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받으면, 혁신적이고, 다른 누구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2등보다 1등을 기억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초로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을 기억하지만, 벨보다 2시간 특허가 늦어 등록하지 못한 ‘엘리샤 그레이’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기술을 보호하고,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특허라는 제도로 ‘최초’라는 타이틀 확보에 열을 올립니다. 그렇다면 비영리 섹터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요? 지금 우리가 비영리 섹터에서 보이는 다양한 형태와 활동이 최초에 어떻게 시작했는지 알아봅시다.
(여기서는 ‘영국의 빈민구제법’과 같은 근현대 이전의 법과 제도는 다루지 않기로 합니다.)
1. 세계 최초의 사설 가족 자선 재단 - 러셀 세이지 재단 (1907년)
러셀 세이지 재단은 1907년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사설 가족 자선 재단입니다. 이 재단은 Margaret Olivia Sage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미국 내 사회 및 생활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러셀 세이지 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1910년대에는 도시 빈민가 실태 조사, 1920년대에는 교육 및 복지 정책 연구, 1930년대에는 대공황 극복을 위한 경제 정책 연구 등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이 재단은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 지원에 힘써왔습니다.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에게 연구 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해왔습니다.
오늘날 러셀 세이지 재단은 여전히 미국 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불평등, 인종차별, 교육 격차 등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에 주목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 세계 최초의 NGO - 반노예제 협회(Anti-Slavery Society) (1839년)
1839년 영국에서 설립된 반노예제 협회(British and Foreign Anti-Slavery Society)는 세계 최초의 NGO(비정부기구) 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단체는 영국 퀘이커교도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노예제 폐지를 위한 국제적인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1833년 노예해방법(Slavery Abolition Act)이 통과되어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노예제가 만연했습니다.
반노예제 협회는 노예제 폐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는데, 주요 활동으로는 노예제 실태 조사, 여론 형성, 정치인 및 정부 압박, 국제 협력 등이 있었습니다.
특히 협회는 노예제 폐지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다른 국가의 반노예제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예제 폐지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반노예제 협회의 활동은 1833년 영국의 노예해방법 통과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전 세계적인 노예제 폐지 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미국의 노예제 폐지 운동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현재 반노예제 협회는 Anti-Slavery International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으며, 여전히 전 세계적인 노예제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세계 최초의 환경운동 - 지구의 날 (1970년)
1970년 4월 22일, 미국 전역에서 2천만 명의 시민들이 환경 파괴에 반대하는 역사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는 현대 환경운동의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제1회 지구의 날'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는 1969년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미국 상원의원 겸 환경운동가인 게일로드 넬슨이 이 사고를 계기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지구의 날 행사를 제안했습니다.
제1회 지구의 날 행사는 전국적인 규모로 진행되었으며,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환경 보호 운동을 펼쳤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대기오염, 수질오염, 폐기물 문제 등 다양한 환경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정부와 기업에 대한 환경 정책 수립 및 실천 요구가 거세졌습니다.
이후 지구의 날 행사는 매년 4월 22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현재 193개국 이상에서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이 지속해서 강조되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운동을 주도한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1969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데이비드 블로워(David Brower)에 의해 설립된 세계 최초의 환경 NGO입니다. 이 단체는 1971년 미국,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 4개국의 환경단체들이 연합하여 국제적인 조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현재 전 세계 75개국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지구의 벗은 세계 3대 환경단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2024년 지구의 날 행사는 "Planet vs. Plastic(지구 vs. 플라스틱)"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감축, 재활용 및 순환 경제 구축 등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호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질 것입니다.
4. 세계 최초의 지방 협약 - 잉글랜드 남서부 지역 Dorset (1999년)
Dorset 지방 협약은 당시 지방정부 간 자발적인 협력이 이론적인 개념에 불과했던 시기에 실제로 구현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지방정부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여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 결정에서 벗어나 지방정부의 자치 역량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국가 간 협력 모델이 주를 이루었지만, Dorset 협약은 이를 지방 간 협력으로 확장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이를 통해 지방 간 협력이 지역 발전과 국가 간 협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Dorset 지방 협약은 지방정부 간 자발적인 협력을 통한 지역 발전이라는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했으며, 지방 자치의 강화와 국가 간 협력 모델의 확장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이후 다른 국가와 지역에서도 유사한 지방 협약이 체결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Dorset 협약의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세계 최초의 제3섹터 협약-영국 제3섹터 협약 (1999년)
1990년대 영국 정부는 제3섹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제3섹터 간의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을 위해 협약 체결을 추진했습니다. 이는 정부와 시민사회 간의 파트너십 모델을 제시한 선구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협약의 주요 내용
정부와 제3섹터의 역할과 책임, 상호 관계 명확화: 정부와 제3섹터의 역할과 책임, 상호 관계를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 명시: 정보 공유, 의사소통 채널 구축, 재정 지원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명시했습니다.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 협약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협약의 의의
정부-제3섹터 파트너십 모델 제시: 이 협약은 정부와 제3섹터의 파트너십 모델을 제시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 정부와 시민사회 간 상호 이해와 신뢰 증진에 기여했습니다.
제3섹터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제3섹터의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협약의 영향
다른 국가로의 확산: 이후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협약이 체결되는 등, 이 협약은 정부-제3섹터 파트너십의 선구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상호 보완적인 역할 수행: 정부와 제3섹터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6.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는 최초의 국제협약 - 카르타헤나 의정서(2000년)
카르타헤나 의정서는 생물다양성협약(CBD)에 근거하여 마련된 '생물안전성에 관한 의정서'입니다. 이 의정서는 1992년 카르타헤나에서 개최된 체결국 특별의회에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2000년 1월 2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최종적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의정서의 명칭은 첫 개최지인 카르타헤나를 따서 '카르타헤나 의정서'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카르타헤나 의정서는 유전자변형생물체(LMO)의 국가 간 이동, 취급 및 사용에 관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여 인간 건강과 생물다양성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의정서는 LMO를 용도에 따라 식용·사료용·가공용(LMO-FFPs), 밀폐사용 LMO, 환경 방출용 및 기타 LMO 등 3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해 수출입 시 다른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카르타헤나 의정서의 출현 배경에는 20세기 들어 가속화된 세계화와 자연 자원의 국가 간 교류 증가로 인한 환경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해양오염, 생물다양성 감소 등의 지구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제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협약이 체결되었고, 그 부속 의정서로 카르타헤나 의정서가 마련된 것입니다.
카르타헤나 의정서는 2003년 9월 11일 발효되었으며, 현재 124개국이 비준하고 있습니다. 대륙별로는 아프리카 34개국, 아시아태평양 28개국, 중동부유럽 18개국, 미주 23개국, 서유럽 등 20개국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취급 및 사용에 관한 국제적 규제 체계가 마련되었으며,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구체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7. 세계 최초의 협동조합 -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1844년) / 덴마크 낙농협동조합(1882년)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은 1844년 영국 맨체스터 근교의 작은 마을 로치데일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성공한 소비자협동조합입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과 불평등이 심각했고, 노동자들의 삶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에 28명의 직물공장 노동자가 출자금 1파운드씩을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들은 오언의 협동조합 이념을 이어받아 공정한 가격, 정직한 상품 판매, 이익의 공평한 분배 등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의 성공은 협동조합 운동의 모범이 되었고, 이후 전 세계로 협동조합 운동이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7대 운영 원칙은 지금도 전 세계 협동조합의 기본 원칙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로치데일 공정선구자협동조합은 협동조합 운동의 시작점이자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덴마크 낙농협동조합
한편, 1882년 덴마크에서는 세계 최초의 농업협동조합인 낙농협동조합이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덴마크 농민들은 개별적으로 낙농업을 영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농민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공동으로 우유와 유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888년에는 덴마크에 244개의 농업협동조합이 생겨났습니다. 농업협동조합은 농민들의 권익 보호와 경제적 이익 증진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덴마크 농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덴마크 낙농협동조합의 성공은 전 세계 농업협동조합 운동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8.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파이낸스 프로그램 - 그라민 은행 (1983년)
그라민 은행은 1983년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에 의해 설립된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입니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극심한 빈곤과 실업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유누스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새로운 금융 모델을 고안했습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라민 은행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되었던 가난한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신용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성의 지위 향상과 남존여비 문화 타파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또한 그라민 은행의 성공은 마이크로파이낸스 운동의 확산을 이끌어 전 세계적으로 빈곤 퇴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라민 은행의 핵심 원칙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만 대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대출자들은 5명씩 그룹을 이루어 상호 보증하며, 이를 통해 대출 회수율이 99%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그라민 은행은 단순한 대출 기관이 아니라 대출자들의 자립을 위해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업 알선, 사업 주선, 교육 지원 등을 통해 대출자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라민 은행은 설립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 8천만 명 이상의 빈곤층이 그라민 은행의 대출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이 중 60% 이상이 빈곤에서 벗어났습니다. 또한 대출자의 94%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그라민 은행은 여성 경제 활동 증진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처럼 그라민 은행은 세계 최초의 성공적인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빈곤 퇴치와 금융 포용성 증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9.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인증 - 맥스 해벨라 (1988년)
1988년, 네덜란드의 맥스 해벨라 재단은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 인증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커피, 코코아, 차 등 농산물 생산 국가의 소농들이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인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에 맥스 해벨라 재단은 소농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공정무역 인증 제도를 창설했습니다.
맥스 해벨라 인증은 소농들에게 안정적인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추가 프리미엄을 지급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또한 환경 보호, 아동 노동 금지,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등 다양한 기준을 마련하여 지속가능한 생산을 장려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정무역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현재 약 200만 명의 소농들이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맥스 해벨라 인증은 크게 네 가지 핵심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최저 가격 보장으로 소농들의 생산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둘째, 추가 프리미엄 지급을 통해 소농들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합니다. 셋째, 환경 보호와 아동 노동 금지 등 지속가능한 생산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넷째,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요구하여 소농들의 권리를 보장합니다.
맥스 해벨라 인증은 설립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약 200개국 1,700개 생산자 단체와 1,800개 기업이 맥스 해벨라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약 200만 명의 소농들이 혜택을 받고 있으며, 연간 약 10억 달러 규모의 공정무역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맥스 해벨라 인증은 공정무역 운동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으며,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농의 권리 보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0. 세계 최초의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 - 영국 (2002년)
영국은 2002년 세계 최초로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영국 정부가 사회적 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였습니다. 당시 영국 정부는 공공 서비스 분야의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지역 개발, 보건의료, 범죄 예방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사회적 기업이 이러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의와 인증 기준을 최초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체계화되었고, 사회적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또한 이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는 크게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첫째, 사회적 목적 추구, 이윤 재투자,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등 사회적 기업의 정의를 명확히 했습니다. 둘째,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셋째, 인증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 도입 이후 사회적 기업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21년 기준 영국에는 약 100,000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약 2백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들은 지역 사회 문제 해결, 취약 계층 지원,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의 사회적 기업 인증제도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1. 세계 최초의 사회적 가치 측정 프레임워크 - SROI (2000년대 초반)
사회적 기업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사회적 투자수익률(Social Return on Investment, SROI)이라는 사회적 가치 측정 프레임워크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지만, 이들 기업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가 부재했습니다. 이에 SROI 프레임워크가 개발되어 사회적 기업의 성과 측정과 사회적 가치 창출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ROI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기업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력을 화폐가치로 환산하여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방법론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의 활동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정부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SROI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기업들이 자신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력을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SROI 프레임워크는 크게 6단계로 구성됩니다. 첫째, 분석 대상과 범위를 설정하고 이해관계자를 파악합니다. 둘째, 투입, 산출, 결과, 영향 등 사회적 가치 창출 과정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임팩트 맵을 작성합니다. 셋째,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넷째, 사회적 가치의 중요도와 지속 기간을 고려하여 현재 가치를 계산합니다. 다섯째, SROI 비율을 산출하여 사회적 가치의 크기를 평가합니다. 마지막으로 분석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이를 활용합니다.
SROI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선 정부와 투자자들은 SROI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과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들은 SROI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자신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SROI 프레임워크는 사회적 기업의 성과 관리와 사회적 가치 창출 과정을 체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현재 SROI 프레임워크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의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2. 세계 최초의 사회적 기업 지원 정책 - 영국 (2002년)
2005년 제정된 「Community Interest Company (CIC) Regulations 2005」는 영국 최초의 사회적기업 전용 법적 지위와 운영 기준을 규정한 법안입니다. CIC는 영리 기업이지만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 형태로, 이 법에 따라 설립 및 운영됩니다. CIC 기업은 자산 및 이윤 배분에 제한이 있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전념할 수 있으며, 정부 지원과 투자 유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10년 도입된 「Social Enterprise Mark」는 영국 최초의 공식적인 사회적기업 인증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입증한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며, 이를 통해 정부 지원 및 투자 유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약 500개의 기업이 이 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영국 사회적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2년 제정된 「Public Services (Social Value) Act 2012」는 공공 부문 조달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도록 의무화한 세계 최초의 법안입니다.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이 공공 계약 입찰 시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사회적기업 육성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2013년 시행 이후 약 60%의 지방 정부가 이 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왔으며, 이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영국의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 육성 움직임이 확산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는 영국이 사회적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왔음을 보여줍니다.
13. 세계 최초의 사회적 협동조합 법안 - 이탈리아 (1991년)
1991년 이탈리아는 세계 최초로 사회적 협동조합을 규정하는 법(1991년 11월 8일 제정된 법 381호(Italian Law 381/91 on Social Cooperation))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한 선구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197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등장했지만, 법적 지위와 지원 체계가 부재했습니다. 이에 198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법제화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1991년 법 381호가 제정되었습니다. 이 법은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 운영,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법은 사회적 협동조합을 '지역사회의 일반적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협동조합'으로 정의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공공 부문의 우선 구매 제도, 세금 감면, 보조금 지원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① 사회적 협동조합의 법적 지위 및 설립 요건 규정, ②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공공 부문의 우선 구매 의무화, ③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세금 감면 및 보조금 지원, ④ 사회적 협동조합 육성을 위한 고용지원센터와 지방정부 지원 체계 마련 등이 있습니다.
이 법의 도입 이후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1년 7,000개에 불과했던 사회적 협동조합이 2019년 약 15,000개로 증가했으며, 종사자 수도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의 공공 부문 매출 비중이 85%에 달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법은 세계 최초의 사회적 기업 지원 법안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며, 이후 다른 국가의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 수립에 모범 사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발달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비영리 섹터 또한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세계 곳곳에는 풀뿌리 비영리조직들이 공통적으로 등장해 왔지만, 특히 자본주의가 발달한 서양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그런 비영리조직을 공식화하고, 그와 관련된 법과 정책들도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영국의 사회적기업 지원 관련 정책, 스페인의 제3섹터법, 미국의 비영리 관련 법제도 등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후진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간 유일한 국가로서, 해외의 다양한 비영리 조직 운영과 지원 제도들이 생기고 정착해 가고 있습니다. 해외의 좋은 것들은, 대한민국의 형태에 맞게 잘 받아들이면서, 이제 역으로 대한민국의 비영리 섹터가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붙여서 세계의 비영리를 이끌어가는 선두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썸네일 출처 :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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