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문화는 어떤 것일까요. 2014년 '문화가 있는 날'1 이 시행되고 지역문화진흥원에서는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나는 예술여행(예술사업)에는 사회문제 해결형이 신설2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주요 사업들은 '모두를 위한 문화'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턱이 있는 미술관, 소수자의 편의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복합문화공간, 대상화하는 문화예술교육 등 여러 장면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번 36번째 기획 아카이브에서는 모두를 위한 문화에 다가가는 중인 '문화로 연대한 지역 공동체'와 '다양한 문화의 관점을 대상화하지 않는' 국내외 사례를 소개합니다.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다른 종류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화로 연대한 느슨한 지역 공동체
생활, 주민, 그리고 마을이 결합된 마을극장DMZ _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
DMZ 경계선 가깝게 서화리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이 영화 각본과 영화 제작부터 배우 그리고 영화제 홍보대사까지 역할을 맡아 2018년부터 진행된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3(이하 영화제)’. 영화제 주최자 신지승 감독은 마을영화를 '돌탑영화'라고 칭하며 마을 주민과 돌을 쌓듯 만드는 영화라고 정의했습니다. 20년간 마을영화를 찍은 영화를 영화제에서만 공유하며 마을 지역과의 공생을 위해 유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마을 주민과 함께 살아가며 마을의 생활 문화를 함께 교류하는 끄트머리이지만 국제적인 마을 영화제를 소개합니다.
출처: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 블로그
지역 공동체와 문화 함께 나누기 < 블루칼라의 정원 >
거제도는 2018년부터 계속된 조선업의 장기 불황으로 최근에는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도시입니다. 섬도의 <블루칼라의 정원>은 거제도 지역 문제 고민을 바탕으로 조선업에 종사하는 블루칼라 청년 근로자와 실업 청년, 거제 경력단절 여성 등과 함께 가드닝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블루칼라의 정원>은 투어리즘을 넘어서 거제도의 블루칼라 청년 근로자들을 가드닝이라는 문화로 심리치료를 제공했습니다. 또 가드닝 프로젝트 이후에는 지역 청년 공동체를 조성해 네트워킹하며 지역 문화 자생력을 확보했습니다.문화 다양성, 대상화가 아닌 주체로.
같이 가치_ 코코룸(COCOROOM)
2003년부터 활동을 이어온 '코코룸COCOROOM'은 가마가사키(현 행정 아이린지구)에 있습니다. 코코룸이 위치한 지역은 치안이 좋지 않아 일본의 대다수 사람들, 관광객 등이 기피하는 빈민 지역입니다. 일본 지도에 표시되지 않아 대부분 이 마을의 존재를 알지 못합니다. 코코룸은 사회 소외 지역에서 시를 매개로 거주하는 노숙자, 일용직 노동자 등 빈곤층으로서 대상화하는 것이 아닌 관계 형성을 목표하여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나가는 단체입니다. 코코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가마가사키 예술대학에서는 배운다는 개념보다 지식을 함께 같이 나눈다고 표현합니다.
출처: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아뜰리에 코나스 홈페이지
같이 있음을 드러내고 속도 맞추기 _ 아뜰리에 코나스(atleier CORNARS)
일본의 장애인 지역 문화 공동체 ‘아뜰리에 코나스(이하 코나스)’는 1993년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설립한 시설입니다. 일본의 장애인 복지 역사 속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된 행정 조치로 이루어져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받을 수 없었습니다. 1981년 일본에 normalization의 개념이 들어오며 마을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방법은 보통의 가정처럼 문을 열고 운영하여 장애인들과 같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코나스는 장애인 개개인의 장애 요소와 속도 그리고 특징을 존중한 운영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또 대내외적으로 지역 사회에 있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지역사회 안에 장애인에 대해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날 것의 예술, 고유성을 함께하는 예술 공동체 _ 밝은 방
밝은 방은(로사이드 설립과 운영 2008-2017, 밝은 방: 2018-현재) 발달장애, 정신장애 창작자와 함께 다양한 예술 워크숍을 운영하며 창작과 소통의 방향을 찾는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제도권 예술교육과 관계없이 일상에서 지속되어온 창작자의 직관적인 예술 표현을 사회에 소개하는 워크숍(전시, 출판물, 홈페이지, 기획)을 진행3했습니다. 가능하면 느린 속도감으로 창작자의 고유성을 함께 발견하고 기뻐하며 창작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밝은 방은 최근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의 초청 기획자로 전시 기획을 맡았습니다.
다름의 가치로 만나, 참여의 범위를 넓히기 _ 창작그룹 비기자
창작그룹 비기자(이하 비기자)는 무한경쟁시대에 각기 다른 생각들이 꾸준하게 비길 수 있는 현장을 인문학적 문화예술 활동으로 만들었습니다. 비기자의 대표적 활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예술 활동을 구분짓지 않고 서로에게 참여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문화예술 워크샵(이하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제도권 내에 예술교육을 벗어나 자기표현하는 사람들의 개개인적 경험을 워크샵에서 발현시켜 장애인문화예술교육에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모두가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문턱 없이 다녀오겠습니다_ <차별없는가게> 다이애나 랩X인포숍카페별꼴
WE WELLCOME ALL, <차별없는가게>는 다이애나랩과 인포숍카페별꼴이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차별없는가게>는 일상생활 공간에서 장애, 정체성으로 차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도록 ‘모두를 위한 공간’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 갤러리, 약국, 운동센터 등 직접 가게와의 인터뷰를 통해 약속을 받고 섭외하여 모두가 문턱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 공간의 범위를 넓히는 중입니다. 프로젝트를 운영한 1)다이애나랩은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하는 표현을 연구하고 실행하는 그룹입니다. 2)인포숍카페별꼴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공간을 운영합니다. 이들은 2020년부터 공공예술 프로젝트 <환대의 조각들>을 진행5중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환대의 조각들>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 _ 0set프로젝트
0set프로젝트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명제’를 0set 버튼을 눌러 다시, 다른 방식으로 사유(각주6)하고자 합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관람모드>는 문화예술 공간에서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관람방식에 의문을 갖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관람 환경’ 이를 주제로 2019년부터 연작 중입니다. 2021년 10월 5일-10일 예정 중인 3번째 프로젝트 <관람모드 - 있는 방식>은 ‘탈시설의 있는 방식을 질문하는 공연’으로 진행합니다. 공연과 전시는 ‘문자/수어/음성’과 같은 관람 환경으로 조성돼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0set프로젝트의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각주
1. 전국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생활 속 문화 향유를 확산하기 위해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 1월부터 시행하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의 날로 제정하는 제도. 기존에 제정되었던 문화의 날과 별개로 시행
2. 2021년 : 경제·사회 소외계층 13개 세부유형별 사업구조로 전환
3. 2018년 끄트머리마을영화제에서 2020년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로 확대 개편되었다.
4. 밝은 방 팀의 홈페이지 소개 글이 인상적이어서 옮겼습니다.
5. 다이애나랩 기획과 주관, 인포숍까페별꼴 협력6. 0set프로젝트 소개 글이 인상적이어서 옮겨적었습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국민일보, [DMZ, 희망의 사람들] 주민들이 배우·스태프 역할 .. "마을영화, 국제 축제로 거듭났죠"]
https://news.v.daum.net/v/20210805040806666?s=print_news
[거제·고성·통영 고용지표 ‘여전히 나쁨’]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58668[도민일보, 자연 조선소 재료 삼아 지역문화 새로 디자인]
https://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61750
[제주의 소리, 야쿠자와 노숙자로 쇠락한 거리에 시민 커뮤니티 시인]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93165
[관계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사회문화예술교육]
https://arte365.kr/?p=56416
[공공예술 프로젝트 2020년 환대의조각들 홈페이지]
[웹진, 다이애나랩을 소개합니다.]
https://www.ieum.or.kr/user/webzine/view.do?idx=134
[웹진이음,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부른다는 것]
https://www.ieum.or.kr/user/webzine/view.do?idx=167
인터뷰:
[아뜰리에 코나스]
[코코룸]
https://bigija.tistory.com/70, https://www.wochikochi.jp/topstory/2020/11/6npo.php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
https://www.youtube.com/watch?v=fDLRZjSPadw, https://seebull.tistory.com/26
https://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32084
[밝은 방]
https://ggarte.ggcf.kr/?p=74&&tab=98&vmode=view&sIdx=201906241820348352&wzIdx=30
[인포숍카페별꼴]
추가자료:
[창작그룹 비기자 대표 최선영, 장애문화예술교육_ 기대하지 않고 표현으로 만나기]
https://www.youtube.com/watch?v=dzqbKPdWESs&t=1949s
* 공유합니다.
[2020 장애예술기획자 양성과정_ 서론이길다.]
https://bigija.tistory.com/161, https://drive.google.com/file/d/1NlxiScQ6wI-CGoKsKnXo6deasmQn6aBj/view
[2019년 문화가 있는 날 <청년문화우리> 사례집 _청년 문화, 우리 지역에 스며드는 힘]
http://www.rcda.or.kr/data/data_view.asp?idx=1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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