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동영상】범죄 보도와 관련된 윤리적 원칙
현안과이슈 / by 윤삐삐 / 작성일 : 2022.06.04 / 수정일 : 2022.06.07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면 뉴스가 온통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로 뒤덮이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언론들이 나서서 가해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을 과연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범죄자 관련 언론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Ted 영상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른 총기난사 범죄가 벌어졌습니다. 514일에 뉴욕주 버팔로에서 흑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 혐오 총격이 일어났고, 다음 날인 15일에는 캘리포니아주의 대만계 교인들이 주로 머무는 교회에서 총격이 발생했습니다. 며칠 후 524일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무차별 총격이 발생해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 기사

  

총기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와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언론이 총격범을 다루는 방식을 문제점 중 하나로 지목하는 Ted 동영상도 주목받고 있는 듯합니다. ‘총격범들이 원하는 언론 보도를 멈추라고 요청합니다’(A call to end the media coverage mass shooters want)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톰 테브스(Tom Teves)2019년에 진행한 강연입니다.

 

영상 링크: https://www.ted.com/talks/tom_teves_a_call_to_end_the_media_coverage_mass_shooters_want/transcript

*본 영상은 한국어 자막이 지원되는 영상입니다.

 

영상 내용 정리
 

이미지 출처 : Ted 사이트 캡처

 

톰 테브스는 2012년 미국 콜로라도 주 오로라 영화관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당시 24살이었던 첫째 아들 알렉스를 잃었습니다. 알렉스는 함께 있던 여자친구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영웅이었지만, 언론 보도에서 알렉스나 다른 희생자들의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총격범의 이름과 사진, 범행 방식 등 그에 대한 이야기만 계속해서 보도되었습니다.
 

톰은 이러한 보도가 총격범들에게 그들이 원했던 악명성을 부여해주는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오로라 극장 총기난사 범인을 비롯한 실제 총격범들 다수는 유명해지고 싶다’ ‘악명을 떨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총격범을 끊임없이 조명하는 언론 보도는 의도치 않게 이들이 원하던 바를 이뤄주는 성공사례가 되고, 모방범죄의 위험도 높입니다.

톰과 그의 아내 캐런은 ‘No Notoriety’(*notoriety: 악명)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언론들에게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총기난사를 비롯한 잔혹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에 대한 보도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범인의 사고방식, 범행동기, 사망자·부상자 통계에 관한 모든 사실들을 보고하되, 그들이 도주 중이지 않는 한 그들의 이름과 사진을 사용하는 것을 최소화할 것.
 

둘째: 범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기사 하나 당 한 번으로 제한하고, 헤드라인에는 쓰지 않으며 눈에 띄는 위치에 사진을 사용하지 않을 것.
 

셋째: 범인이 제공한 본인에게 유리한 자료는 발행을 거부할 것.

 

이들 단체는 뉴스 소비자들에게도 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불필요하게 남용하는 뉴스 콘텐츠를 의식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언론사에 문제제기를 해주기를 요청합니다. 언론은 광고와 조회수로 수익을 얻는 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야 범죄자들에 대한 보도 방식에 변화가 이뤄지고,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상을 시청하면서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여러 범죄사건과 이를 대하는 언론들의 태도도 떠올랐습니다. 우리에게는 알 권리가 있지만, 어딜 가든 가해자의 신상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만 줄기차게 쏟아지는 것은 비극적인 사건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도 아닐 뿐더러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영상이었습니다. 그보다는 이런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막을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일지, 어떻게 해야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 대한 2차적 가해가 일어나지 않을지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나 책임감을 가지고 뉴스를 소비하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참고자료

한겨레. “흑인들에게 총기난사 생중계한 18백인 대체론이 뭐길래” (검색일: 202261)

URL: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42991.html

 

한겨레. “미 텍사스 18살이 초등학교에 총기 난사학생 14·교사 1명 사망” (검색일: 202261)

URL: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44267.html

 

NO Notoriety 홈페이지 (검색일: 202261)

URL: https://nonotoriety.com/




 


작성자 : 윤삐삐 / 작성일 : 2022.06.04 / 수정일 : 2022.06.07 / 조회수 : 7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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