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활동가, 단체와 나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 도덕성에서 건강성으로
현안과이슈 / by 강정모 / 작성일 : 2016.06.07 / 수정일 : 2023.03.31




비영리활동가, 단체와 나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 도덕성에서 건강성으로

 

 

작가 유시민은 그의 책1)에서 사람이 잘 살기 위한 공통요소로 일하기(돈을 위한), 놀기, 사랑하기, 연대하기를 꼽았다. 이 네가지를 골고루 할 때 그야말로 '잘산다'는 감각이 든다는 것인데 새길수록 명쾌하다.2)

 

사람들은 각자 이 네 가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구현한다. 예를들면 삶을 일하기와 놀기로 채우다가 허전해 기부나 자원봉사를 통해 '잘삶'의 감각을 채우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많고, 영광되게 조명된다. 사회복지계통에는 이런 자들에 대한 인정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인생을 일하기와 놀기로 채운 이들을 사랑하기와 연대하기를 독려키위한 방안을 마련키위해 노심초사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사랑하기와 연대하기로만 삶이 가득한 인생도 많다. 의미와 가치추구가 '직업'인 인생들이다. 예를들면 종교, 사회복지, 엔지오, 엔피오 등 공익을 위한 계통에서 종사하는 삶들이다. 이들이 '잘삶'의 감각을 느끼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사람들과는 반대로 (돈을위한)일하기와 (자신을 위한, 그냥 즐기기 위한)놀기가 채워져야 한다.

 

인생 대부분을 일하기와 놀기로 채운이들이 간혹 사랑하기와 연대하기를 해 받는 인정과 영광에 비해 공익추구 계통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잘삶'을 감각을 얻기 위해 결핍된 '일하기''놀기'를 할 때 주변의 시선은 인정은 커녕 비도덕적이라거나 경멸을 쏘기 일쑤다. 더 안타까운 것은 공익활동가 자신이 일하기와 놀기를 하면 '내가 이래도 되나....'와 같은 죄책감에 괴로워할 때도 많다. 그래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늘 소진의 함정에 노출되어 있다. 그것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조직적 방안을 강구하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게 현실이다. 이러한 소진은 궁극적으로 주변의 넉넉한 인정이 전제된 적정한 일하기와 '자신이 선택한' 놀기로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함'은 잘삶의 요소. 일하기, 놀기, 사랑하기, 연대하기가 균형잡혔을 때 얻을 수 있다. 이제 공익활동가들이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도덕성에서 건강성으로 바뀔 때가 되었다. 사랑하기와 연대하기가 직업인 사람들이 관계과잉과 연대과다에 봉착하면 오히려 관계염증과 연대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것이 낯설다면 일하기와 놀기의 과잉에 지친사람들이 일하기와 놀기에 대한 권태와 허망함에 대한 고백들을 떠올리면 된다. 이런 사례는 너무나도 넘친다.

 

우리는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때가 되었다.

도덕성에서 건강성으로

인성에서 공공성으로

차별성에서 진정성으로

 

1)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저, 아포리아

 

2) 스티븐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존재의 쇄신을 위해 신체, 관계, 지적, 영적이라는 4가지 측면의 균형을 제시했다. 4가지 측면의 특성은 어떤 것이 다른 것을 상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한 측면의 결핍을 다른 측면의 넘침으로 메꿀수 없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커리어가 아무리 높아도, 가족과의 관계를 대체할 수 없다.

 강정모 부대표(NPO스쿨)
※ 이 글은 NPO스쿨(nposchool.tistory.com)과
  시민교육콘텐츠연구소(http://cafe.daum.net/civilcontents)에도 실려 있는 글입니다 

 



작성자 : 강정모 / 작성일 : 2016.06.07 / 수정일 : 2023.03.31 / 조회수 : 3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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