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활동 심화상담소] 어쩌다 회계 : 혼자서 터득하는 비영리 실무자를 위한 세무회계 교육 후기
“지금까지 적지 않은 회계담당자분들을 만나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회복지를 전공하거나 기관에 취업했다가 ‘네가 똑똑하니까 회계 한번 해봐라.’해서 회계 업무를 맡으시더라고요. 한편으로는 대단합니다. 어떻게 회계 전공도 아닌데 이렇게 잘하실까?
 다만 우선 눈앞에 닥친 일부터 시급히 처리하다 보니 기초 개념을 설명해 줄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비영리’ 개념이 뭔지부터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사람이 모이고 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반드시 그 돈을 만지는 사람이 생깁니다. 영리적인 목적의 사기업이 아닌 비영리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지관이나 재단, 중간지원조직 등 비영리기관·단체들도 예산을 다루는 회계담당자가 반드시 한 명씩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비영리기관들은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고 내부적·외부적 요인으로 인력이 단숨에 교체되는 경우도 있어서 회계를 정말 잘 해서 회계담당자가 되기보단 ‘어쩌다 회계’를 하게 되기도 하죠. 그렇게 혼자서 업무를 터득하고 막막하게 회계 일을 해나가는 회계담당자들을 위해 세무회계 큐브의 서진하 대표님이 가장 기초부터 회계 업무의 흐름을 짚어주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즈음에는 지금만큼 전산이 발달하지 않았고 재무제표에 틀린 내용이 있어도 이를 검증할 시스템이 꼼꼼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5년에서 2017년 즈음 기부금을 횡령하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이 일어났고 그 이후 약 4~5년간 관련 법령이 꾸준히, 엄청나게 강화됐습니다. 기존에는 없었던 공익법 회계 기준이 생겼고 사후관리를 하겠다, 결산 서류를 제출해라, 회계 감사를 받고 가산세를 내고 공시 대상을 확대하고… 이렇게 2020년까지 계속해서 법령이 강화되다가 2021년부터는 업무 효율화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관계 법령이 새로 만들어지고 기존 법령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A법에서 했던 일을 B법에서 다시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런 비효율성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거죠. 그리고 2024년 현재는 그렇게 잘 다듬어진 법령들을 다들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공시 안 했던 법인, 오류가 있었던 법인들이 연락을 많이 받고 다들 출석하라고 했을 겁니다. 연락받은 담당자분들 아마 여기에도 있으시죠? 그래서 이번 교육에 대한 니즈가 더 많이 올라갔던 것 같은데요(웃음).”

회계담당자들은 언제나 바쁘지만 특히 매년 상반기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집니다. 1월에는 결산하고 2월에는 연말정산하고 3월에는 법인세 신고, 이사회에서 의결받고 사단법인이면 사원총회를 열고… 워낙 바쁘다 보니 혹시나 업무에 큰 실수가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서진하 대표님이 팁을 주셨습니다.



“24년도 귀속분을 내년에 공시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나오게 됩니다. 만약 자산이 10억이면 가산세만 500만 원이고, 가산세가 1,000만 원을 넘으면 공익법인 지정취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 적은 돈이 아니죠. 여기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0조의3 항목을 보면 〈국세청장, 납세지 관할 지방국세청장 또는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은 공익법인등이 제1항에 따라 결산서류등을 공시하지 아니하거나 그 공시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공익법인등에 대하여 1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공시하도록 하거나 오류를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1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오류를 시정하도록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회계담당자분들, 공시 시기에 너무너무 바쁘시다면 어떻게든 엉터리라도 장부를 만드셔서 일단 공시하세요. 그리고 국세청에서 여기 숫자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하고 연락이 올 때까지 열심히 제대로 된 장부를 만들면 됩니다. 그러면 가산세를 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죠.”

법인세법 시행령 제29조 ⑧에서 가산세가 사업연도별로 1,000만 원 이상 추징된 경우 공익법인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익법인이 지정 취소되면 3년간 재등록할 수 없고 재등록하더라도 이미 신뢰를 잃어 ‘공익’ 법인으로서의 빛이 바래고 말 겁니다. 서진하 대표님은 회계담당자도 사람인 이상 당연히 실수할 수도 있지만, 한번 터지면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일들만큼은 꼭 기억 해두었다가 미리미리 예방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특수관계인’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수관계인은 아주 단편적으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가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수관계인이 공익법인 이사 수의 1/5을 초과하거나, 임직원이 되는 경우에는 급여 등 직ㆍ간접경비 전액이 가산세가 됩니다. 다른 항목은 잘못하더라도 ‘전체 금액의 10%’ 같이 일부 비용만 가산세가 되는데 특수관계인은 급여, 4대 보험료 등 직·간접경비 전액이 가산세입니다! 만약 특수관계인이 직원으로 취업하고 최저시급만 받아도 4년 만에 그 금액이 무려 1억 원을 넘습니다. 보통 일부러 이 법을 어기려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특수관계인이 직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해당 기관에 연락 해보면 대부분 그 기관 직원들이 더 놀랍니다. 본인들도 몰랐다고. 알고 보니 이사장님 자녀분이 일반 직원으로 조용히 일하고 있었던 거죠. 특수관계인은 조심, 또 조심하시고 내일 출근하시면 이사 분들에게 ‘혹시 가족 누가 여기서 일하고 계시진 않죠?’라고 한번 슬쩍 물어보십시오(웃음).
*특수관계인: 본인과 친족관계, 경제적 연관관계 또는 경영지배관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에 있는 자(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지금까지 이야기하면서 법률이 많이 나왔죠? 일반적인 영리기업은 법인세법만 잘 지키면 되고 개인은 소득세법만 잘 지키면 되는데 공인법인은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지켜야 할 법률이 많습니다. 출연 재산은 3년 이내에 써야 하고, 매각 대금을 관리해야 하고, 특수관계인 출연자에게 이득을 주었는지, 회계 감사를 잘 했는지, 전용 계좌를 썼는지 신경 쓸 게 정말 많죠. 이 내용들을 전부 확인해서 위반한 부분이 있으면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나오고 금액이 1,000만 원을 넘어가면 지정취소. 좀 가혹하죠. 그런데 2022년도에 예규가 하나 나왔습니다. 〈상속세 또는 증여세(가산세 포함)를 부과받기 전에 자진 신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법인세법 시행령」제39조제8항제1호에 따른 ‘상속세 또는 증여세(가산세 포함)를 추징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예,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오늘 당장에라도 신고하고 세금 납부하겠습니다.’하면 자진 신고하여 납부한 경우로 봐서 지정취소 대상이 아니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머리 속에 꼭 기억하셔야 할 건 이겁니다. 가산세가 1,000만원을 넘으면 우리 지정취소다. 그렇지만 당장 달려가서 자진신고하고 세금 납부하면 지정취소까지는 안 된다. 이것만 염두에 두셔도 아주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영리 개념을 알면 절반의 성공을 거둔다
법인세, 상속세, 증여세, 가산세, 이사회, 사원총회… 지금까지 나온 개념만 봐도 비영리 법인의 회계 업무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서진하 대표님은 비영리 법인의 회계는 굉장히 간단하다고 단언하셨습니다. 영리 법인과는 다르게 ‘재고’가 없고, 이것만으로도 업무의 난이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데 거기에 ‘외상매입금’도 없습니다. 사용하는 비용 항목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급여, 임차료, 사무용품, 사업비 등이고 여기서 사업비는 대부분 행사를 하면 업체에 직접 주는 현금일 경우가 많으니 회계가 간단하고요. 그럼에도 왜 회계담당자들이 회계 업무를 어렵게 느낄까 하는 질문에 대한 서진하 대표님의 답은 ‘비용 지출이 굉장히 까다롭게 관리되니까’ 였습니다. 김밥 한 줄 먹기 위해 지출품의서, 지출결의서, 사후보고서, 기안서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해 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씩 있다 보니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비영리 법인의 회계는 안 좋은 점만 있는가 하면 그건 물론 아닙니다. 혹시 공익법인 중 기부금 받으면서 증여세를 내는 곳 있으신가요? 아마 없으실 겁니다. 원래 공짜로 무언가를 받으면 그게 현금이 아니어도 무조건 증여세를 내야 하는데(부모님이 용돈을 주셔도 금액이 아주 크면 증여세를 냅니다!) 공익법인은 무려 현금을 받으면서도 증여세를 내지 않습니다. 그건 공익법인이 ‘공익’ 법인이기 때문입니다. 비영리 법인 중에서도 사회에서 좋은 일을 하는, 그래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지정 고시를 받은 공익법인. 서진하 대표님이 접했던 어떤 재단법인은 제약회사들이 모인 법인이었는데, 제약 프로토콜을 만들어 우리나라만의 아주 우수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절대 영리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재단법인은 제약회사들이 공동으로 출자한 돈으로 연구 결과를 제약회사들만 이용하기 때문에 공익법인은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출자금에 대한 증여세를 모두 납부해야 했죠. 사회 불특정 다수를 돕기 위한 비영리 공익법인들은 이렇게 알게 모르게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영리와 비영리

그렇다면 영리와 비영리는 대체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돈을 버는 것=영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법에서 말하는 영리는 <이익을 추구해서 그 이익을 구성원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이익을 추구해서 사업을 하더라도 그 이익을 구성원에게 분배하지 않으면 비영리인 거죠. 비영리 법인이어도 일일 카페를 열어 돈을 벌고 그 돈을 남을 돕는 데에 써도 됩니다. 그 돈을 받을 사람은 조직 구성원이 아니니까요! (물론 돈을 많이 버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소속 비영리기관·단체의 정관을 보면 <회원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을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텐데 이것이 해당 기관·단체가 비영리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영리법인과 비영리 법인이 대체 뭐가 다를까요? 영리법인은 회사의 자산이 늘어나면 그게 모조리 과세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주식회사가 있다고 합시다. A회사에 채무가 약 10억 원 정도 있었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은행에서 ‘너네 일 잘 하니까 빚 없던 걸로 해줄게!’하면 A회사는 이 10억 원이라는 채무 면제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1원이라도 자산이 증가했으면 그게 어떤 명목이든 무조건 법인세를 내야 하죠.
 반면에 비영리 법인은 법에 열거된 이자, 배당, 사업소득, 처분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합니다. 예를 들어 사단법인의 회비는 이자도 아니고 배당도 아니고 사업소득도 아닙니다. 그래서 법인세를 내지 않습니다. ‘회비는 사업소득 아닌가요?’라는 궁금증이 생기실 수 있는데, 법적으로 사업소득이 되려면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명시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분류표를 보면 A4용지 기준 수백 장이 될 정도로 양이 방대하고 없는 것이 없이 다 적혀있는데도 거기에 회비 관련 내용은 없습니다. 사단법인이 아무리 회비를 많이 받아도 국가가 법인세를 과세할 수 없는 근거죠.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도 많은 세금이 면제됩니다. 원래 기부금은 모두 다 증여세 과세 대상이어야 하지만 여러분들 한 번도 내신 적 없잖아요? ‘좋은 일에 쓸 거니 증여세나 상속세를 면제해 주겠다. 대신 법에 따른 의무를 잘 지켜라.’ 그래서 회계 기준을 만들고 공시하고 보고서를 내는 거죠. 법은 혜택을 주는 만큼 의무도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과세의 차이가 비영리 법인과 영리법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어떻게 보면 비영리 법인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영리 법인의 과세 혜택에는 이자 혜택도 있습니다. 열심히 저축하고 이자를 받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자 수익은 원천징수 15.3%를 떼고 들어옵니다. 이자가 100만 원이라고 하면 실제로 통장에 찍히는 건 85만 원 정도 되는 거죠. 그런데 법인세 신고할 때 ‘우리는 비영리 법인이고 이 이자 수익을 나중에 다 목적사업에, 취약계층 도와주는 데에 쓸 거야’라고 회계 처리와 재무 처리를 하면 그 15.3% 다시 되돌려받습니다. 이자가 100만 원이면 15만 원, 이자가 1,000만 원이면 150만 원이니 적은 돈이 아니니 신고하고 꼭 돌려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유목적사업에 3년 이상 사용한 고정자산의 경우 처분할 때 과세하지 않는데 이게 굉장히 큰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느 비영리 법인이 가지고 있는 건물이 구입시점에서 20년 뒤 100억 원의 차익이 났다면, 원래는 그 100억 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하지만 이 건물을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했다면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물론 일부분을 임대하는 등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냅니다)! 


비영리도 돈을 벌 수 있고, 돈을 벌었다면 세금을 내야 합니다

앞에서 잠시 이야기했듯 ‘비영리’는 수익을 조직 구성원에게 분배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성원에게 분배하지만 않는다면 돈을 벌어도 되죠! 그리고 그렇게 생긴 사업 수익에는 법인세가 따라붙습니다.
법인세는 법에서 규정한 사업이 과세 대상이 됩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는 정말 없는 직업‧사업이 없고 그 때문에 우리 법인이 하는 사업이 과세 대상인지 궁금하다면 그냥 과세 대상이라고 간주해 버리는 게 합리적입니다. 법에서 규정한 몇몇 가지 예외 사항이 아니라면요!

“그리고 가끔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사업을 해서 수익이 생겼을 때 그 사업이 법인의 고유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는 그 수익이 과세 대상인지 고려할 때 필요한 사항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 교육사업이 목적사업인 법인이 서적을 출간하고 회원 대상 교육을 진행하며 수익이 생겼다면 이것도 물론 과세 대상입니다.
수익사업을 했는데 돈을 벌기는커녕 적자만 났다면 세금을 안 내도 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하실 건 낼 세금이 없다는 거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게 아닙니다. 장부를 잘 정리해서 신고는 무조건 하셔야 합니다. 어떤 법인이 2023년에 사업하면서 1억 원의 손실이 났는데 그 다음 해, 2024년에 ‘그 법인 좋은 일 한다더라’하면서 물건이 잘 팔려서 1억 1천만 원의 이익이 생겼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2023년 손실금을 신고했다면 2024년의 법인세 과세는 전년도 손실 1억 원을 제한 1천만 원이 대상이 됩니다. 이걸 법적인 용어로 이월결손금이라고 합니다. 법인세 신고는 의무이고 너무 당연한 거지만 성실히 기록하고 신고하시면 나중에 혜택이 생길 수도 있다고 기억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비영리 법인이 국가 보조금을 받아서 사업을 운영하면 그건 수익사업일까요? 기본적으로는 수익사업이 아니라고 보지만, 사업에 따라서 해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건설업체를 운영하는데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가 있는 용산구청과 도로 공사 계약을 맺고 공사비 1억 원을 받았다고 해봅시다. 이것도 국가에서 돈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 거니 수익사업이 아니게 되는 걸까요? 물론 너무 당연하게도 수익사업이 맞겠죠. 판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발생한 손익이 실질적으로 국가에 귀속되는 경우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과세 되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국가에서 사업 보조금을 받으시면 마지막에 정산해서 이자까지 싹싹 모아 다시 반납하시죠? 이런 행위를 ‘손익이 국가에 귀속된다’고 합니다. 아까 예로 든 저의 가공의 건설업체가 공사비로 8,000만 원만 썼다면 나머지 2,000만 원은 국가에 반납할까요? 절대 아니죠. 그래서 이 경우는 수익사업이 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비영리 법인의 수익사업 여부를 판단할 때는 보수적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아까도 강조했지만 ‘돈이 들어오면 모두 법인세 과세 대상’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익이 났는지 손해가 났는지는 수익사업 판단의 기준이 아닙니다. 법인의 목적사업인지 아닌지도 고려할 사항이 아니고요. 마지막에 모든 돈을 정산하고 반납하는 등 손익이 국가에 귀속되는 경우는 수익사업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비영리 법인이 수익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구분경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비영리 법인의 회계는 수익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난이도가 몇 배씩 뛴다고 하지만, 수익사업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통장을 구분하고 돈의 물꼬만 터놓으면 사실 그렇게 어려울 게 없다는 이야기였지요. 수익사업을 위해 회계를 분리하고 목적사업 회계에서 비용-출자금, 시작금, 자본금 등 원하는 이름으로-을 옮기고 명명하면 헛갈릴 것이 없는데 이 절차를 잘 모르거나 나중에 하자고 미뤄두었다가 1개의 계좌에서 온갖 수입과 지출이 일어나며 많은 것이 꼬이게 되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교육 참여자분들의 눈이 유난히 빛나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속한 비영리 법인은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할 예정도 아직은 전혀 없어서 참여자분들의 열띤 질문과 강사님의 꼼꼼한 답변을 잘 경청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목적사업과 수익사업이 동시에 운영됩니다. 이때 이 공간의 임대료는 목적사업의 비용일까요, 수익사업의 비용일까요?”
“그 공간을 사용하는 시간이 얼마인지 비율로 따지는 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굉장히 좋은 답변입니다. ‘시간 비율로 따지겠다.’ 이 얼마나 합리적입니까? 여러분이 생각했을 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으로 비용 처리를 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임대료의 90%를 수익사업 지출로 비용 처리를 했다면 ‘우리 수익사업은 음식 장사라서 공간 전체에 음식 냄새가 짙게 배는 바람에, 어휴, 목적사업으로는 거의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할 수도 있는 거죠. 물론 이건 아주 극단적인 예시지만요(웃음).”


출연재산 사후관리: 몰라서 가장 많은 가산세를 내는 출연재산

“아까 말씀드렸던 것 중에 기부금은 증여세가 면제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공익법인이라서 증여세 면제라는 큰 혜택을 보는 대신 이에 따라오는 의무 사항이 아주 많습니다. 공익법인에 들어온 기부금을 마치 무죄추정의 원칙처럼 나라에서 ‘당연히 공익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세금을 미리 면제 해줬으니, 대신 실제로 공익목적에 맞게 썼는지 매년 법에서 정해놓은 의무를 이행하라고 하는 거죠. 막상 열어봤는데 기부금을 공익목적으로 쓰지 않았다면 그 부분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법령의 뼈대입니다.”

“‘출연재산’은 법령에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은 없습니다. 아주 간략히 거칠게 설명 드리자면 ‘원래는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공익법인이라서 안 낸 재산’을 출연재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법인에 있는 자산이 출연재산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사후관리의 범위가 달라지니 잘 알아두셔야겠습니다.”

 

 증여세 과세 대상

출연재산 여부 

 기부금

기부금은 증여세 과세 대상

해당 

 국가후원금(보조금)

용역계약에 해당하지 않고, 손익이 실질적으로 국가에 귀속되는 후원금은 증여세 비과세

미해당

 회비수입(사단법인)

회비 수입은 증여세 과세 대상도 아니고 법인세 과세 대상도 아닌 것으로 유권해석

미해당

 배분사업비

제3자에 대해서 반대급부 없이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 

해당


“일단 출연재산에 해당하게 되면 많은 의무가 따릅니다. 3년 이내에 직접공익목적사업 등에 전부 사용해야 하죠. 매각했다면 그 매각대금을 3년 이내에 직접공익목적사업에 90% 이상, 운용한 소득은 1년 이내에 80%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직접공익목적사업’도 법에 명확히 규정된 내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세무대리인도 자세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일의 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지출을 매번 물어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사업내용과 내부사정을 잘 아는 법인의 직원, 여러분들이 그 기준을 잘 이해하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법에 규정된 사용 비율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 역시 가산세가 뒤따릅니다.”

그리고 OX퀴즈를 활용하여 출연재산 해당/미해당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단순 기부금 수입, 보조금, 회비, 기부금으로 가입한 정기예금, 임대용 부동산 매각대금 등 다양한 사례를 들으니 알 듯 말 듯, 아직은 알쏭달쏭합니다. 개그맨 조세호 씨의 유행어(?)에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영리 법인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비슷한 말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뭘 모르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찾아요!”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혼자서 터득하는 비영리 실무자를 위한 세무회계 상담소>를 통해서 비영리 법인 회계 주의점과 스킬에 대해 정말 많이 배웠고 3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습니다. 뭘 모르는지도 모른 채 헤매고 있다가 지름길을 만난 기분이 듭니다. 서진하 대표님이 주의할 부분을 족집게처럼 집어주시고 왜 주의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덧붙여 주신 덕분에 앞으로의 업무에서도 조금 더 용기가 날 것 같습니다.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 2024-11-19 17:38, 조회수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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