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를 위한 공익활동 데이터 모음-아카이브-] [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2) : 공익활동과 아카이브
기획아카이브 / by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1.27 / 수정일 : 2024.11.27

공익활동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월 둘째,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1시에 발행되는 공익희레터를 통해 활동 정보와 자원을 연결하여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온, 오프라인 플랫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네 번째 주제로 "아카이브"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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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를 위한 공익활동 데이터 모음-아카이브-] [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1) : 아카이브의 의미

👉[활동가를 위한 공익활동 데이터 모음-아카이브-] [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2) : 공익활동과 아카이브

👉[활동가를 위한 공익활동 데이터 모음-아카이브-] [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3) : 아카이브 사례



[맥락을 담은 아카이브] 공익활동을 연결하고 확장하다(2) : 공익활동과 아카이브

정혜지(아카이브센터(주) 센터장)

□ 아카이브가 공익활동에 미치는 영향
공익활동의 가치를 높이고 의미를 확대하는 데 아카이브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공익활동은 선의 또는 정의에서 시작되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 자체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록이 남는데 아카이브에 잘 정리만 된다면 활동의 흔적과 성과를 연결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끌어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공익활동이 이루어진 흐름을 이야기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활동이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으면 결과물만 남고 앞뒤 맥락은 잊히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카이브는 활동의 배경, 과정, 그 안에서 이루어진 작은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기록화합니다. 활동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다음 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선험 지식이 됩니다.

아카이브는 공익활동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활동의 모든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참여자나 후원자에게 설명할 것들이 명확해집니다. 활동이 시작된 이유, 활동 이후의 성과, 마주한 문제의식 등 여러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기반이 됩니다. 공익활동에 대한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아카이브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활동의 영향력을 알리는 홍보 효과도 있습니다.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오직 활동가의 서랍과 책장,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속에만 남아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활동의 의미와 파급효과를 퍼뜨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리된 기록이 맥락을 형성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를 보고 배우거나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활동 기록을 벤치마킹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더욱 나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타인이 내 기록에서 영감을 얻어 자기 지역이나 필드에 맞는 새로운 활동을 창조해 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경험과 지식이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아카이브가 역할을 다한다면, 보다 나은 공공적 가치를 확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고서, 사진, 동영상, 문건, 발표문 같은 자료들이 데이터로 정리되어 계속 쌓인다면 우리 사회의 공익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빅데이터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빅데이터는 공익활동의 흐름을 읽어내 활용할 수 있습니다. 통계를 분석하거나 AI로 학습하며 정책의 변화, 새로운 문제 해결에 대한 답안을 제시하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서울시의 환경보전을 위한 모든 공익활동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인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카이브는 기존의 단순한 이벤트임을 넘어서 사회의 목소리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 공익활동이 아카이빙 되어야 하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기록은 세심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쉽게 잊히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공익활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익활동은 현실의 회색지대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방안이지만, 기록되지 못하면 그 의미도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공익활동은 필연적으로 기록으로 남겨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공익활동의 기록은 단순히 ‘무엇을 했다’에 그치지 않고 ‘왜 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맥락이 없는 기록은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합니다.  정혜지, 11월, KTX, 노트북. 이런 데이터는 의미가 없지만 문장으로 만들어 졌을 때, 즉 육하원칙에 따라 정황을 설명할 수 있는 맥락이 생겼을 때는 의미가 달라집니다. “정혜지는 11월 어느 날 달리는 KTX 안에서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고 있다.”
활동이 이루어진 배경과 과정을 맥락으로 남기면 그 안에 발견된 문제와 해결책이 더 큰 가치를 가집니다. 맥락이 살아 있는 기록은 다음 세대의 활동가들에게 중요한 교훈과 방향을 제시합니다. 

지속가능성 역시 중요합니다. 공익활동은 예산과 시간의 제약, 인력 부족 같은 현실적 문제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한 번의 활동이 끝난 뒤에도 기록이 남는다면, 후속 활동을 계획하거나 새로운 지원을 받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록은 단발적인 이벤트를 장기적인 업무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록이 많아진다면 공감과 소통 역시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활동의 기록을 통해 대중은 공익활동의 가치와 필요성을 느끼며 참여하거나 지지하는 계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 아카이브 장벽
아카이브, 총체적 난국. 몇 년 간 아카이브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입니다. 아카이브에 관심이 있거나 사업화를 고려하고 있지만 어떻게 할 지 모르는 상황을 많이 접합니다. 아카이브를 ‘웹하드’나 ‘드라이브’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화려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백업용 데이터베이스나 온라인 카페 게시판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하나 잘못된 계획은 없지만, 꼭 하나씩 결여되기 때문에 아카이브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카이브는 뾰족한 기획이 없을 때, 사람이 없을 때, 기록화할 대상이 없거나 막연할 때, 예산이 없을 때 장벽에 부딪힙니다. 아카이브는 지식을 구조화한 정보 집합체입니다. 그렇기에 기준 없이 마구 자료를 업로드하면, 표준화되지 않은 정보들이 제각각 garbage화 될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장차 정보를 구조화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만, 디지털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은 옛 기록은 여전히 사람이 데이터를 손수 입력해 주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아카이브가 담은 정보 구조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사람입니다. 특히 공익활동 특성상 한 사람이 일당백을 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동시에 하기도 합니다. 아카이브 업무는 찬찬히 기록을 들여다보고 또 전체를 조망해야 하는 일인데, 한 사람이 집중할 수 없는 구조라면 아카이브는 쉽사리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아카이빙할 대상 기록물이 없거나,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경우입니다. 기록물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정리해야 할 지 모르거나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면 아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차라리 기록물이 아예 없어서 어디서부터 수집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하는 경우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든 간에 아카이빙 할 대상을 명확히 하고, 이 정보의 홍수 시대 속에서 필요한 기록물을 선별하는 방법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를 압도하는 큰 장벽이 있습니다. 바로 예산입니다. 예산이 없다면 이 모든 일이 열정과 고단함으로 점철될 지도 모릅니다. 아카이빙은 실물과 데이터를 넘나들며 다루는 작업이기에 반드시 금전적, 시간적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런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다양한 곳에서 ‘작은 아카이브’를 만들고 있습니다. 작은 아카이브를 만들어 의사결정자들에게 가시화된 결과물을 샘플로 보여주고, 이를 더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 나가면서 말이지요. 이 역시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 아카이브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일단 아카이브는 재미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시민들에게 재미없는 주제라는 점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덕후나 연구자처럼 기록의 중요성을 잘 알고 활용 방법을 잘 찾는 사람들에게는 기록 하나하나가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카이브가 딱딱하고 거리감 있는 존재로 느껴집니다. 이런 인식은 콘텐츠든, 프로그램이든, 사업이든, 우리가 생각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여러 쓰임새에 아카이브를 연결 짓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험상 대다수의 기관이나 단체에서 아카이브 사업은 후순위로 밀리기 십상입니다. 우리는 보통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일, 해결해야만 우리의 비전이나 업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우선순위로 설정합니다. 아카이브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단지 기록을 보존하는 공간, 가상의 창고로 여겨집니다. 활용보다는 보관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카이브를 만들겠다는 의견 또는 주장 역시도 보관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일단 만들어두었다 하더라도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카이브를 기획할 때 반드시 활용 가치와 실질적인 액션 플랜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가능성을 논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아카이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입니다. 저는 이익에 기반한 아카이브의 필요성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익은 단순한 금전적 수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훨씬 더 넓은 ‘공공의 이익’까지 아우릅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익이란 경제적 이득보다 공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 이익까지 포함한다면 아카이브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익활동은 국가나 정부가 미처 다루지 못했던 세부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진행하는 활동입니다. 사회적 변화와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의미 있는 공익활동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거나 흔적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 연속성이 끊긴다는 문제도 함께 발생합니다. 공익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면서도, 이런 기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창구가 아카이브에 생긴다면 어떨까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공익활동 현장에서 아카이브가 문제 해결의 도구로 쓰이는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카이빙 활동 자체가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도구라기보다는 캠페인, 단기적 교육활동, 단순한 게시글에 쓰이는 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아카이빙 하는 일 자체는 분명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쌓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우리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활용할 콘텐츠를 연구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아카이브가 가진 가능성을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 전국의 다양한 공익활동에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아카이브가 쓰이는 사례는 많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카이빙 활동을 통해 지역을 취재하고 알리는 홍보의 역할을 제외하고서는 말입니다. 그러나 한 창업사례에서 기록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업사이트라는 회사는 중소형 건설사가 가진 기록의 디지털화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소위 ‘순살 아파트’ 같은 부실 시공 문제를, 공사 과정에서 그때그때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입니다. 업사이트는 건설 현장의 기록, 설계도서, 이미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주거 환경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록을 쌓는 데 방점을 둔 게 아니라 쌓이는 기록을 현장에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것입니다. 

물론 거창한 기술이 갖춰진 복잡한 플랫폼이나 디지털 솔루션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인 아닙니다. 그러나 위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기록이 가진 증거성과 분명함이라는 특성을 갖고 문제를 해결한 것입니다. 
공익활동 기록이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꾸준히, 오랜 시간 모아 낸 데이터는 반드시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고 사용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몫입니다. 공익활동 필드에서 모인 데이터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주식회사 업사이트의 서비스 소개 (사진출처 - https://www.upsight.co.kr/
)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 작성일 : 2024.11.27 / 수정일 : 2024.11.27 / 조회수 :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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