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섹슈얼과 에이로맨틱 가시화를 위한 정보 아카이브
현안과이슈 / by 마공 / 작성일 : 2023.11.08 / 수정일 : 2023.11.20

에이섹슈얼과 에이로맨틱 가시화를 위한 정보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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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무성애자)의 정의

에이로맨틱은 어떤 젠더에도 연정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 성향을 뜻하는 말이다. 에이섹슈얼은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성향을 가리킨다.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은 다른 성적 지향보다도 가시화되지 않은 소수자성을 가졌다무성애는 무성애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전히 다양한 담론이 이어지고 있다. 학문적인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고, 사회학이나 성의학 같이 성적 정체성과 깊이 연관이 있는 학계에서 무성애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1940년대 후반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성의학자인 알프레드 킨제이가 자신의 책에서 간접적으로 오늘날의 개념과 비슷한 무성애를 언급한 후부터, 여러 학자들에 의해 상당히 축척된 연구들이 있다. 2000년대부터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서 무성애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무성애의 정의는 타인에게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는 정체성이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인 성적끌림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성적으로 끌리는 대상과 성적으로 접촉하거나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구, 혹은 이러한 욕구를 끌어내는 정서적인 반응으로 정의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 다른 정의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무성애자는 크게 성적끌림을 느끼는 정도와 로맨틱지향성의 양상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으며, 성적끌림을 느끼는 양상에 따라서 여러 가지 유형이 존재할 수 있다. 성적끌림을 느끼는 정도에 따른 분류로는 무성애자, 회색무성애자로 나타날 수 있다. 회색무성애자는 무성애와 유성애 사이의 성지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특정한 상황에서만 성적끌림을 느끼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로맨틱지향성에 따른 분류이다. 무성애자는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는 대신, 로맨틱끌림을 느낄 수 있다. 흔히들 무성애자가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비춰지는데, 그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여기서 정의하는 로맨틱끌림이란 끌린 상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로 연결되는 정서적 반응이다. 로맨틱지향성에 따른 분류로는 이성로맨틱 무성애자, 동성로맨틱 무성애자, 양성로맨틱 무성애자, 범성로맨틱 유성애자가 있다. 무성애를 가시화하는 데에 선두자로 나섰던 앤서니 보개트는 무성애가 특정한 타인이나 사물에게 자신의 성적욕망을 향하게 하지 않는 정체성이라고도 정의했다. 로맨틱과 섹슈얼은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동일시되어 무성애자에게 언짢은시선과 차별, 혐오발화가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무성애를 정의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무성애자는 자신을 무성애자라고 정체화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무성애라는 개념은 정체화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라벨인 것이다.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널리 사용되는 정의인 타인에게 성적 끌림이 없는 정체성은 하나의 모델을 제공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2.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무성애자)의 차별과 편견
첫째, 무성애와 성적관계 그리고 연애의 편견이다. 이는 무성애에 대한 오해이자 편견이다. 무성애자는 성적끌림이 없는데도 타인과의 성적관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무성애자는 유성애자인 파트너를 성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서, 성적관계가 파트너 간에 불러일으키는 로맨틱한 분위기에 주목해서, 성적관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아이를 낳기 위해서, 또는 자신이나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정상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타인과 성적관계를 가진다. 또한 타인에게 성적끌림을 느끼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타인과 성적관계를 가지는 무성애자도 있다. 성적끌림과, 성적관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육체적인 쾌감 혹은 육체적인 친밀감은 별개로고 인식하는 경우들이 대게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사람이 자신을 무성애자라고 정체화하는 데에 성적관계의 유무는 정확한 기준이 되기 어렵다.


둘째로는 무성애는 금욕주의가 아니냐는 편견의 말들을 듣는다. 무성애는 개인적인 가치관이나 종교적 이유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금욕주의와는 다르다. 독신주의나 금욕주의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실천이자 가치관이지만, 무성애는 성지향성이며 선택에 의해 바뀌기 쉽지 않은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둘이 대칭되거나 충돌하는 관계는 아니다. 무성애자 중에서도 독신주의자나 금욕주의자가 있으며 그렇지 않은 무성애자도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 다양한 이유로 자위행위를 하거나 타인과의 성적관계에 참여하는 무성애자도 있다. 무성애는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취향이 아니다.


셋째로는 무성애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성애는 전세계적으로 정신질환 진단에 쓰이는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무성애를 질환으로 규정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저활동성성욕장애로 말이다. 이 때문에 무성애자가 무성애자로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는데도, 다른 사람이 문제를 느낀다는 이유로 장애의 진단 기준이 되었다. 저활동성성욕장애와 무성애의 차이로, 무성애자의 성적끌림의 부재는 많은 경우 일생 동안 지속되는 지속성과 무성애자가 이로 인해 스스로가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덧붙여 무성애 정체성은 한편으로 정신질환으로, 트라우마로 규정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원인이 있다 하더라도 제 3자가 지레짐작으로 당사자에게 단정 지어버리는 것은 혐오발언이다. 설령 원인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의 는 무성애자라고 교정당하고 싶지 않아서 무성애자라고 정체화한 것이다. 또한 무성애가 무엇 때문이다라고 할 때, 이것은 정체성이 아니고 비본질적이며 일시적인 특성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교정할 수 있다는 전제인 것이다. 이런 식의 단정적 발언은 무성애에 영향을 주는 외적 요인을 논의하려는 시도를 억제할 수 있고, 성지향성을 선천적이고 본질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님에도 이러한 관점이 공고해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넷째로는 무성애자가 성소수자인지 아닌지의 갈리는 부분이다실제로 성소수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무성애 혹은 무성애자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무성애자가 아닌 어떤 성소수자는 무성애자가 성소수자라는 점을 인정한다. 반면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거나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도 한다. 이들은 무성애자가 성적으로 억압되었다든가, 성적으로 미숙하다든가, 장애라든가, 그런 정체성이 진짜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등의 말을 하기도 한다. 과연 무성애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성소수자가 아닐까? 활발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섹스가 지배적인 문화인 사회에서 무성애라는 개념이 정체화의 한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지향한다. 한국의 많은 무성애자들이 다양한 라벨을 소개하고 있는 리스트를 보고 자신을 정체화하거나 재정체화하곤 한다. 라벨은 그저 도구일 뿐이지 자신의 정체성을 재단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공유하고 싶다. 



3. 에이섹슈얼과 에이로맨틱과 관련된 논문 및 책 아카이브


(1). 이브리, 서평 : 무성애로 성찰하기-앤서니 보개트, 무성애를 말하다』」, /성이론30

서평에 해당되는 자료이다. 무성애 관련 서적으로 저명한 앤서니 보개트 저자의 무성애를 말하다책의 서평이다. 이 서평은 무성애가 앤서니 보개트 외에 어느 학자에 의해 연구되었는지 설명하고 퀴어 이론에서 무성애 위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당사자이든 아니든 각자의 위치에서 무성애를 어떻게 인식하고 사유할지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결코 단일화 될 수 없는 무성애 개념에 대해 무성애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고, 무성애의 차별적 요소들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려 무성애를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서평이었다.


(2). 반투명인간 무성애 정체화 이야기(무성애가시화 운동단체 <:> 출판물)

무성애에 대한 정보글과 무성애 정체화를 소재로 하는 만화, 소설, 수필, 소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무성애와 무성애자정보글은 무성애가 아직 완전하게 확립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정체성임을 설명하고,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처럼 비교적 많이 가시화되지 않았기에 연구도 잘 되지 않은 점을 이야기하며, 그럼에도 현재 어느 정도 정리된 무성애의 개념을 소개하고, 무성애 개념이 발전한 역사적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성애의 개념과 무성애의 넓은 스펙트럼을 분류해서 설명해주며, 무성애 쟁점들을 7가지로 정리한다. 그리고 무성애 개념의 역사를 설명한다. 이러한 맥락들은 무성애에 대한 편견과 무성애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으나, 그 설명이 다소 짧은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특히 한국에서 무성애 관련 연구자료가 없기 때문에 해외 논문을 참고해 한국에 무성애 가시화 전선에서 이런 내용을 정리해 공유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무성애자는 성소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에 반박하는 근거들을 제시함에 있어 퀴어 이론에서 무성애의 위치를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3). 반투명인간2(무성애가시화 운동단체 <:> 출판물)
미디어에서 무성애가 가시화되었던 부분들을 짚어서 설명해주고, 무성애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성애는 결코 낙인이나 딱지처럼 새길 성적 정체성이 아니라, 수단으로써 무성애자 스팩트럼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또한 무성애 커뮤니티와 비롯해 여성주의/퀴어 담론에서 논의되고 있는 쟁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치적으로 자발적인 에이섹슈얼을 이야기하며 무성애와 정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주장의 장단점을 잘 설명해준다. 또한 무성애가 단순히 개인의 선택, 취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을 잘 꼬집어준 자료라고 할 수 있다

 

(4). 반투명인간3 무성애자와 사회 (무성애가시화 운동단체 <:> 출판물)

보다 중첩된 범주 속에서의 무성애를 이야기한다. 돈 없는 무성애자, 어린 무성애자, 연애하거나 결혼한 무성애자, 성소수자 공동체 속 무성애자, 장애나 질환이 있는 무성애자, 학교 안 무성애자 등 말이다. 그 중 무성애와 장애 정상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무성애와 장애 정상성 담론의 한계를 지적한 부분은, 앞으로 인지하고 넘어가야 할 점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변하면서 무성애는 정신질환이라고 하는 장애의 범주에서 벗어나기는 했으나, 사실은 무성애를 둘러싼 정상성은 변하지 않았고, 무성애자에게 가해지는 정상성의 기준과 규범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장애(질병)와 무성애의 관계에서 이런 한계 지적함으로써, 무성애 차별과 혐오를 사회 범주의 정상성을 기준으로 분석해보는 일의 필요성을 제공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5). Bogaert, Anthony F, 무성애를 말하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그리고 사랑이 없는 무성애 다시 쓰는 성의 심리학, 2013

무성애를 주된 주제로 다룬 첫 대중서이다. 무성애에 대해 중요한 연구를 진척시킨 공로자라고 인정받는 앤서니 보개트의 책을 선행연구 자료로써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무성애와 관련 개념을 정리하는 한편, 무성애와 질환과의 상관관계나 무성애와 독신주의 혹은 금욕주의의 상관관계를 성의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고, 성의학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연구에서 무성애가 중요성을 띤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작성자 : 마공 / 작성일 : 2023.11.08 / 수정일 : 2023.11.20 / 조회수 : 1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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