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놀이터 탐방 시리즈는 놀이연구자인 저자가 암스테르담의 놀이터를 다니며 관찰하고 촬영한 사진들을 편집하여 공유합니다. 놀이터의 디자인은 그 나라의 문화와 교육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획일적인 놀이터 디자인으로 아쉬움을 낳고 있는 지금의 놀이터에 지자체 및 건축자, 놀이터 디자이너, 유아교육 전공자들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수도이며 인구가 2022년 기준 인구가 92만명 정도 되는 네덜란드 최대 도시입니다. 교육적인 측면으로는 ‘평등'과 ‘자유'를 중요시 여겨 종교, 정치, 문화,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평등하다 여기고자 하고 청소년들 역시 이를 지지받고 자라 똑같이 타인을 지지해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합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저학년 때부터 ‘놀이 시간'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놀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갈등, 사회적인 여러 상황들에 대처하고 양보하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교육의 측면에서는 학문적인 지식 이전에 사회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네덜란드의 부모들은 rust(휴식), regelmaat(규칙성), reinheid(청결)의 3R 규칙을 아주 중요시 여겨 어릴 때부터 3개의 가치를 강조하고 지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의 유아교육은 초등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공교육만으로 유아교육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네덜란드 유치원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유아의 첫 학교생활이 사회생활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언어나 숫자, 외국어 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 양보 질서를 지키는 교육을 강조하고 독서의 중요성, 타인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 친구에게 양보하고 차례를 지키는 법, 교통 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가장 특이한 점은 유치원부터 유급제가 있다는 것인데, 교사들은 유아의 생활태도를 기록부에 남겨 적응이 어려운 아동을 유급하여 다시 지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역시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르는 편이라고 하는데요, 유치원에서 기본을 잘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의 학창생활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의 사회생활에도 지장이 있다고 보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놀이터는 프레데릭 렌드릭 플랜소엔(Frederik Hendrikplantsoen)입니다.
1. Frederik Hendrikplantsoen 놀이터
주소 : Nassaukade 66ST, 1052 CR Amsterdam, 네덜란드
준공 시기 : 2012 - 2015
크기 : 32,000m2
예산 : 450만 유로
본 놀이터는 암스테르담 중심부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886년에 조성되어 낡고 덤불이 무성한 공원을 2012년 새롭게 디자인하게 되었는데요, 그 중 하나의 프로젝트로 Carve라는 회사에서 디자인 한 놀이 구조물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Buro Sant en Co, kunstenaar Joep van Lieshout 등의 디자이너들이 공동제작 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놀이터 설명 보기 : https://www.carve.nl/nl/item/181
출처 : 직접 촬영
세 개의 기둥형 놀이 공간은 상징적인 공중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공원을 지나다니는 길을 방해하지 않고 이어져 놀이하는 아이와 보행자 간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였다고 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3개의 다리가 만나는 지점에서는 조금 더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구조물이 있어 아이들이 기어오르거나 매달리는 놀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두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놀이터의 내부는 사진과 같이 작은 삼각형으로 되어 있어 완전히 고개를 숙이고 네 발로 기어가야만 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완전한 평지가 아니라 오르내리는 변화가 있어 몸의 구조를 다이나믹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각 기둥마다 구성하고 있는 요소도 다른데요, 아래에는 위 아래가 고정되어있지만 흔들며 놀 수 있는 그늘이 있고 위에는 아이들이 휴식하거나 매달릴 수 있는 해먹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출처 : 직접 촬영
두번 째 기둥에서는 4m 정도 높이의 트램펄린이 있어 뛰어 내리거나 콩콩 뛰며 놀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나선형으로 구조물이 있어 매달리거나 기어오르는 방법들을 탐색할 수도 있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2. Speeltuin Oosterpark 놀이터
주소 : Mauritskade 56, 1092 AD Amsterdam, 네덜란드
준공 시기 : 2016년 2월 1일
놀이터 설명보기 : https://www.carve.nl/nl/item/135
1891년에 조성된 우스터 파크는 시에서 최초로 조성한 대형 공원이라고 합니다. 역시 암스테르담 지자체가 Carve 사에 의뢰하여 Sant en Co 조경 건축가가 디자인하여 넓은 모래밭 위에 설치된 88m 길이의 놀이 구조물은 놀이 형태로 승화된 모험적 플랫폼으로,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좁아지는 등 모양을 통해 자신만의 내면 세계를 만들어내는 오브제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단순한 구조 덕분에 달리기, 오르기, 미끄러지기를 즐길 수 있으며 여러 지점에서 높이가 꽤나 높아지기 때문에 특히 4세에서 8세 사이의 아동에게는 실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출처 : 직접 촬영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붐비는 날에는 100명 이상의 아동들이 동시에 위와 주변에서 놀이하기도 하며 연령과 운동 능력에 따라 구조물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가파른 부분에서는 길이 미끄럼틀이 되기도 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아치 중 하나에 해먹과 같은 구조물이 매달려 있으며 마지막에는 터널 미끄럼틀로 끝나기도 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흔히 놀이터는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놀이 구조물의 주요 색갈은 다른 공원 색과 비슷한 나무나 검은 색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두 개의 컬러라인이 추가되어 이어지는데요, 이를 통해 구조물이 공원을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전체로 보면 색채의 빛처럼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두 개의 놀이터 모두 가장 큰 특징은 지나가면서 봐도 눈에 띌 만큼 매력적인 디자인과 공원 고유의 특성과 보행자들과의 공존까지 고려한 세심한 요소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구조물에 매달리고, 트램플린에서 뛰고, 그네를 타거나 해먹에 누웠을 때도 아동의 입장에서 단순히 흥미로운 것을 넘어 고유의 공간에서, 또 안전하게 마음껏 탐색하고 실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에서 많은 영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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