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_공동체
기획아카이브 / by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2.10 / 수정일 : 2024.12.17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재난이 된 지금, 강성원 기후재난전문가에게 기후재난과 관련된 이야기를 4회 걸쳐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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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_공동체
 


기후재난전문가 강성원


주민참여형 재난 복구와 회복 
2018년 11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2주 동안 지속되면서 620.5㎢(서울 면적)의 면적이 피해를 입었고, 88명의 인명피해와 약 19,000채 건물이 소실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피해가 큰 파라다이스(Paradise) 마을에서는 14,000채 정도가 소실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연중 눈부시고 따스한 태양과 시원하고 쾌적한 해양성 기후로 사람이 살기 좋은 아름다운 환경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특성과 기후가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와 해수온 상승 등 이상기후로 지나치게 건조해지고 뜨거워졌으며, 높은 산맥을 타고 넘어온 강력한 돌풍(Gusty winds)까지 합세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거대한 산불이 발생하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타니아 쇼엔나겔(Tania Schoennagel) 교수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미 서부에서는 지구온난화, 잦은 가뭄, 과거 개발의 유산과 주거 개발 확장이 결합하여 사회 생태계(Social Eco System)가 산불에 더 취약해졌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매년 화재가 발생하는 지역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더 긴 화재 시즌, 더 큰 화재, 소실된 주택이 세 배로 늘어나고, 더 빈번한 대규모 대피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1)
2019년 1월 파라다이스 마을에 본격적인 회복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버트 스트롱(Butte Strong) 재단에서 지원받아 마을에서 도시 디자인 담당자(Urban Design Associates, UDA)를 고용하여 마을 재건 방향에 대해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지자체 공무원, 도시 계획가 등 300~800명 정도의 대규모 미팅을 조직하기도 하고 15~20명 단위로 나눠서 마을의 강정, 약점 기회 등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출처: 소규모(왼쪽)와 주민 토론, 대규모(오른쪽) 주민 보고회 _ 파라다이스 재건 홈페이지 https://makeitparadise.org/ 캡쳐>

5개월간 토론을 통해 5개 카테고리(더 안전한, 더 환영하는, 경제가 더 활성화되는, 모든 면에서 더 나은, 더 회복력이 강한)가 만들어지고 장기 복구 계획(Long Term Community Recovery Plan, LTCR)의 비전이 되었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복구 계획부터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마을 경관을 재구성함으로써 산불 회복력을 쌓기 위한 밑거름이 됩니다. 

그림. 주민들이 세운 5개 카테고리 <출처: 파라다이스 재건 홈페이지 https://makeitparadise.org/>

건축 규제 및 기준 재정비, 태양광 패널,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 산불 버퍼지대 조성, 대피로 및 대피소 안내, 산불 위험에 대한 인식 증대를 위한 교육 등 주민 지원 활동 마련으로 산불 회복력 향상에 힘썼습니다. 

<출처: 제4회 강원산불재난 이후 지역회복을 위한 정책세미나_노복진 교수 발제문 중 캡처>

이러한 노력으로 산불이 나고 1년 차에 파라다이스에서 200개 이상의 기업이 오픈 또는 재오픈을 하고 27채 주택이 재건되었고, 총 360만 톤의 잔해가 제거되었습니다. 2년 차에는 445개 이상의 주택이 재건되었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2021년에는 1,000채 이상의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완공되었고, 350개 이상의 사업체가 파라다이스로 돌아왔습니다. 2022년에는 2026년까지 도로포장을 진행하고, 2023년은 화재 이후 2,500채 이상의 새 주택과 아파트가 재건되었습니다. 
파라다이스는 산불 이후 지역 주민들의 재건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다시 예전 모습으로 복구되고 있습니다. 복구 과정이 관(官)에 의한 일방적인 복구가 아닌 주민이 적극 참여하여 주민주도형 복구가 되면서 주민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마을에 대한 주인의식이 더욱 커지게 되면서 재난예방 활동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Build Back Better 
파라다이스 마을 복구가 주민 참여로 이뤄진 것과 함께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대형산불의 원인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에너지 전환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건축할 때 낭비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비효율적이거나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2019년 에너지 효율 표준을 따르도록 했습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지어진 단독주택은 에너지 효율성으로 인해 에너지 사용량이 약 7% 감소했습니다. 또한 예전보다 약 53%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70만 톤을 줄이게 됩니다. 

2019년 5월에 호주 빅토리아(Victoria) 및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에서 시작된 산불이 6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남한 면적보다 넓은 지역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어퍼 머레이(Upper Murray)지역은 3주간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사회는 비상 상황 발생 시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복구합니다. 비상시 필수적인 주요 커뮤니티 자산에 에너지 노드(태양광 시스템, 배터리 및 백업 발전기)를 설치하게 되고, 이는 지자체, 주민, 사회적기업인 indigo power와 기술협력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호주 코바고(Cobargo) 지역도 지난 산불로 국가 에너지 취약성을 경험하면서 화재 이후 우려하는 주민, 기업 및 조직이 참여한 지역사회 모임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극한 기후에 대한 전력공급 취약성 극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화재 여파로 인한 기본 서비스 손실에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지역 재생 가능 에너지, 전기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에너지 취약성을 줄이고 탄력성을 높이며 배출량을 줄이고 지역 경제 이익을 창출할 방법을 모색하면서 협동조합을 구축하게 됩니다.

그림.  코바고 지역 미크로그리드 프로젝트 활동 및 대화 타임라인 <출처: 재생가능한 코바고 홈페이지>

협동조합의 목표는 에너지 회복력과 에너지 효율성을 증진하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것, 재생 에너지에 대한 인식과 지원을 확대하는 것, 지구가 회복력 있는 에너지 공급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미래 에너지 계획을 개발하는 것, 지역 재생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순제로 배출을 향해 나아가는 것, 재정적 혜택을 지역사회에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재난 후 재건이 단순히 그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고 우리는 이보다 더 큰 재난을 경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앞으로 더 크고 빈번한 재난이 닥쳐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재난 후 복구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기후변화를 막는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우리의 복구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기후재난을 준비하는 마을
일본 하마고 지구는 해발이 낮아 쓰나미로 인한 대재해가 예측되었습니다. 인구 5,000명, 2,200가구의 5개의 자치구로 구성되어 마을 만들기 협의를 설립하였습니다. ‘스스로 도와 재해로부터 생명을 지킨다’ 테마로 재해 알기, 지역 알기, 사람 알기 실천 활동을 토대로 방재 마을 만들기 10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훈련을 통해 ①지역의 조직화와 자조, 공조의 체제를 만드는 것 ②지역에서의 방재 리더 양성 ③많은 주민 참가에 의한 폭넓은 방재 훈련의 지속 ④주민에 대한 방재 정보의 제공과 홍보를 하고자 했습니다.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에서는 2008년 극한 기후로 인해 전례 없이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들을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EV CREW(Emergency Volunteering Community Response to Extreme Weather)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EV CREW 팀은 자발적인 봉사자를 등록하고 조직합니다. 재난 대응 기관의 도움 요청이 오면, 자원봉사자의 기술과 능력에 따라 이들과 기관을 연결합니다. EV CREW는 자원봉사자, 직원 및 완전히 훈련된 500명 이상의 비상 단계 자원봉사자로 구성되며, 이를 통해 적재적소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여 지역사회 복구를 돕게 됩니다. 

<출처: 재난 복구를 하는 EV CREW 활동가들_ EV CREW 홈페이지>

이렇게 마을에서 재난 대비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당시 98%가 개인과 이웃에 의해서 구조되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대형 재난 때는 내 자신을 지키는 것과 이웃이 내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에 지역 단위에서의 철저한 대비가 중요합니다.


변화를 위한 한걸음 
2018년 8월 20일, 당시 15세였던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스웨덴 의회 앞에서 첫 청소년 기후행동을 시작했습니다. 2003년 1월 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출생한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후위기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녀는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는데 피켓에는 "Skolstrejk för klimatet"(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시위를 한 달 넘게 이어갔음에도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매주 금요일마다 의회 앞에서 시위를 계속했고, 시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여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작은 행동이 전 세계적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의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그레타 툰베리_연합뉴스>

또한 그녀는 2019년 9월 23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여하여 연설했는데, 16세였던 그녀는 각국 정상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연설에서 "여러분은 빈말들로,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아 갔다"고 말하며 세계 지도자들의 실질적인 행동 부족을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항공편 대신 태양광 소형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이었습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기후재난은 더욱 우리의 삶을 위협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재활용, 친환경 제품 사용 등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대중교통 이용,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친환경적인 이동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기후재난 대비 훈련에 참여하고, 지역의 재난 대응 체계를 이해하며 이웃들과 협력하여 재난 시 서로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현하며 지역의 기후재난 대비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행동하면서 기후재난에 적극 대응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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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후 변화에 따른 북미 서부 삼림의 산불 증가에 적응 2017년 4월 17일 타니아 쇼엔나겔 외 11명 https://www.pnas.org/doi/10.1073/pnas.1617464114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2.10 / 수정일 : 2024.12.17 / 조회수 :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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