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 일자리와 인공지능(AI)
현안과이슈 / by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4.07.08 / 수정일 : 2024.07.08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함께 일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모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일부 지자체는 인공지능 공무원을 투입해서 민원을 해결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죠.


- 한스경제: 인공지능이 공무원 돕는다. 
 

인공지능,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이 어떤 직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는데, 서서히 인공지능에 의하여 대체되는 직업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의 직업 대체가 100% 확률로 긍정적인지 아니면 부정적인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능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플랫폼 경제를 기반으로 AI가 등장하면서 주목받는 시대에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면, 미국과 독일은 인간적인 노동이 미래 사회를 구축할 방법을 모색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은 북미와 유럽 국가에 비해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논의가 적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한국에서 역량은 능력 중심 사회라는 모호한 개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표준화된 기준(예: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역량을 측정하고, 설계하는 시스템은 미래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전문가는 AI 시대에 적합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AI 시대의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예시)

 

1) 첫 번째 주목해야 할 기반역량은 창의로운 인지역량 영역으로 창의성과 문제해결 사고력, 미래 도전정신, 인문학적 소양 등을 말한다.

 

2) 두 번째 기반역량 영역은 인성을 갖춘 정서역량이다. 이 부분에 해당되는 역량으로는 인성·윤리의식, 문화예술 소양, 자아 긍정 관리, 미래리더쉽 등의 역량이 해당된다.

 

3) 세 번째 기반역량으로는 협력하는 사회 역량 부분으로 소통과 협업 역량, 사회적 자본 이해, 글로벌 시민 의식, 스포츠, 체력과 관련된 역량이다.

 

4) 네 번째 기반역량으로는 생애주기 학습역량을 들 수 있으며 여기에는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생애 계획을 세워 평생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주도 학습역량, 과학기술 변화이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포함 ICT 활용 역량, 평생학습 등의 역량이 해당된다.

 

출처: 통계청 통계교육원, 챗GPT-4 인공지능 시대 필요한 미래 인재 교육은 무엇일까


- 통계청 통계교육원, GPT-4 인공지능 시대 필요한 미래 인재 교육은 무엇일까

왜냐하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OPEN AI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전까지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무어의 법칙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가속도가 붙어서 약 3~4개월에 2배씩 발전 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한겨레, 
무어의 법칙보다 7배 빠르다질주하는 인공지능
 

*무어의 법칙: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 속도에 관한 일종의 법칙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분량이 18~24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이는 컴퓨터 성능이 거의 5년마다 10, 10년마다 100배씩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사전)
 

- 한겨레, ‘무어의 법칙보다 7배 빠르다, 질주하는 인공지능

이로 인하여, 여러 직업이 대체 되거나 혹은 AI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분야만큼은 AI에 의한 대체 가능성에서 논의 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바로 개발협력분야 일자리입니다. 개발협력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비영리 등 타인을 돕는 영역에 대한 일자리는 아직까지 수많은 전문가도 대체 가능성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고, 개발협력분야에서 AI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가벼운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인간의 공감 능력
개발협력분야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여러 분야가 함께 연결되는 융합 학문이면서 개발도상국의 사회, 경제, 환경의 발전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죠. 그래서 PDM을 바탕으로 리스크와 가정(Assumption)을 수립하여서 사업 수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어쩌면 장기적으로 사업 기획 단계의 PDM과 종료 후 M&E는 AI의 역할이 늘어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사업 조사, 현지 커뮤니티에 대한 문화적 이해는 어떨까요? 비록 AI의 공감 능력이 이전보다 훨씬 발전했다고 주장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서 느껴지는 감정, 뉘앙스 등은 쉽게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개발협력사업은 현지 관계자들의 수요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비록 국제사회는 여러 원칙(예: 파리 5대 원칙 등)을 활용해서 개도국의 개발협력 수요와 방향을 표준화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여전히 개발협력 사업에 관련된 원칙만으로 표준화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감정, 뉘앙스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죠. 이런 맥락에서, 지금까지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AI 대체 가능성 여부에서 파악이 안 된 것 같습니다. 외교관은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미묘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임기응변이 필요한 영역이니까요. 마찬가지로 개발협력 노동자도 이와 비슷한 역량이 요구되는 직무에 해당할 것 같아요.

만약 영화 Her(그녀)에서 등장한 인공지능처럼 인간의 감정을 인간 수준으로 이해 및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개발협력 혹은 복지에 관련된 영역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겠죠. 물론 이 부분도 시간 문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개발협력과 빅데이터

빅데이터가 등장했을 때 개발협력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빅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개발협력 효과성을 높이는 최적의 도구가 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인간이 모두 분석하기 어렵지만, AI에게 데이터 분석과 결과를 요구한다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개발협력 사업은 영역과 기간에 있어서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된 분야입니다. 게다가 참여자(정부, 기업, NGO 등)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참여자가, 어떻게 참여했을 때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성이 높아지는지 혹은 낮아지는지 등처럼 사업의 결과와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예를 들면, 금융업계에서는 이미 AI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AI 애널리스트는 15분 만에 보고서를 완성해서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죠. 물론 금융 업계 전문가들은 AI 애널리스트는 신입직원 수준에서 보조해 주는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여러 데이터를 학습하게 되면 어느 수준으로 발전할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치렀던 AI처럼 방대한 양을 쉼 없이 학습하고, 축적하는 능력은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 조선일보: '15분만에 뚝딱' AI가 쓴 보고서, 증권가 반응 보니


이런 점에서, 개발협력 사업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가 등장한다면 개발협력 사업의 판부터 업무 능력까지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언제 공공영역, 비영리 영역에 도입이 될까?

그러면 AI는 언제 공공, 비영리 영역에 도입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문화정보원에서 발간한 보고서(김법연, 2023)에 따르면, 정부·공공영역에 인공지능이 당장 도입되기는 어렵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정부·공공영역에서 인공지능 도입이 어려운 이유


① 공공부문의 데이터 형태와 인공지능 활용의 연계성과 데이터 이해를 위한 기능과 거버넌스가 부족하다는 점


② 높은 수준의 관련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정책입안자와 부서 책임자, 실무자 등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


③ 인공지능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들과 정부와의 협력 경험 부재로 대규모 업무 수행을 위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는 점


④ 공공분야 종사자들은 기존의 관행과 절차를 중시하고 민간보다 조직의 경직성이 강하여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문제


⑤ 정부와 민간의 인식 차이로 민간과의 계약에 어려움이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복잡하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공공조달절차에 대응이 어렵다는 점 등으로 제시


 

출처: 김법연(2023), 10쪽

 


이 보고서에서 언급하는 이유는 모두 납득이 되는 내용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의 업무들은 기존의 관행, 관습, 문화 등 데이터로 표준화가 불가한 영역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공공부문의 업무는 AI가 대체하기보다 보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문화이슈 리포트: 정부 및 공공영역의 인공지능 활용 확산을 위한 법적 과제 (김법연, 2023), 한국문화정보원


마찬가지로 개발협력의 업무들도 기존의 관행, 관습, 그리고 프로젝트 조달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업무 과정으로 인해서 100% 대체보다, 일부 영역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에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마치 컴퓨터부터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인터넷, e-book 등이 기존의 도구들을 대체한 것처럼, 인공지능도 새로운 도구로 등장하게 되겠죠. 다만,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파급효과부터 변화의 폭이 우리가 경험한 변화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작성자 : 세종시 고라니 / 작성일 : 2024.07.08 / 수정일 : 2024.07.08 / 조회수 :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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