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s(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poment Goals) 이니셔티브 기한이 5년 남짓으로 다가왔습니다. 각계각층의 상당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 중 12%만이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약 30%는 아직 진전이 없습니다. 아주 비판적으로 접근하면, 잘못된 목표 설정과 현실 인식으로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는 점점 더 만성화하는 예측 불가능한 개발 수요를 꼽을 수 있습니다. UN무역개발기구(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에 따르면 2015년 2.5조 달러로 추정되었던 개발 자금 조달 격차는 2024년 현재 4조 달러에 이릅니다(UNCTAD). 이러한 현실에서 행정-데이터 가공-지식 전파 분야에서 비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평가되는 그 녀석, AI가 등장했습니다.
2020년대 사회 전반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입니다. 일각에서는 '게임 체인저'라 부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무 행정 분야 중심으로 적극 도입되어 이제 AI 없이는 업무가 힘들다고 하죠(지디넷코리아). 최근 의학, 컴퓨터 과학 등 응용과학 분야로 활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가치 사슬 전반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자리 잡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민간 영역과 달리, 사회적 가치 창출; 국제개발 분야에서는 AI 활용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입니다(Devex Feature Report).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에는 아직 보편적으로 적용할 공신력 높은 연구-통계 자료가 미비하며, 상하 체계가 부재한 상태에서 개별 공조직 영향력 아래 다양한 문화권의 이해관계자가 얽힌 분야이기에 시스템 전환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도 있는 관련 논의를 촉진하고, 국제개발협력 주체로서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는 가이드를 제시하기 위해 전략 컨설팅 전문 회계법인 어니스트 앤 영(Earnest & Young, EY)과 국제개발 분야 최대 전문 언론사 Devex가 뭉쳤습니다. 3개월 동안 공공기관, NGO, 기업, 국제기구 각 부문 총 1,098명, 심층 인터뷰 6건, 3차례의 라운드테이블 토론 결과물을 집약한 '지속가능발전담론에서 AI의 역할과 가능성, 한계' 주제 보고서 [Inclusive Innovation: An inside look at AI's potential to achieve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를 지난달 발간했습니다. 오늘은, 이 보고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출처: 본인, 보고서 캡쳐
보고서의 틀을 구성하는 핵심 원칙 5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접근성과 연결성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인구에 기술적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2. 지역 소유권 강화
각 지역의 요구에 맞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커뮤니티가 AI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신뢰와 투명성
AI의 데이터 및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높이고,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 모델이 불완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거나, 일부 집단에 대한 편견을 내포한 채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4. 지원 환경 조성
AI 기반 혁신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부문 간 협력이 중요합니다.
5. 협력과 파트너십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며, 공공 및 민간 부문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SDGs와 AI: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 포함된 설문은 AI가 SDGs 달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포괄적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AI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
응답자 62%가 AI가 SDGs 달성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55%의 응답자는 AI가 취약 계층 및 소외된 그룹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통계는 업계 종사자들 사이 퍼져 있는 AI가 포용적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뢰를 보여줍니다.
2. AI가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SDGs
AI는 특히 '산업, 혁신 및 인프라(SDG 9)'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89%의 응답자가 이 분야에서 AI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보건 및 웰빙(SDG 3)과 '양질의 교육(SDG 4)'에서도 각각 86%, 85%의 응답자가 AI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지식을 확산시키는 능력 덕분에 특히 의료 및 교육 분야에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3. AI의 위험성
그러나 AI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응답자의 67%가 AI로 인한 잘못된 정보 및 조작의 가능성을 지적했으며, 51%는 AI가 데이터 편향과 차별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AI가 발전하면서 그 부작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4. AI 사용 현황
응답자의 69%는 AI 도구에 익숙하다고 답했으며, 그중 50%는 이미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AI 도구가 사용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AI가 이미 소셜 임팩트 커뮤니티에서 점점 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응답자 중 17%는 AI 기술에 대한 지역별 고르지 못한 접근성을 이용 장애 요소로 꼽았습니다. 특히 저소득 국가(LICs) 응답자 중 28%는 AI 기술에 대한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답해 AI가 활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접근성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5. 환경 조성의 필요성
응답자 26%는 AI와 관련된 정책과 규정의 부재가 AI 기반 이니셔티브 구현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고소득 국가에서는 AI에 대한 정책적 규제가 더 많은 관심을 받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기술 교육과 훈련의 부족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SDGs 달성에 있어 다중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응답자 74%는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옮긴이 의견
AI는 확실히 편리합니다. 특히 반복 작업이 요구되는 행정면에서 그 활용성이 높습니다. 저만 해도 영문 번역, 서류-데이터 관리에서 AI를 활용 중인데 새삼 편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더 높은 성과 및 데이터 기반 과학적 접근이 요구시되는 업계 상황에서 AI는 그 자체가 과학의 집약체이니만큼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여전히 대다수의 인구는 AI에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당장의 의식주가 부족한 지역이 여전히 많은데, AI니, 뭐니 하는 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SDGs의 설립 정신이자, 핵심은 소외된 이가 없도록 하는 것(Leave No One Behind) 입니다. 설사 AI를 개발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민주적인 참여와 포용성이 결여된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10년간 수많은 비민주적인 개발 프로젝트의 해악을 겪어왔습니다.
가히 AI 신드롬이라 부를 만합니다. 이제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도 느껴집니다. 제가 있는 네팔에서도 스마트시티, AI 자동화를 논의하고 도입하려는 공공기관-사기업체가 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장점만 있을까요? 각각이 처한 환경이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어떻게 하면 더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나갔으면 합니다.
오늘 큐레이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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