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석학초청 지상강연] 21세기의 시민사회와 비영리단체_(1. 강연)
활동사례 / by NPO지원센터 / 작성일 : 2016.01.20 / 수정일 : 2023.03.22






해외석학초청 지상강연



21세기의 시민사회와 비영리단체

Civic Society and Nonprofit Organizations in the 21st Century  

 

 

연사 : 램 크난(미 펜실베니아대학교 사회복지정책대학교수)

사회: 홍일표(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
장소: 서울시npo지원센터 1층 강당 '품다'

 


사회(홍일표 더미래연구소 사무처장)

 

“21세기의 시민사회와 비영리단체란 제목의 해외석학초청 특별강연이 서울시 주최, 더미래연구소와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서울시NPO지원센터 주관,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후원으로 오늘(2016.01.13) 열리게 되었습니다. 경희대 미래문명원에서 해외의 석학 분들을 초빙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대요, 고맙게도 저희 기관들과 연결이 되어서 비영리단체 그리고 시민사회 연구의 독자적인 석학이신 램 크난 교수님을 모시고 오늘 이 자리를 기획할 수가 있었습니다.”

 

환영사(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과 서진아 과장)

 

“안녕하세요,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과 서진아입니다.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행정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특히 박원순 시장 들어 시민과 함께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들이 좀 더 주도적으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NPO 이 영역들에 지원을 하고 있는데 4년이 된 지금 시점에서 행정의 재정적인 지원만으로 될 수 없고, 시민들이 스스로 이 일들을 해나갈 수 있는 진정한 주도 세력이 되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하는 게 시민사회 내부에서의 고민이기도 하고, 함께 거버넌스를 해나가고 있는 행정으로써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조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원래 생각했을 때는 한 30명 내외 소박한 토론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셔서 하루만에 90명 가까운 분들이 신청을 하셨어요. 여러분들은 선택 받으신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올 한해 2016년 서울시와 함께 NPO지원센터,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그리고 이 일을 준비해준 여러 미래연구소와 미래문명원, 활동하시는 모든 분들, 여기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이 하시고자 하는 일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

 

“네, 아무래도 시간을 강연과 질의응답에 많이 할애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더 긴 부연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램 크난 교수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배포해드린 자료에는 간단하게 현재 펜실베니아대학교 사회복지정책대학 교수, 또 경희대학교의, 우리식으로 말하면 초빙석좌 교수님, 이렇게 될 텐데요. 교수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한 40페이지 정도의 긴 연구와 경력 소개가 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의 비영리단체, 시민사회에 대한 비교연구, 사례연구를 오랫동안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오늘 말씀하시는 내용은 그 전체 연구 범위와 역량의 일부분이겠지만,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이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잘 전달해드렸기 때문에 충분히 소통을 하면서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면 램 크난 교수님을 큰 박수로 모시면서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강연(램 크난 교수)

 

“본격적으로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 소개와 함께 시작할까 합니다. 제가 정말로 진지하게 말씀드리는 점은 미국을 공부해서 모방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꽤 다르고,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을 모방하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저는 많은 국가에 가서 강연을 해왔는데 항상 첫 번째로 받는 질문이 ‘어떻게 우리가 미국을 따라할 수 있습니까’, ‘가장 크고, 가장 부유하고, 가장 성공적인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따라할 수 있습니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모방하려고 하지 말라고 합니다. 다른 문화와 맥락에서, 미국은 모든 이들을 위한 모델은 아닙니다.”

 

1. 어떻게 미국은 형성되었나

 

“오늘 강연에서도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비영리섹터는 가장 포괄적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다른 어떤 역사가 없습니다. 미국은 신생 국가입니다. 최초의 이민자가 1620년에 미국에 건너왔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역사가 채 400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의 경우, 또 한국의 경우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몇 천년을 돌아볼 수 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첫 이주는 두 가지 이유 중 하나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왔고,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갔습니다. 두 번째는 종교적인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개신교도들은 영국에서 탄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개신교도들은 미국에 와서 ,그들 자신만의 종교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스스로 잉글랜드로부터 온 사람, 그리고 잉글랜드의 시민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영국 왕에 종속되었다고 보았죠. 제가 여기 인용구를 적어놓았는데요, ‘당신에게 저녁을 위해 100마일을 운전하는 게 아무것도 아니듯, 우리에게 100년의 역사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이야기가 미국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 다른 국가들에서도 사람들이 왔습니다. 가난하고, 배고프고, 먹을 것이 없었지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많은 곳에서 온, 많은 종교를 가진, 그리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주가 되는 몇몇 식민지가 있었고, 식민지 각각은 다르게 조직화되었습니다. 식민지 또한 그 당시에 영국 왕에게 종속되어 있었습니다. 식민지는 각각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졌습니다. 그러고 서로 다른 주들이 이주자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상상하기 어렵죠? 무에서 시작했던 국가였으니까요. 고유의 사회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경험을 가진 국가들로는 오직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국가들은 계속해서 몇 년간 영국에 종속되어 있었고 그래서 영국과 매우 비슷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매우 달라졌습니다.”

 

2. 미국의 실상

 

“그래서 미국은 공유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no shared identity) 제가 한국의 누군가를 보게 되면 그들은 대부분 비슷한 역사서를 읽고, 국가의 역사를 알고, 대도시는 무엇인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수 천 년 전 왕조들을 잘 알 것입니다. 미국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미국이 만들어지고 나서 한참 후에야 건너 왔고, 대부분은 미국의 역사가 자신들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독립? 우리는 노예인데’라고 말합니다. 라틴계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많은 미국인들은 민족 집단, 같은 문화, 같은 종교에 나왔다는 데에 더 유대감을 가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을 물어본다면, 여러분들은 몇 가지 이름을 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국인에게 불어보면 그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올림픽에 나간 팀을 국가 팀이라 간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용광로(melting pot)의 이상, 모든 사람이 영어를 말하고 미국인이 되는 것, 개신교이고, 백인인 사람들이면 좋겠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녹아들어 미국인이 되는 것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중시하게 됩니다. 당신이 한국계 미국인이면 이탈리아계 미국인과 다르고, 가톨릭계 유대교라도 다들 고유성을 인정받죠. 그러나 동시에 그 그룹은 다른 그룹은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 사회는 많은 수의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 생각하고, 나란히 살지만 서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집니다. 당신이 성공한 사람이면 당신이 더 많이 벌죠. 19세기 기숙학교는 개신교에서 운영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다른 종교단체들이 우리는 그 개신교 기숙학교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죠. 아마도 킹 제임스가 사용한 성경을 사용할 테니까요. 모든 종교 학교는 공립학교에 대항하는 자신만의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태계, 가톨릭 기숙학교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또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100~200년 전에 우리는 이 그룹, 저 그룹에서 아이들을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아 비영리기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른 이주민들의 이주는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아프리카에서 온 많은 수의 이주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미국을 차별화하는 점입니다. 미국은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은 낮은 출산율,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많은 이주민들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중에 젊은 사람들이 많고, 매우 다양한 그룹의 출신들이 있습니다. 많은 이주민들이 사는 뉴욕에 가면 당신은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자신들과 유사한 사람들과 뭉치게 됩니다. 그들은 다른 그룹을 믿지 않기 때문이죠. 미국을 보십시오. 한국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직업이 뭘까요? 세탁소입니다. 이것은 한국에 세탁소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을 했나요?’라고 물었을 때 ‘저는 세탁소를 운영합니다’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인이 운영하지 않는 세탁소를 발견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모텔에 가도 그렇습니다. 또 작은 모텔을 보면 90퍼센트가 인도계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종교 집회에 가서 ‘어떻게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죠?’라고 물었을 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숙박업 밖에 없죠’라고 대답합니다.

 

미국에서는 국가의 이해보다 지역의 이해가 중요하죠. 우리는 미국의 국가 ‘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지역 ‘팀’을 압니다. 저는 필라델피아 출신인데요, 이 사람들에게 국가 팀을 물어보면 모릅니다. 사람들은 지역적으로(locally) 관심을 가지고 지역적으로 생각합니다.

거의 80퍼센트의 사람들이 여권이 없죠. 그들은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습니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 구요? 미국에 대해서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1823년 먼로 대통령은 미국은 유럽의 열강들이 북미와 남미에 개입하지 않는 한 유럽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오직 1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이것을 깼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들의 국가가 세계의 다른 부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3. 미국 사회의 특징

 

1) 개인주의 Individualism

“미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개인주의입니다. 개인주의가 매우 세죠. 개인주의 아이디어는 승자독식(winner-takes-all)을 통한 성공입니다. 빌 게이츠, 주커버그, 스포츠 인사들을 숭배하죠. 그들은 근면성실, 재능을 통해 당신이 성공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줬죠. 그래서 나머지도 노력해서 똑같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개인주의의 이데올로기는 ‘내가 나 자신에 책임을 진다’는 거죠.

 

중요한 점은, 우리는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복지를 제공하는 것에 책임이 있지 않다는 거죠. 그러니 스스로 하라는 겁니다. 나는 오직 나에게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곤경에 처하면 제가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차라리 고통을 받고, 배고픈 게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미국인들은 관대합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사람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도움을 받기를 거부하죠. 또한 도움이라는 것은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를 통해서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사적 영역에의 집중 Focus on the private sector

“그리고 미국인들은 정부는 비효율적(inefficient)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미국의 사상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항상 민간부문보다 덜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정부가 사적영역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서비스가 민영화되고 있습니다. 사회서비스에서부터 감옥, 쓰레기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들이 과거에 비해 더 많이 민영화되어왔습니다. 왜냐하면 사적 영역이 더 효율적(efficient)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담 스미스를 읽었거나, 경제학을 수강했다면 경쟁을 통해 가장 최상의 가격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미국인들은 본질적으로 정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습니다. 한 조사연구를 보면, ‘당신은 정부가 당신의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까?’라고 질문을 했고 ‘정부가 문제 해결을 하는 것 같습니까?’라고 물었는데 두 가지 질문에 대해서 모두 회의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3) 연방주의와 신연방주의 Federalism and New Federalism

“기본적으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말한 두 사상가가 있습니다. 토마스 홉스(Thomas Hobbs)와 존 로크(John Locke)입니다. 주제에 맞게 간단히 설명을 드린다면, 토마스 홉스는 ‘사회는 강력한 정부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을 강한 정부 없이 내버려두면 그들은 서로 싸우게 되고, 부정적으로 경쟁에 치닫게 되고, 그리고 전쟁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사회는 강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로직은 유럽에서 매우 강하게 작동합니다.

 

존 로크도 동시대 사람인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가 매우 약할 때 오히려 훨씬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정부는 그냥 안보, 치안, 그리고 기본법만을 해야 하고,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그냥 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사람들은 존 로크의 글을 읽었고, 독립전쟁 전에 이 사상을 접하면서 푹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왕이 수입품에 대하여 세금을 거두려하자 존 로크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대표 없이 과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라고 말하였습니다. 영국이 우리에게 세금을 부가하려 하는데 우리를 대표하는 어떤 의회 멤버도 없고, 그러므로 우리가 대표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징수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일어났던 것은 반란이었고 놀랍게도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1776년 만약 그 때 누군가가 내기를 했다면, 99.9퍼센트가 영국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국군 장교가 너무나 많은 바보 같은 실수를 했고 그래서 영국이 패하게 되었으며 미국에서 새로운 사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최초로 다른 국가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독립을 쟁취하고 자신들이 어떤 국가를 만들지 결정할 수 있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상상을 해보십시오. 만 여 명의 사람들이 달나라로 가서 당신만의 이상적인 사회를 정해라라고 했다고. 그때 사람들이 저의 고향인 필라델피아에 모여서-당시에는 수도였습니다-어떤 종류의 행정부를 우리가 원하는가를 토론했죠. 그들은 오직 왕정, 군주정만을 알았죠. 그래서 워싱턴에게 가서 ‘당신이 왕이 되어주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아니요, 저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뒤이어 이들은 많은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정부를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강한 정부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은 연방주의(Federalism)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방주의를 연방 정부와 혼동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그들은 ‘아니요. 우리는 작은 정부, 주에 대해서 과도한 권력을 가지지 않는 정부를 원한다, 그러니 너무 많은 연방 정부의 세금은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관세를 징수할 수는 있지만, 소득세는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체제가 100년 넘게 이루어졌죠. 모든 주가 각 주만의 법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연방 정부는 개입할 수 없다고 했죠. 아마도 아시겠지만,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사형제도는 오직 21개 주에만 있습니다. 29개의 주는 사형제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시인하실 필요는 없지만, 여러분 중에 마리화나 피워보신 분들이 있는지.(웃음) 그런데 당신이 콜로라도, 워싱턴 주에 가면 합법화되어 있습니다. 매릴랜드 주에 가시면, 당신은 아픈 환자들에게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펜실베니아에서는 불법입니다. 이렇듯 각 주들은 모두 다른 법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강한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집단들은 서로 불신하고, 의구심을 갖고 경쟁합니다.”

 

4. 미국 사회의 단점과 장점

 

1) 단점

“그 결과로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 ‘미국에 가지 말라’라고 말하려면 가장 높은 수감률, 가장 높은 수준의 지리적 이동성을 말하면 됩니다. 미국에서는 다 큰 자녀들과 부모들은 떨어져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마일 정도는 떨어져서 지냅니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1.5킬로미터 정도이고요. 가족 간의 의무가 적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22살까지만 자녀에 대해 책임을 지고 학업을 마치고 일을 가지면, 굿바이입니다. 휴가 때 보자고 하죠.(웃음) 이혼율도 가장 높죠. 직업 안정성이 없고, 오늘 당장해고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단점입니다.”

 

2) 장점

“미국인들이 정부가 나쁘다고 본다면 그룹 혹은 협회, 우리와 비슷한 이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그룹을 만들게 됩니다. 400년 동안 이런 결의와 협회를 만들어 ‘우리가 서로 도웁시다’라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Alexueville)은 프랑스 철학자인데 프랑스어로 이야기해서 미국에서는 인기가 없었으나 <미국의 민주주의>가 영어로 번역되고 나서 많이 회자가 되었죠. 그가 말한 것은, 어떠한 국가에서도 사람들이 만든 그렇게 많은 협회를 보기가 어렵다. 왜 사람들이 만들지? 왜냐하면 사람들이 정부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그들을 위해서 많은 것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동의 이슈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협회를 조직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내 이웃 지역에서 오염상황이 심각하다면 나는 시청에도 갈 수 있겠지만, 그러나 협회를 조직해서 그 멤버들과 토론하고 함께 압력을 넣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거죠. 이것이 바로 미국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5. 벤자민 프랭클린의 예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보스톤에서 태어났고, 필라델피아로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인쇄소를 차려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매우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이 되었죠. 그는 매우 많은 것들로 유명합니다. 우선 전기를 발견했죠. 피뢰침을 세우게 되면 집이 갑자기 번개로 불이 나는 것을 보고 말이죠. 그리고 독립선언서 작성을 도왔습니다. 또 그는 ‘농민 연감’(<가난한 리처드의 달력>)을 썼습니다. 언제 농작물을 심어야 하고, 동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등이 내용이지요. 그렇지만 제가 그를 인용하는 이유는 그가 바로 최초의 무료 도서관을 설립했다는 점입니다. 그 당시 책값이 매우 비쌌습니다. 그 때 벤자민 프랭클린은 '내가 70권의 책이 있고, 각각이 거의 200~300달러이고, 당신이 또 100권의 책이 있으니 우리 이것을 한 데 모아서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떨까?'하고 떠올렸습니다. 이건 새로운 발명이었습니다. 그 당시 아이디어는 한 데 모아서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발적인 소방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강가에서 불이 났고, 사람들이 강가 뿐 만 아니라 주택들 주변에도 소방 단체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자발적인 부서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자발적인 소방 회사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또 미국 최초의 병원과 펜실베니아 대학교를 설립했고, 철학과 윤리 사회도 만들었습니다. 그가 교육 코스를 제공하고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학위를 주자고 해서 대학교 개념이 생겼습니다. 철학과 윤리를 말하며, 사람들이 이런 이슈들에 관심이 있으니깐 협회를 만들어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영리의 정신입니다.”

6. 미국인의 비영리 경험 The NonProfit American Experience

 

1) 비영리 단체의 숫자

“미국의 비영리 섹터를 보면 매우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에 대항하면서, 사회가 매우 다양화되고 커지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특정한 욕구(needs)가 있다', '특정한 관심사(concern)가 있다'고 깨달으면서, ‘나는 정부에게 의존할 수 없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나와 비슷한 사람과 조직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일례로 근처에 있었던 병원에서 도로 사정으로 인해 앰뷸런스가 빨리 그 마을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미국 방식은 2~3명의 리더가 출현하고 200명의 지역 사회 사람들이 모여서 이웃 사회에 '함께 조직하자, 참여하겠느냐, 우리는 돈과 멤버십이 필요하다’ 등을 말합니다. 2년 정도 이 조직은 매우 활동적입니다. 그리고 2년 정도 지나서 ‘더 이상 지역사회에 있을 필요가 없게 되면 우리는 조직을 해체할 것인데 우리의 예산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다른 조직에 기부하려 한다’고 밝힙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은 비영리 정신을 보여줍니다. 이슈가 있으면 조직을 형성합니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비영리 단체를 만드는 거죠. 어떤 경우에는 비공식적입니다.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거죠. 어떤 경우는 대규모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간단하게 비영리 섹터의 현황을 봅시다. 56퍼센트의 미국인들이 매주 평균 3.5시간 자원봉사를 합니다. 자원봉사 한 시간의 가치는 현재 23.07달러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더 보수적인 추정치를 보면, ‘2013년 약 6천206십만명의 미국인들, 혹은 25.4퍼센트의 성인 인구가 1730억 달러 가치의 자원봉사 서비스로 77억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할까요? 공공부문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나선다는 것입니다.

 

1999년 기준으로 125만개 이상의 비영리단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150만개 입니다. 그리고 많은 수가 풀뿌리 조직입니다. 미국에서 종교 그룹들의 경우 정부에 등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종교 자유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등록되지 않은 비영리 조직들도 있습니다. 약 40만개의 종교단체와 동네 주민협의회, 학부모회, 방범대 등이 있습니다.”

 

2) 왜 NPO들의 활동과 형성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있는 것일까?

“인터넷이죠. 인터넷이 비영리 조직의 숫자를 증가시킵니다. 과거에는 모르던 사람들이 갑자기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그룹을 만듭니다. 성소수자와 같이 특정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스타워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모이기도 합니다. 제 친척 중 한 사람도 ‘셜록 홈즈 러버’라는 활동을 하거든요. 파티를 열고, 저녁 식사를 하고, 코스튬을 합니다.

 

아울러 정부와 미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적 여유의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이 되어야 비영리단체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은 경제적 여력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가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죠. 제가 사는 동네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에서 앰뷸런스 진입로가 없었을 때, 그래서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좀 갓길로 샜는데,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에서 비영리 활동들은 정부에 편의를 제공합니다. 저희 동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트럭이나 장비들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자발적인 소방서가 기부를 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이 낡아서 기부가 필요할 때도 그렇습니다. 이런 식으로 정부는 편리합니다. 대학 같은 경우에 한국의 등록금이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1년 연간 학비가 4만 달러입니다. 대학의 경우 등록금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해야 하는데 병원, 대학 같은 경우 여러 기부를 필요로 합니다.”

 

7. 미국 비영리 부문의 현황

 

1) 수입의 출처 Sources of Income

“수입의 경우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요금이 민간 부문에서 52.4퍼센트, 정부로부터 23.2퍼센트를 얻습니다. 그리고 정부 보조금이 10퍼센트 입니다. 이것을 더하게 되면 비영리 부문 재정의 3분의 1이 정부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직 13~14퍼센트만이 민간 기부에서로부터 얻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대학, 미술관, 극장 등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직 15%만이 민간 기부입니다.”

 

2) 미션별 자선 단체 분류 Breakdown of Charitable Organizations by Mission

“이제 비영리 부문을 미션별로 보면 첫 번째가 복지 사업입니다. 정부가 관여를 안 해서 많은 부분을 비영리조직에 의존합니다. 다음이 교육입니다. 모든 미국인들은 중등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립학교들도 있지만 실제 비영리단체들도 많습니다. 다음이 보건 분야이고 공공 및 사회혜택 부문, 미술, 문화 인문학 분야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국가별로 상이합니다. 경제 상황이 어떠한가, 정부의 참여와 개입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가진 것은 스포츠 단체입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거의 모든 부분을 커버하기 때문에 이들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스카이다이빙, 럭비, 축구 등 문화 단체들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3) 예산 규모별 자선단체의 분류 Breakdown of Charitable Organizations by Budget Size

“NGO들을 예산 규모에 따라 보면 73퍼센트가 50만 달러 이하이고, 오직 4퍼센트가 천만 달러 이상입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없습니다만, 적은 예산으로 운영하는 게 거의 대다수죠. 그리고 이렇게 많은 단체들이 매우 적은 예산으로 있다가 대규모로 늘어나는 경우는 매우 작습니다. 4~5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같은 경우 비영리 단체가 100만개가 넘는데 이들 대다수가 1~2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예산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들은 재원, 펀딩을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 있습니다.

비영리단체는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합니다. 그들은 기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합니다. 저는 기부를 요구하는 거의 몇 백 개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제가 이 쪽 연구조사를 하기 때문에 기부금 대상자 명단에 올려놓고 서한을 보내는 거죠. 규모와 관계없이 비영리조직의 경우 기금모집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들은 항상 기금이 필요합니다. 그들은 월급을 지급해야 하고, 건물 임대료를 내야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자에게 서비스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매우 힘든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인큐베이터, 스타트업들은 협업을 해서 작은 오피스 공간을 얻고 최소한의 임대료로 공간을 쓸 수 있도록 합니다. 회의실, 복사기 등을 함께 씁니다. 이러한 신생 비영리 조직들이 대도시에서 발생합니다.

 

제 마지막 발언은, 저는 비영리 조직 사무실이 너무나 멋진 것, 서울 도시 내 이런 지원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첨부파일


작성자 : NPO지원센터 / 작성일 : 2016.01.20 / 수정일 : 2023.03.22 / 조회수 : 26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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