놀이는 다양한 속도를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움직임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춤이나 스포츠와 같이 역동적인 움직임이 많이 발생하는 점프, 다양한 각도의 움직임, 덕킹, 도약 등 기본적으로 엄격하게 선형적이지 않은 많은 동적 움직임을 생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그 이유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다양한 속도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놀이와 관련된 많은 뇌 회로를 모방하기 때문입니다.

- 가소성을 확장할 수 있는 비신체적 또는 비운동적 형태의 놀이에는 체스가 있습니다. 

 





“체스는 다양한 캐릭터의 역할을 탐구할 수 있는 놀이이다”(이미지 출처: 변화의월담_오다움)


 

- ‘'체스는 단순한 게임인가, 아니면 아이의 내면을 반영하는 거울인가' 라는 2017년 국제 교육 및 과학 연구 저널에 게재된 체스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이 있습니다. 
- 이 논문은 체스 한 판에 적어도 두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체스에서 각 플레이어는 같은 게임에서 여러 개의 신분을 맡아야 하며, 각각의 정체성은 서로 다른 규칙과 상호 작용 방식을 가집니다.

- 즉 체스는 일종의 다양한 캐릭터의 다양한 역할을 탐구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이는 아바타가 있는 비디오 게임처럼 항상 같은 역할을 맡는다거나, 게임 속 역할에 내가 내가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것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 놀이는 다양한 종류의 움직임, 다양한 종류의 생각, 채택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동적으로 탐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뇌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식입니다. 체스를 하면서 여러 가지 역할을 맡고, 다양한 방식으로 우발적인 상황을 탐색하고, 정신적 역할 또는 전략적 움직임에 참여하는 방법의 광활한 풍경을 탐색하는 것이 신경가소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나의 놀이정체성은 무엇일까?

 

- 고한 구나스(gökhan günes)개인 놀이 정체성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으며, ‘개인 놀이 정체성과 그 발달 과정의 기본 요소’라는 논문에서 개인적 놀이 정체성을 네 가지 차원으로 정의 해놓았습니다.

 

- 개인 놀이정체성은 노는 방법, 성격, 사회 문화 및 환경, 경제와 기술이 그 네가지입니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기본적으로 논문이 말하는 바는, 우리 자신의 특정과 이를 재구성하는 방법이 어렸을 때 다양한 놀이 시나리오에 어떻게 반응했는지와 연관되어 있고 성인이 되어 모든 상황에서 그것을 세상에서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 놀이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은 이런것들이 있습니다. 

 

 

1) 여러분이 10살이라고 가정했을 때, 스스로 경쟁심이 강하다고 생각했나요? 아니면 스스로를 협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나요? 혹은 이 두 가지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나요? (여러분은 경쟁적이면서 협동적일 수 있습니다.)

2) 혼자 노는 것을 선호했나요아니면 친한 친구 한두 명과 노는 것을 선호했나요아니면 여럿이 노는 것을 정말 즐겼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3) 
한순간은 리더 역할을 즐기고 나중에는 나중에 팔로워가 되어도 똑같이 괜찮은 사람인가요?
4) 게임 도중에 역할이 바뀌어도 괜찮았나요자신의 팀이 이기고 있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자신의 팀을 바꿔야 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내거나 기뻐하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까?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세요내부적으로요이기고 있는 팀에서 지고 있는 팀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치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즉시 인식할 것입니다하지만 이제 다시 지는 팀에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5) 다른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거나 심지어 자신이 규칙을 어기거나 규칙을 구부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었나요아니면 모든 규칙을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모든 사람이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으면 상당히 불안해하는 사람이었나요? “


 

- 10세에서 14세 사이의 초기 청소년기는 사회성 발달이 가장 왕성하며 다양한 종류의 놀이와 운동 발달의 절정기이자 동성, 이성 등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배우는 심리사회적 발달의 절정기입니다. 

- 성인이 되어 직장이나 인간관계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방식은 초기청소년 단계에 있던 자신의 모습과 성향 및 선호도 사이에 놀라운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발달은 아이와 성인시기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전 생애를 하나의 긴 발달 원호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상 12 살 때 노는 법을 배우는 방법이 십대와 청년이되어 사람들과 놀고 상호 작용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즉 놀이는 개인의 놀이 정체성을 형성하며, 이는 일과 관계에서 다양한 활동에 접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 신경계의 놀라운 점은 전 생애에 걸쳐 가소성이 있다는 점이기에 놀이는 발달 과정에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항상성 조절을 통해 평생 동안 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놀이가 당신의 미래를 바꿉니다. 이렇게 놀아보십시오!


- 일주일에 최소 한 시간 이상 새롭고 자유로운 형식의 순수한 놀이에 참여하는 것은 신경 회로를 열고 신경 가소성이 일어나도록 하는 데 필요합니다. 

- 놀이의 목적은 활동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낮은 확률로 우발적인 상황을 탐색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초보자의 마음으로 접근하고 결과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 인간은 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놀이는 인생의 모든 단계에 좋습니다. 

- 놀이를 위한 회로는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으며, 놀이에 참여하면 불편함과 불안 수준이 낮아집니다. 

- 재미만이 유일한 목표는 아니며, 놀이가 우리 몸과 신경 생물학에 좋기 때문에 놀이에 참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참고문헌


Is Chess Just a Game, or Is It a Mirror That Reflects the Child's Inner World?

Gunes, Gokhan; Tugrul, Belma,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 Education and Science, v3 n2 p438-451 Sum 2017


첨부파일에 올려둡니다. 








​Curated with 다움 of 변화의월담

변화의월담 홈페이지 / 인스타

 

 

첨부파일


작성자 : 김윤일 / 작성일 : 2023.09.30 / 수정일 : 2023.10.18 / 조회수 : 2740

코멘트를 달아주세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