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NPO 지원센터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제15차 총회 참가기
작성자 : 스밀라, 작성일 : 2014.09.15, 조회수 : 2501

“Basic Income Generation”
2014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총회 참가 공유회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 총회는 전세계에서 기본소득을 주제로 연구하고 활동하는 학자, 활동가들이 모여 서로의 관점과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와 같은 자리입니다. 올해 6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렸던 15회 총회를 다녀온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의 두 활동가가 마련한 이번 공유회에서는,


- 몬트리올 총회에 참가하기까지

- 몬트리올에서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만난 사람들 (인터뷰 영상)

- 해외 기본소득 운동 동향

- '기본소득세대(Basic Income Generation)'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러 분들이 공유회에 참석해주셨습니다. 기본소득의 오랜 친구들 뿐만 아니라 처음 뵙는 분들까지도 함께 모여 피자와 샐러드를 곁들인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행사는 미리 공지한대로, 간략한 기본소득 소개 후 다큐멘터리<기본소득:문화적 충동>을 잠시 보고, 서로 소개를 한 뒤 본격적인 총회 후기 발표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쉬웠지만 그런 와중에도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볼 수 있었던 것이 특히 좋았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 동안 포스트잇을 이용해 궁금한 점을 모아봤는데요. 그 중 몇 가지를 골라 함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아래에 마지막 대화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대화기록

"캐나다에 또 가고 싶나요? 잘생긴 사람 많나요?"


스밀라 : 보내주신다면 또 가고 싶고요.(웃음) 일단 퀘벡이 공기가 되게 좋더라고요. 몬트리올 자체가 처음에 몇 명을 기준으로 두고 만든 도시인데 그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의 사람이 살고 있대요. 그래서 공기도 깨끗하고 경관이 좋았는데 퀘벡이 전세계에서 쓰레기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도시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죠. 아무튼 진짜 잘생긴 분도 있었고, 기본소득영국네트워크 활동가인 바바라도 굉장히 멋진 여성이었기 때문에 제가 눈에서 하트를 뿅뿅… 사실 그런 걸 볼 여유가 없었어요.(웃음)





“기본소득이 도입된다면 일 안 하는 시간을 생산성 없는 시간으로 무의미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사회 각 방면에서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스밀라 : 이건 한국에서 기본소득 운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기도 해요. 일을 안 하는 사람은 백수고 그렇기 때문에 너희는 기본소득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의견이 사회에 팽배한데 그 고정관념을 깨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본소득이 사회 각 방면과 연결 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민주주의의 문제, 여성의 문제, 평등의 문제, 자유의 문제, 노동의 문제 등 모두가 기본소득과 연결이 돼요. 그래서 저희가 올해 초에 ‘공공그라운드’라는 것을  기획해서 열었어요. 이처럼 기본소득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더 다양한 문제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희원: 저희도 이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라는 형태로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고요. 특히 직업에 있어서 직능별로 다양한 주체들이 나와서 얘기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보통 복지담론에 대해서는 직능별 주체가 나오는게 아니라 노동자, 국가, 시장 이런 식으로 주체들이 형성되어 있어요. 그런것 보다는, 기본소득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쪽이 IT개발자들이나 예술가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이들은 8시간 일한다고 8시간 짜리 생산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게 더 맞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 직능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방식의 복지가 새로운 생산방식에 잘 맞는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거기서 새로운 직업윤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본소득은 현금의 형태로만 주어지게 되나요?”


주온: ‘소득’이라는 것에 담긴 뜻이 현금으로,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는 것이에요. 물론 대부분의 기본소득안들은 의료보험이나 무상교육과 같은 공공서비스를 대체하기보다 보충하고 있어요. 기본’소득’은 매개수단인 현금으로 주어지고 그것을 어떻게 쓰는지는 개인의 자유에 달려있는 거죠. 그 부분에는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자유를 높이고 책임감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거죠. 기본소득 자체에 현물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소득 사회라는 것을 얘기했을 때 기본소득을 얼마 받는 게 끝이 아니고 그 사회의 인프라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그 상을 패키지처럼 이야기를 해야 하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회 인프라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하니까 한 분야의 정책이라고 보기 어려워요 . 굉장히 범위가 넓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저는 정규직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일종의 프리랜서로 일을 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시간을 더 이상은 늘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일 하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이고 내가 하는 노동량이 자신이 버티기에 괜찮다면 그 노동을 그대로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이어서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그만큼의 시간을 작업활동이나 사회운동 같은데 더 쓸 수 있겠죠.


- 저는 지금 전통주 만드는 걸 배우고 있는데, 기본소득을 받으면 그걸로 술집을 내서 장사를 하고 밤에는 친구들과 영화를 만들고 놀고 싶어요.


- 한국에 전문 직능인이라고 해야 되나 전문가, 장인이 적은데 점점 더 줄어들고 있어요. 힘든 일이니까 내 자식은 시키기 싫고 돈이 안 되니까 굳이 무형문화재 찾아가서 배우지 않잖아요.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도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 저는 친구들이랑 팟캐스트를 만드는데 꽤 재밌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그거 돈 안주잖아? “이러면 제가 초라해지고, 죄책감도 들고요. 또 제가 대학원을 가게 되는데 괜히 엄마한테 미안하고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공부를 할 것 같아요.


- 저는 협동조합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협동조합이 주식회사와 다르게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내서 자본금으로 삼고 민주적으로 경영에 참여해서 운영하는 회사인데요. 기본소득이 다 주어져 있으면 그게 큰 액수가 아니더라도 출자금을 모아서 회사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기 쉬워질 것 같아요. 그래서 협동조합의 형태로 다양한 사업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다른 것 보다도 평생 같이 있을 수 있는 친구든 가족이든 어떤 공동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돈이 없으면 비용이 덜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관계를 한정적으로 유지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지역사회의 청소년 청년들 어르신들, 할머님들 이런 분들은 진짜 많은 돈이 필요하진 않거든요.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 정도만 있으면 다양하게 지역사회가 살아날 수 있는데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공동체건 참여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런 것을 보면서 기본소득이 갖추어지면 동네도 마을도 지역에서도 시민참여가 더 많이 이뤄질 수 있겠고 저 또한 그렇게 지역운동을 하거나 청소년들을 만나서 조직하는 활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제 미래에 대한 걱정없이 본업으로 돌아가서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기본소득은 어쩌면 활동가들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활동가들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많은 사회변화를 함께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지역복지나 사회적 경제가 발전하려면 시민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게 동반되지 않고는 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부분도 기본소득과 패키지로 잘 묶여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나라가 아니고 세계적인 수준에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기본소득이 시행되려면 전세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스밀라 : 이런 이유에서라도 기본소득이 한 국가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 운동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저희가 국제연대를 하려고 하는 것이기도 해요. 북미나 유럽의 경우 이미 대륙단위로 기본소득 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이게 더 나아가면 전세계적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아주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은 없지만 글로벌 기본소득에 대해 얘기하는 연구가 아주 적지만은 않아요. 다른 얘기지만 덧붙이자면 기본소득과 이주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되고 있어요. 이주민이나 난민들에게도 기본소득을 줘야하는가 그런 거에서도 논쟁이 되고있는 상황이에요.


주온: 전지구적기본소득을 얘기할 때 지급 주체로 기능할 초국가적 단위가 있어야한다는 것과 재원으로 생태세 부과가 많이 이야기 되고 있어요. 한때 통화문제에 있어서 비트코인 등 전자화폐의 가능성이 주목받기도 했었는데요. 우리가 총회에서 만났던 사람 중에는 미국에서 기본소득앱개발을 통해 전자화폐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행사는 어땠는지?”


멍구: 피자가 맛있었어요. 기대했던 것 만큼 영상자료가 많지 않아서 아쉬웠고요.


스밀라: 2박3일 행사자체가 되게 빡빡했어요. 30분 쉬는 시간동안 인터뷰를 하고 세션도 찢어져서 듣고 정신이 없는데 그 와중에 영어몰입교육을 받고.. 멀티태스킹에 실패한거죠.


찐사마: 제가 어영부영 기청넷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알았어요. 이게 돌아가는 형태나 추구하는 선형이 네트워크라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됐어요.


희원: 맞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네트워크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스밀라: 기본소득 자체가 점점 더 알려져야 되기 때문에 , 수플리시 의원을 전도사라고 하는 이유가 모든 사람을 만나면 기본소득을 물어보고


장미: 재밌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 분이 많은 걸로 알고있는데 그 분들도 저희랑 비슷한 이유로 기본소득을 지지하시잖아요.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구나 다시한번 생각해본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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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스밀라, 작성일 : 2014.09.15, 조회수 : 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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