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가 좁고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는 주택 임대가격 및 주택가격의 상승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복지가 잘 되어 있기로 정평이난 네덜란드의 인구밀도는 세계 15위로 일본보다도 그 순위가 높습니다. 네덜란드보다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대한민국으로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세계 13위 입니다.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지로 이루어진 특수한 나라의 특징을 반영할 때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연일 주택가격 상승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습니다. 항상 집값은 오르고 살 집은 부족하고, 여러 주택정책들이 수립되지만, 예상되는 효과를 거두는 경우는 많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 포스팅 시리즈에서는 한국의 사회주택과 네덜란드의 사회주택을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사회주택은 기본적으로 주택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
<사진 출처 : 네덜란드의 사회주택인 델타보넌(Deltawonen), 홈페이지 캡쳐>
현재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는 네덜란드의 다소 특이한 주택정책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sociale woning 이라고 불리는 사회주택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간단히 이야기해서 지역마다 존재하는 주택조합에서 나라에서 제공하는 주택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저렴한 금액으로 임대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네덜란드의 사회주택의 정의는 “저소득자를 위해 지어진 집이다. 그들은 집을 가지거나 빌릴 수 있다. 특별히 주택협회가 이를 임대한다”[1]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한국의 정의의 차이로 한국은 사회적 약자라는 특정한 집단을 사회적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한정했고, 네덜란드는 보다 넓게 이 주택은 저소득자들이라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라고 설명합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적당한 집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특별히 저임금이나 중임금이거나, 학생, 홈리스, 그리고 갑자기 자신만의 집을 찾아야만 하는 경우 등 (이런 것에 대비하여) 정부는 이런 주택부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2] 네덜란드는 중저임금대의 사람들이 주택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주택을 책임지고 건설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억유로, 즉 한화로 약 2조 7천억원을 투입해 최소 연간 75,000호에 해당하는 집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20년 이전까지 저임금 국민들을 위한 주택보급에 힘을 썼지만, 2020년 1월부터는 중임금 가구를 위한 법이 시행되었고,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네덜란드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 이외에도 단기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과, 긴급하게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대책도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방정부가 일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집들을 더 건축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유학생들과 이혼 이후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하여 지방정부가 집들을 짓도록 돕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나름대로의 대책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영구임대주택을 도입했고, 2019년 정부재정과 주택도시기금과 같은 공적 재원을 통해 166만 128호의 주택을 공급했습니다. 한국의 전체 주택수가 1812만 6954호[3] 임을 고려할 때 전체 주택의 9.2퍼센트가 공공임대주택인 셈입니다.[4]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르면 공공주택은 “공공주택사업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른 주택도시기금(이하 “주택도시기금”이라 한다)을 지원받아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건설, 매입 또는 임차하여 공급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주택을 말한다.
가. 임대 또는 임대한 후 분양전환을 할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주택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택(이하 “공공임대주택”이라 한다)
나. 분양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으로서 「주택법」 제2조제5호에 따른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주택(이하 “공공분양주택”이라 한다)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공공임대주택은 국민주택이라 불리는85㎡ 이하의 주택이며, 이 주택은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 주택도시기금으로 지어져 임대되는 주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주택은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건설한다기보다는 관 및 공기업이 중심이 되어 지어지는 주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투자는 OECD소속 14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투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GDP 의 0.54%에 해당하는 돈을 공공임대주택에 투자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주로 LH와 민간건설사에 의해 지어지고 공공에 의해 임대되고 있습니다.
공공주택 vs 사회적 주택
그러나 이런 공공주택은 사회적 주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사회주택협회는 사회주택에 대한 정의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사회주택(socialhousing)은 국가나 비영리단체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임대주택이며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나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담은 주택으로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사회주택은
주택
불평등에
대한
잠재적
치료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협의적 의미로는 “사회적경제주체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하여 공공의 지원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적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을
제외하며
소득조건이
전제되는
경향이
있다.”
라고
사회주택을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지자체에서 사회주택 지원조례가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서울시에 위치한 사회주택들, 출처 - 사회주택플랫폼 캡처>
한국사회주택협회는 국내 시조례에서 정의한 사회주택에 대한 정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8년 1월4일부터 시행된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사회주택이란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주거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임대주택 등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고, 2017년 7월 13일부터 시행된 “시흥시 사회주택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사회주택이란 사회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주거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가 공급하는 임대주택 등을 말한다”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표현상의 작은 차이가 있을 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사회적 주체가 제공하는 주택이 사회적 주택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사회주택에서의 핵심은 ‘주택을 공급할 주체가 누가 될 것이냐?’ 에 대한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은 20대 국회에서 윤관석의원 등 16인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사회임대주택 사업자들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려 했으나, 국회 법사위에서 계류되어 자동폐기되었습니다. 당시 법률안에서 사회주택을 “"사회임대주택은 소득·자산을 충족하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택을 건설하거나 매입하여 30년 이상 임대하는 또는 임차하여 6년 이상 임대하는 민간임대주택으로 정의하며, 사회임대주택을 공급하였거나 하려는 사업자를 사회임대주택사업자로 정의함” 라고 규정했습니다.
이 법령에 따르면 사회주택공급자는 30년 이상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건설 혹은 매입하거나,
6년 이상 임차할 목적으로 임대하는 민간임대주택으로 정의했습니다.
사회주택과 공공주택의 차이점은 공공주택은 정부 자금으로 주택을 지어 임대를 하지만, 사회주택은 민간이 주체가 되어 공급을 하는 주택입니다. 또한 공공주택은 저소득층을 위해 임대를 한다기 보다는, 소득분위가 높지 않은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수에게 주택임대의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주택은 청년과 저소득층 등 주택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 등 특정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회주택은 특별히 거주자간 커뮤니티 형성에도 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지난 6월 14일
“서로
존중하는
쉐어하우스, 독립성
강한
MZ세대에 딱이죠” 기사에 따르면, 온썸이라는 사회주택 운영회사의 ‘어느가족’이라는 사회주택에 거주하는 김나연씨는 “쉐어하우스에서
발생하는
장점이자
단점은
어울림의
강도가
높다는
점”이라 밝혔습니다.
또 다른 사회주택에 거주하는 이재현씨는 뉴스토마토 6월
7일
기사에서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사회주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한국에서
사회주택은
쉐어하우스로
통용되는
듯해
보입니다.
지면상 여기에서 글을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한국의 사회주택의 실제사례와 네덜란드 사회주택의 실제사례를 비교하여 두 국가간 사회주택의 차이와 공통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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