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 심화상담소]당신의 마음건강, 안녕 하십니까?

학생부터 청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울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을 넘는 시대이다.


이전부터 이러한 우울과 불안은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져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만 털어놓거나 혼자서 삭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버티다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퇴사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 전에 자신의 루틴을 만들어 해소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 상황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던 차에,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행사가 있다고 하여 큐레이터로서 참여하게 되었다.




강사로 '뜻밖의 상담소'의 김지연 대표님이 오셔서 강의를 진행해 주셨다. 사전에 설문조사를 통해 참여자들의 마음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 조를 배치했다고 했다. 간식도 최대한 자극이 덜 가게 커피 대신 차를 준비하고, 천장 조명에는 색지를 붙여서 부드러운 강의실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지연 대표님이 사전 설문조사에서 참여자들의 고민(죄책감, 기쁨, 우려, 긴장, 보람, 소진 등)을 읊어줄 때, 최근 나도 느꼈던 감정과 고민이었기에 매우 공감되었다.

앞서 조별로 비슷한 마음 건강 상태의 참여자들끼리 묶었다고 했는데, 대부분 자신들이 신호등에서 노란색 수준의 건강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번아웃 증상을 기초로 분류했다고 하는데, 나도 최근에 기분 저하, 두통, 지친 느낌, 집중 저하, 소화불량, 불안, 퍼포먼스 저하, 대처 능력 저하 등을 경험했었다.

이러한 번아웃은 단순히 ‘마음이 힘들다’에서 끝나지 않고, 신체적인 반응으로도 나타난다. 인지기능 손상(집중, 기억, 결정), 경직(수면, 피로, 근 뭉침), 감정(화, 눈물, 공허), 관계(미움, 고독), 부정적 생각(쓸모없음, 후회, 자책), 회피(지나친 약속의 취소, 아무것도 하지 않음, 포기)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면 ‘그냥 지쳐서 그래’, ‘쉬면 괜찮아질 거야’와 같은 반응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본인이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쌓였는지 알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스톱워치로 본인의 들숨과 날숨의 평균 시간을 체크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참여자들의 평균 호흡 시간은 3초 후반대였다.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의 평균 시간이 5~6초임을 감안하면, 대부분 스트레스와 긴장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는 퇴근 후에도 머릿속에 해야 할 일을 계속 생각하여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그게 기본값이 되어버린 상황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호흡과 함께 근육의 경직도 스트레스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는 척도다. 우리가 흔히 긴장하면 목 부근의 승모근이 움츠러들고 경직된다. 그래서 ‘긴장 풀라’며 어깨 부분을 자주 마사지를 하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근육 경직은 단순히 근육이 딱딱해져서 불편한 느낌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통증 유발점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라도 테니스공이나 야구공 등을 바닥이나 벽에 대고 눌러 공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을 추천해 주었다.

내가 평소에도 스트레스가 있는 상태임을 알았다면, 다음 단계로 스트레스를 더 이상 축적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으로 ‘바디스캔’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우리의 몸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 바디스캔은 편안한 자세(바른 자세, 발바닥은 바닥에, 손은 무릎에, 눈을 감고)로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의 모든 부위를 느끼는 방법이다. 바디스캔을 하면 스트레스로 경직된 몸의 긴장이 완화되고 이완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바디스캔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차분해지는 느낌, 특정 부위(예: 뺨) 스캔 시 딴 생각이 드는 것, 졸린 느낌, 찌릿찌릿한 느낌을 느꼈다.


몸으로 스트레스를 체크하고 완화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이제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인식하고 완화할 차례다.

아래 7단계 부분에서 본인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 보자.
  
※자료출처 : 뜻밖의 상담소 김지연 대표


우리나라 직장인의 대부분이 2~3단계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6단계 번아웃까지 가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기에,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는 번아웃이 의학적으로 진단서로 나온다고 한다.


나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알았으니 ‘바디스캔’처럼 내 마음이 스트레스에 더 빠지지 않게 하는 ‘마음스캔 - 마음을 말하는 언어 배우기’ 단계로 넘어갔다. ‘알아차림’이라는 일부러 어색한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내가 나를 관찰하는 ‘메타인지’ 단계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마음스캔’을 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신체감각 알아차리기 - 눈 감고 바디스캔하고, 짝과 번갈아 가면서 “어디가 어떠한지 알아차립니다.”(ex 콧등에 땀이 모이는 것이 알아차립니다.)

2. 떠오르는 생각 알아차리기 -  “어떠한 생각이 떠오름을 알아차립니다.”, “무엇이 생각남을 알아차립니다.”
3. 느껴지는 감정 알아차리기 - “어떠어떠한 감정을 알아차립니다.”(모든 생각에는 감정이 따라온다.)

※자료출처 : 뜻밖의 상담소 김지연 대표


4. 나에게 필요한 것 알아차리기 - “무엇이 필요함을 알아차립니다.”

※자료출처 : 뜻밖의 상담소 김지연 대표

 

호흡 측정, 근육 경직, 바디 스캔, ‘마음 스캔’의 방법을 통해 나의 현재 스트레스 상태를 확인하고, 그 스트레스가 더 커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우선 배웠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누적했다가 해소하는 방법보다는, 초기에 쌓이는 작은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해소하는 자기만의 루틴을 찾고 습관화해서, 더 큰 스트레스를 막는 방법도 있다.


참여자들은 내가 좋아하는 향을 맡거나,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보거나, 애착 담요를 만지는 루틴들을 공유하였다. 나 또한 스트레스의 크기에 따라 3가지 루틴을 가지고 있다.


"직무나 커리어적인 스트레스 - 글쓰기를 통해 불만을 글로 전환
일상생활의 작은 불안 - 수영, 헬스 같이 집중이 필요한 운동

바로 해결할 수 없고 시간이 필요한 스트레스 - 일단 자고 다음 날 생각하기"

 

김지연 대표는 이 밖에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100가지 방법 중 일부를 소개해 주었다.

1. 규칙적으로 건강한 음식 섭취

2. 커피, 설탕, 밀가루, 술, 담배 피하기

3. 반려동물, 온라인 등의 상호작용

4. 신체 마사지, 스킨십, 충분한 수면, 운동

5. 다양한 일상생활, 취미생활

6. 마인드셋(명상, 알아차림, 시각화, 수용, 거리두기, 관점전환, 재구성 등)


나름 내가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 외에도 ‘스트레스 해소 지도’의 방법도 알려주었는데, 그동안 내가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잘 사용하고 있었던 것들을 목록화하고, 새로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방법이다. 김지연 대표의 경우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방 정리’가 있지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방 정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의 습관화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유연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30분 동안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배워보고 실천해 보았다. 그동안 ‘마음건강’은 완벽하게 ‘개인’의 문제로 여겨왔다. 아무래도 같은 상황에서도 대처하거나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고 겉으로 표현되는 것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 ‘마음건강’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나친 경쟁주의, 승자우선주의, 다양성이 아닌 사회 분위기가 우선되는 문화, 경제난과 취업난 등이 ‘개인’을 지나치게 억압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2년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을 조금 넘었고,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이 35만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35.9%를 차지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부산시, 경기도, 나주시 등 여러 지자체가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심리지원 사업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음 건강은 오랜 기간에 걸쳐 망가지기 때문에, 마음 치료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이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사회가 더 이상 개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분위기와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마음 치료를 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

 

by 기록자 "로코망고"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 2024-07-09 19:16, 조회수 :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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