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는 왜 '닭발나무'가 되어야만 했나
4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동네를 산책하던 중이었지요.
매일 흐뭇하게 바라보는 나무가 있어, 그날도 그 나무를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지......
나무가 흉측하게 변해 있었습니다.
'나무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집에 와서 이것저것 찾아 보았지요. 이 나무는 '가지치기'를 당한 것이었더군요.
저와 비슷한 경험, 다른 분들도 한번쯤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도심을 걸어가다가, 차를 타고 가다가, 하교하는 자녀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가...
하루아침에, 한 나무가 '닭발나무'로 변해버린 광경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다면, 아래 소개하는 자료집을 꼭 한번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답니다.
○ (목적) 가로수를 비롯한 상가·학교·아파트 나무에 관행적으로 자행되어 온 무자비한 가지치기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 모색 ○ (일시) 2021년 6월 16일 14시 ~ 16시 ○ (장소)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대회의실 (9층) <발제> 발제 1: 최진우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대표 / “무자비한 가지치기 실태, 원인과 해결과제” 발제 2: 이홍우 아보리스트(전문 수목관리사) / “아보리스트의 가로수 진단 및 평가” <지정토론> 토론 1 : 김주열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과장 / “가로수 조성 및 관리정책” 토론 2 : 하재호 서울시 조경과 과장 / “서울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방안” 토론 3 : 강찬호 한국전력공사 배전운영처 차장 / “배전선로 근접 수목 가지치기 관리” 토론 4 : 김양진 한겨레신문 기자 / “언론에서 바라보는 가로수 관리, 민관협치 가능한가?" 토론 5 : 최 영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시민 인식 조사로 살펴본 나무 가지치기에 대한 시민의 생각" ○ (주최) 국회의원 강득구(교육위원회), 강준현(국토교통위원회), 김성환(산자위원회), 맹성규(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환경노동위원회) ○ (주관)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 서울환경운동연합, 안양가로수네트워크, 인천녹색연합, 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 ○ (후원) 산림청, 재단법인 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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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상깊게 읽은 부분들도 함께 소개해 봅니다. (자료집을 꼭 한번 읽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로수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치를 주어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주어 시원하게 해줍니다.
지자체 등 관에서 시민단체를 보는 시각은 기본적으로 "말이 안 통한다. 법과 절차에 무지하다"라는 것이다. 바꿔 말해 법과 절차를 몰라서 벌목을 막아나서고, 강전정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
- 김양진 한겨레신문 기자 토론문 중 |
마지막으로, 시 하나를 소개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김광규 머리는 이미 오래 전에 잘렸다 전깃줄에 닿지 않도록 올해는 팔다리까지 잘려 봄바람 불어도 움직일 수 없고 토르소처럼 몸통만 남아 숨막히게 답답하다 라일락 향기 짙어지면 지금도 그날의 기억 되살아나는데 늘어진 가지들 모두 잘린 채 줄지어 늘어서 있는 길가의 수양버들 새 잎조차 피어날 수 없어 안타깝게 몸부림치다가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어 몸통으로 잎이 돋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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