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이익회사(CIC·Community Interest Company)란 무엇인가?
현안과이슈 / by 아지 / 작성일 : 2016.05.16 / 수정일 : 2021.08.17

'착한 소비'를 통해 회사 이윤이 주주나 소유주에게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돌아가도록 하자는 모토로 국내 최초로 '공동체이익회사'라는 이름을 걸고 '굿바이'라는 회사가 2015년 탄생했습니다.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와 모바일폰 유통 사업 등을 펼치며 이윤의 50%는 마포구 내 시민사회단체와 협동조합에 기부하고, 동물보호기금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회사의 방침으로 하고 있습니다. 


'굿바이' 출범으로 공동체이익회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굿바이'의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공동체이익회사가 무엇인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공동체이익회사는 사회적기업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영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념입니다. 사회적 경제조직 중에서도 협동조합보다는 좀더 개방적이고 느슨한 형태인 사회적기업은 그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제도화되어 왔습니다. 유럽의 경우, 벨기에는 1995년 '사회적 목적 기업(Social Purpose Company)'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은 2004년에 '공동체 이익 회사(Community Interest Company)'라는 이름으로, 핀란드와 이탈리아는 각각 2004년과 2006년에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라는 이름으로 사회적기업을 제도화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이익회사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조직이 아니라 영국의 맥락에서 탄생한 사회적기업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국의 공동체이익회사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영국의 사회적기업은 과거에는 별도 규정없이 회사법(Companies Act 1985)의 적용을 받던 것이, 2005년 회사법의 개정과 함께 공동체이익회사에 관한 단독규정이 생기며 처음으로 그 개념이 법적으로 규정됩니다. 공동체이익회사는 사적 이익을 넘어 공동체 이익을 위한 사업 기타 활동을 수행하는 회사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주주보다 공동체 이익을 고려하는 유한회사의 한 형태입니다. 


공동체이익회사는 공동체 목적을 위해 설립되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공동체이익심사(community interest test)'를 통과해야 하며, 그 자산과 수익이 이러한 목적을 위해 쓰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자산 동결(asset lock)'을 약속해야 합니다. 또한 한 해의 분배 가능한 이익 중 35%까지만 주주에게 사적 배당금으로 분배가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공동체이익회사의 미션 달성을 위해 사용됩니다. 자산동결로 인해 공동체이익회사는 다른 자산고정단체(등록 자선단체 포함)에 병합되거나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경우가 아닌한 그 자산을 시장가격보다 낮게 청산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이익회사는 법적으로 조합과는 달리 개인 투자에 제한이 없고, 주주 배당의 한도에 있어서도 조합보다 덜 엄격하기 때문에 큰 수익이 창출될 전망이 있고 주주의 이익을 더 보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합니다. 또한 자선단체가 자금조달이나 조직운영에 제한 많은 것과 달리 공동체이익회사는 지역공동체 전체에 이익이 되는 활동이라면 영리활동을 할 수 있고 배당액에 상한이 있는 주식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규정만 제외하면 공동체이익회사는 전통적인 회사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즉 법적 주체로서 스스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주주의 변경이 없는 한 존속됩니다. 그러나 해산 시에는 자산은 주주나 기타 사적 이익이 아닌 공동체에 양도됩니다. 

공동체이익회사는 도입 첫 해에 360개 이상이 설립되었고 2016년 5월 현재 12,000개를 넘어섰습니다. 기준으로 새로 설립되는 회사 200개 중 하나가 공동체이익회사일 정도로 영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공동체 기반의 회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동체이익회사 사례1  런던 웸블리 ‘민와일 스페이스(Meanwhile Space)’

런던 북서부의 브렌트구 웸블리(Wembley)는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 있는 지역으로 과거에 영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 지역이었습니다. 런던시는 웸블리를 재개발지역으로 지정했고 이후 지역에 빈 공간이 늘어납니다. 2009년에 설립된'민와일 스페이스(Meanwhile Space)'는 정부, 민간으로부터 공간을 빌린 후 이를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공동체이익회사로, 웸블리의 빈 공간들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립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커밍순 클럽(The Coming Soon Club)입니다. 지역 주민들과 정치나 종교 주제를 제외한 아이디어들을 모아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로, 축구 클럽, 수공예 모임, 사진 전시, 영화 상영,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한 공간들로 유휴공간을 활용해왔습니다. 민와일 스페이스의 또 다른 대표 사례는 '코트렐 하우스(Cottrell house)'로 35년 간 사용되지 않았던 자동차 전시장(car showroom)을 17개월 동안 빌려, 아티스트 스튜디오, 워크숍 공간, 소셜키친 등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공동체이익회사 사례2  브릭스톤 시장 상인회(Brixton Market Trader's Federation)

1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릭스톤 시장에 처음 상인회가 생긴 건 1990년도입니다. 20여년 후인 2009년, 상인회는 느슨했던 조직을 정비해 공동체이익회사로 등록한 후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칩니다. 그 한 예가 브릭스톤 교도소와 협력하여 출소를 앞둔 수감자들에게 시장에서 일을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또한 상인회는 '브릭스톤 소사이어티(Brixton Society)'라는 지역 단체와 함께 지역 문화 유적 탐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주민들의 온라인 벼룩시장인 '메이커 후드(Makerhood)' 상인들에게 시장 공간을 개방해 오프라인 장터도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 브릭스톤 시장은 2012년 정부로부터 5만 파운드의 '혁신 기금(Initiative Fund)'을 받았고, 이는 인건비 등 상인회 유지비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시장 축제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한 법제도의 개선, 이광택, 2012
사회적경제 전망과 가능성, 이원재 외 공저, 에딧더월드/MYSC, 2015 
Analysis: The rise and rise of community interest companies http://goo.gl/usd6PW
86세-64세 모자 상인 "대형마트 두렵냐고?"(오마이뉴스) http://bit.ly/YTTd7j
영국 런던 예술가들의 화려한 부활(더나은미래 블로그) http://betterfuture.kr/?p=7665
서울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영국의 '마을공동체 사업'(서울시 홈페이지) https://gov.seoul.go.kr/archives/25642





작성자: 신혜정(아지)
서울시NPO지원센터의 정보 아카이브 PM. 다양한 국내외 공익활동 정보 및 트렌드, 사례, 연구들을 소개합니다. 
좋은 사례나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dkcl82@hanmail.net)

작성자 : 아지 / 작성일 : 2016.05.16 / 수정일 : 2021.08.17 / 조회수 : 28165

코멘트를 달아주세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