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부산 엑스포 관련 뉴스들이 보입니다. 주요 내용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아프리카 국가에게 약속한 ODA 집행에 대한 내용입니다. 엑스포 유치 실패 후 정치권 일부는 ODA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지만, 다행히 예산 삭감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 엑스포의 흔적은 ODA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습니다. 이번 글은 어떤 숙제들이 있는지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로 알아보고, 어떤 교훈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지 정리해 봅니다.
무엇을 약속했었나?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 54개 국가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회원국입니다. 그래서 엑스포 유치에 참여한 국가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표심 잡기에 집중했었죠. 25년에 개최 예정인 오사카 엑스포 유치에서 일본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표심을 잡았기 때문에 유치에 성공했으니까요.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25년도 아프리카 ODA 예산은 1조 720억입니다. 24년 6월에 의결된 25년도 국제개발협력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25년 ODA 요구액은 6조 7,7972억원입니다. 예산 규모로만 보아도 상당한 규모의 금액이 아프리카 대륙에 지원됩니다. 정부는 약 절반가량씩 유상원조(EDCF)와 무상원조(KOICA)에 배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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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부산 엑스포는 놓쳤지만 약속은 그대로… 아프리카 ODA 예산 최초 1兆 넘어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규모 무상원조 사업 중 206억 원가량이 미집행 되었다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재외공관에서 수원국의 수요에 따라서 물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수원국의 수요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미집행 사유가 발생할 수 있죠. 게다가 재외공관의 현장성 강화 이슈는 지속적으로 지적되었던 사항입니다. 결국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재외공관이 무능해서 20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집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현장의 사정에 따라서 집행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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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단독'엑스포 때문에 증액했는데'…2023년 소규모 무상원조 사업 206억원 미집행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
현재 공개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어디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선일보를 통해서 공개된 사항을 살펴보면 르완다 기술인력개발센터(직업교육훈련), 이집트 메트로(교통 인프라) 등입니다. 이 외에도 무상원조는 식량원조 등 다양한 분야에 지원을 제공하겠죠.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개발협력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2023년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이 자료는 권역별 주요 지원 방향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의 지역별로 구분하여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지원할 것인지 분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미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안)을 수립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하여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약속했다는 것이죠. 물론 대외적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전략이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에 기반하여 유·무상 원조를 지원하겠다는 논리를 보인다면 할 말은 없지만, 우리나라의 국제개발협력을 총괄하는 기관과 중앙 부처가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아프리카 개발협력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기왕 2030 엑스포는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넘어갔으니 더 이상 엑스포 유치 여부로 ODA를 정쟁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미 국제개발협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아프리카 대륙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 및 의결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아프리카 ODA의 큰 그림이 마련된 것이죠. 앞으로 이 전략에 맞추어 예산 활용 계획과 사업 분야를 설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둘째는 ODA는 ODA로만 활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김칩 167호(부산을 위한 ODA였을까?)에서 ODA는 그 목적에 맞추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했었습니다. 비록 역대 정권에서 ODA는 정부의 대외적 이미지 개선에 활용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는 ODA에서 새마을운동, 한류 홍보를 위해서 활용했었죠.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하여 보건 ODA에 초점을 맞추어 ODA를 활용했습니다. 그 이전에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녹색ODA를 강조했었죠. 이 과정에서 ODA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정권의 실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서 제정한 목적에 맞추어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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