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에도 이론이 있다(5) - 인지발달과 놀이
현안과이슈 / by 윤일 / 작성일 : 2022.11.24 / 수정일 : 2022.11.25

 놀이가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놀이가 중요해요.'라는 말을 했을 때 여전히 ‘알죠, 아는데, 다른 아이들이 다 공부할 때 우리 아이만 놀 수는 없지 않나요?’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20세기의 학자들의 흐름도 비슷했는데요, 1950년대까지는 ‘놀아야 사회성이 좋아진다.’ 수준에서 머물렀던 연구가 ‘놀아야 아이들의 지적 사고가 발달한다.’로 변화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피아제의 말처럼 ‘놀이는 학습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는 없지만 ‘학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지점들을 짚어낸 대표적인 학자들의 이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들의 연구를 통해  아동권, 교육 활동을 이어가는 활동가들에게 놀이가 평생의 성장과 발달에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1960년대 후반이 되면서 놀이연구 방향이 사회 정서적 적응에 대한 것에서 유아의 사고 발달에 대한 놀이의 역할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놀이연구 경향성도 놀이와 인지에 대한 부분이 크게 늘었는데요(Sutton-Smith, 1985), 그 중 대표적인 학자인 피아제, 비고츠키, 브루너의 놀이와 인지에 대한 이론을 간단히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 Jean Piaget (1896~1980, 스위스의 철학자이자 발달심리학자)



놀이의 의미 : 「놀이, 꿈, 그리고 모방」


피아제는 ‘놀이 경험은 어린이의 인지 발달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고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놀이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매개체이며 인지발달의 지표 또는 부산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많이 야기되는 ‘놀이교육'의 철학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놀이는 진정한 학습에 기여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다만 ‘학습의 중추적 역할’을 할 뿐이라는 거죠. 또한 놀이를 관찰하면 유아의 발달 수준을 파악하고 통찰할 수 있으며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여 활용하는 능력의 반영을 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이전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대한 나름의 지식을 구성하게 된다는 거죠. 그가 사용하고 있는 주요 개념은 도식, 평형, 동화와 조절이 있습니다.


 1) 주요개념

- 도식 : 외부의 대상, 경험을 인지하고 대응하는데 사용하는 지각·반응의 틀
- 평형 : 외부 세계에 대한 개인의 이해와 해석이 모순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성
- 동화와 조절
 



곧, 인지발달은 내적 성숙이나 외적 교육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능동적 구성의 과정이라고 주장합니다. 적응이라는 것은 곧 동화와 조절간의 평형(인지적 균형)이며 지적행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동화와 조절 과정에 의한 인지발달은 평생 계속됩니다. 이 개념들에 따라 학습과 놀이, 모방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2) 학습 vs 놀이 vs 모방


대표적인 인지 발달 이론가인만큼 그가 정리한 인지발달 단계의 따른 놀이 발달 단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는 유아의 사고과정이 성인과 비슷해질 때까지 일련의 구분된 ‘단계'를 통해 진보하며 현재 인지 발달 수준에 맞는 형태의 놀이가 발현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3) 인지발달 단계와 놀이발달



  • 참고자료(피아제의 인지 발달 단계의 특징)
     


2. Lev Vygotsky (1896~1934, 구소련의 인지심리학자)




비고츠키와 피아제의 가장 큰 차이는 ‘놀이를 인지적 측면에 국한 시켜 개념화하였는가’와  ‘놀이도 사회적 활동으로 여겨 사회・문화적 맥락 강조하였는가’ 입니다. 그는 놀이가 직접적 인지발달에 영향을 주며,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변인을 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을 원활하고 풍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이 때 놀이는 이 상호작용을 위한 비계(Scaffold)의 역할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1) 주요개념  
 

  · 근접발달지대(ZPD : Zone of Proximal Development)
 

아동의 잠재적 발달 영역에서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인 실제적 발달 영역을 제외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근접발달지대는 아동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으나 성인이나 뛰어난 또래와 함께 학습하면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출처 : https://www.verbaltovisual.com/visualizing-the-zone-of-proximal-development-vtv007/



 ·  비계설정(Scaffolding)
 

비계는 공사할 때 건물 겉으로 틀을 잡거나 딛고 올라갈 수 있게 설치해놓은 철근 구조물을 뜻하기도 하는데요, 비고츠키의 이론에서 비계설정은 학습자가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유능한 또래나 성인의 도움을 제공하는 지원을 말합니다. 비계를 설정함으로써 근접발달영역을 좁혀갈 수 있습니다. 
 


 2) 비고츠키가 생각한 인지발달에 미치는 놀이의 영향


비고츠키는 놀이가 추상적 사고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특히 상징놀이는 사물과 독립적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하죠. 이를 위해서 비계설정이 일어날 수 있는 학습맥락 제공해야 한다고 합니다. 성인, 또래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적 지지를 받는 만큼 지식 수준을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죠. 자기 조절, 언어사용, 기억, 친구와의 협동 등의 영역으로 스스로 확대시켜, 더 높은 수준의 기능을 획득하도록 자신이 비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일종의 발달과 학습을 촉진하는 자조적 도구인 셈입니다. 
 


3. Jerome Bruner (1915~,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  Brian Sutton-Smith (1924~2015, 뉴질랜드 출신 미국의 놀이이론가 및 연극 이론가)


Jerome Bruner (위), Brian Sutton-Smith(아래)
 


“놀이는 어린이의 창의성과 사고의 융통성을 촉진한다.”


 1) Bruner
 

 (1) 초기
 

브루너의 연구 초기에는 고전이론 중 연습이론의 확장하여 유아기의 놀이가 이후의 삶에서 중요한 문제해결 능력에 어떻게 기여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목표 성취에 대한 걱정이 없으므로 새로운 행동 조합 실험을 실험할 수 있기에 목적보다 방법이 더 중요하고, 이렇게 놀이에서 사용된 새로운 행동의 조합은 실제 삶에서 문제 해결 시 사용한다는 것이죠.


즉, 놀이를 통해 행동 선택권이 증가함으로써 아이들의 문제해결(사고)의 융통성 촉진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 발달에서 적응적 유용성과 진화를 연결하며 인간은 미성숙한 기간이 길어 놀이를 통해 융통성 있는 문제해결 기술 발달 기회 있어 다른 종과 비교하여 갖는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2) 최근(1990, 1996)
 

최근에는 사고의 서술적 양식(Narrative mode) 발달에 대한 놀이의 중요성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아는 지식을 순서적이고 서술적 방식으로 조직화하기 때문에 놀이와 인지의 언어적·논리적 부분과 직접적 연결을 제공한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사회극 놀이가 있는데요, 유아는 사회극 놀이를 통해 구성한 서술적 이야기 실행하고 서술적 사고 능력 촉진하게 됩니다.


 2) Suttom-Smith
 

 (1) 초기
 

초기의 서튼 스미스는 인지발달에 대한 놀이의 역할 강조하였습니다. 놀이 경험 결과를 통해 유아는 다양한 선택권이나 대안책을 잘 고려하게 되고 동시에 그것이 융통성을 향상시키게 된다(적응 잠재성)는 관점이었죠. 또한 놀이에서 경험하는 과정이 인지적인 면에서 유아의 상징적 변형(전환)을 촉진하며 유아의 정신적 융통성 확장하고 이는 곧 새롭고 독특한 방법의 아이디어 결합(정신적 융통성)되어 창의적 사고 및 연합 확대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곧 ‘놀이는 적응유연성을 발달시켜 성인생활에 대한 준비를 하도록’한다는 주장은  고전이론 중 연습이론과 유사하지만 특정기술의 연습이 아닌 ‘사고의 융통성, 융통성에 대한 잠재력 발달’ 측면 강조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2) 최근(1998)
 

최근에는 초기보다 놀이와 적응(인지발달)관계 직접적 관계가 적어지고 신경과학에 의한 뇌발달연구, Stephe Jay Gould의 진화론에 기초한 적응적 가변성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생리적·행동적 가변성이 진화의 중심이 되는 것과 유사한 논리라고 볼 수 있지요.


인류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미래에 필요한 지식, 기술도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아의 적응 잠재성은 고정된, 엄격한 적응이 아니며 급변성, 조잡성, 예측 불허성, 상당한 과잉성 고려해야 하는 놀이 특성 상 광범위한 적응 잠재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인지발달에서 중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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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일 / 작성일 : 2022.11.24 / 수정일 : 2022.11.25 / 조회수 : 25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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