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겪는 권리침해문제에 관해 실질적인 구제방법을 배우기 위한 저희 청년 법률가들은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날 강의는 알바상담소의 박종만 책임간사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얼마 전에 예쁜 쌍둥이를 얻으셔서 스스로 쌍둥이 아빠라고 소개해주셨습니다.(마치고 나서도 아기들을 돌보기 위해 급히 떠나셨습니다ㅎㅎ)
우선 권리구제절차를 <증거수집 -> 임금계산 -> 사용자에게 체불임금 지급요구(생략가능) -> 내용증명(생략가능) -> 진정/고소/고발 -> 민사소송>으로 개괄하고 순서대로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해보았습니다.
우선 증거수집단계에서 유의할 사항을 알려주셨습니다. 일단 CCTV는 사장이 자신이 유리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만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므로 이를 믿고 증거수집을 게을리하여서는 안됩니다. 근로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는 근로계약서가 가장 확실하지만 이를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 다음과 같은 자료들을 활용하여야 합니다. 출퇴근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사업장에 비치된 출퇴근기록부 복사본, 사진 달력 / 출퇴근기록 앱으로 별도 기록 / 기억에 의존하여 달력에 기록 / 교통카드 이용내역), 시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계좌이체 내역 / 현금 지급 시 은행에서 전액 입금할 것 안내 / 구인공고 캡쳐 / 계약 당시 녹음, 녹취 / 사장과의 대화 녹음, 녹취록, 문자대화 내용 캡쳐), 기타(상시 사용 근로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사진 등) / 사업장에 비치된 업무매뉴얼 사진찍기 / 업무 지시하는 문자 캡쳐 / 동료의 진술서 / 당사자 진술서)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업장에서 아직 근로계약서를 쓰는 관행이 자리잡지 않아 청소년들이 근로사실입증과 임금청구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유용한 팁을 여러 가지 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으로 임금계산 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근무시작일과 종료일, 휴게시간 유무 파악, 주휴일이 언제인지 파악, 정해져 있는 게 없으면 임의로 지정, 5월 1일에 일했는지 파악, 통상임금 계산, 근무시간에 대한 기본급 계산, 연장/야간/휴일 가산임금 계산(5인이상 사업장), 주휴수당 계산(5월1일 포함),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계산(5인이상 사업장), 기타 임금 수당(해고 예고수당, 휴업수당, 퇴직금, 식대, 교통비, 위약금, 손배금) 등을 모두 주의하여 임금을 계산하면 됩니다. 임금계산 부분은 너무 복잡해서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가장 겁을 먹었던 부분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내용을 외울 수는 없기 때문에 매뉴얼을 참고하여 하나하나 체크해가면서 계산해야 하지만 언젠가는 임금 계산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봅니다.
다음으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는 과정에서 주의할 사항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진정방식은 인터넷, 전화, 우편, 팩스, 방문 등 어떤 방식을 통하여도 가능하며 경찰서, 노동청, 인권위원회 등 진정 경로 무관합니다. 이들 기관이 알아서 관할노동청으로 사건을 이첩해주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은 민원인의 진정을 거부할 수 없으므로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진정서 양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줄글로 모든 내용을 담아 진정을 할 수도 있지만 진정서에 제기되어 있는 문제만 다루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적시하여 기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민원마당의 민원신청 메뉴에서 서식민원을 신청할 수 있는데 역시 양식이 따로 정하여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반드시 모든 란을 기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잘 알지 못하는 정보는 공란으로 두고 작성하여도 무방합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직접 진정서를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를 나누어 각각 강사님이 주신 문제를 바탕으로 진정서에 들어가야 될 내용에 대해 논의해 보았습니다. 저희 조가 받은 문제는
[사례1] A씨는 4인 사업장인 중국음식점에서 주말동안 하루 10시간 씩 3개월 가량 일했다. 근로계약서는 없었고, 주휴수당도 받지 못했다. 식사시간이 있기는 하였으나 20분 내외에 불과하였다. 또한 근무 도중 사용자가 수차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였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다.
이에 대해 저희 조는 차근차근 임금수당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지적하는 진정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에서 직접 진정서를 작성하는 입장이 되니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제가 잘못 판단할 경우 의뢰인이 응당 받아야 할 몫을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토론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지금까지 들었던 내용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막연히 아는 것과 실제 운용하는 것 사이의 괴리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미지급 임금과 관련하여 진정을 하였고 이에 대해 합의를 하였는데 주휴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다시 재진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강사님은 기존의 합의 내용에 주휴수당과 관련한 합의가 없는 경우 진정을 취하하였더라도 다시 새로운 사항에 관한 진정이 가능하다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이번 모임은 1회 모임에 이어 사용자에게 직접 임금을 청구하는 과정과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제 문제들과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다소 중복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복습을 통해 기억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 지에 대해 여러 가지 유용한 팁을 익힘으로써 의뢰인의 권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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