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공익활동 박람회] 나의 취향에서 우리의 화두를 발견하다

당신은 무얼 좋아하나요?

내가 좋아하는 걸 잘 알게 되면,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집니다.

 

어느 집이나 세면대 근처에는 아침저녁으로 쓰는 칫솔이 있을 거예요. 내가 쓰는 칫솔이 단조롭고 습관적인 선택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그 안에 내 취향과 가치가 담겼다면, 칫솔 한 자루조차 더 이상 사소하지 않게 됩니다. 나의 고유한 세계를 담아내는 요소가 되니까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지 발견하는 것, 그 값진 선택들이 일상을 더 많은 즐거움으로 데려가 줍니다.

 

취향은 나를 둘러싼 모든 곳에서 만나게 돼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움직임인 공익활동을 포함해서 말이에요. 사실, 공익활동에서 나만의 취향을 찾는 일은 다른 것보다 좀 더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음악 스트리밍 앱에 들어가면 여러 음악을 손쉽게 들어 볼 수 있고, 옷 가게에 가면 다양한 디자인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지만, 공익활동을 한 자리에서 두루 경험할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지난 10월 17일~19일에 열린 ‘2024 서울공익활동 박람회’가 1,099명의 참여자를 기록한 건 같은 이유에서가 아니었을까요? 비가 내린 18일 금요일에도 부스마다 줄지어 있는 사람들을 목격하며, 어쩌면 이들도 개인과 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화두를 접하고 나의 일상과 연결해 볼 기회를 기다려 온 게 아닌가 생각했거든요.

 

그곳에서 만난 이야기를 나누어 드리고 싶어요. 박람회는 막을 내렸지만, 그곳을 채웠던 이야기들은 오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거든요. 더 나은 세상을 고민하며 그만의 취향과 가치를 찾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면 기쁠 거예요.

 

일단 해 보고 생각할까?

 

누군가는 공익활동에서 나만의 취향 찾기를 ‘무엇’이 아니라 ‘왜’에서 출발할 거예요. 무슨 공익활동이 나와 더 맞닿아 있는지 살펴보기 전에, 왜 공익활동에 함께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으니까요.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일은 왠지 훌륭한 사람만 하는 일 같잖아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정말 그런지 일단 한번 해 보고 이야기할까요?

 

먹으면서 운동해요!

비건 푸드존 


뻥튀기 접시에 담은 비건 푸드
 

케일 쌈밥, 단호박 그래놀라 구이, 표고버섯 토핑 유부초밥, 치아바타 보리빵을 귀여운 뻥튀기 접시에 하나씩 담아요. 목이 메면 안 되니까 다회용 컵에 무농약 사과주스도 한 잔 따라요. 이제 접시까지 남김없이 냠냠 맛있게 먹어요. 우리는 지금 기후 위기에서 세상을 조금 구했어요.

 

제로웨이스트 가게 ‘알맹상점’이 이 한 끼를 준비하며 식사에 들이지 않으려 노력한 게 있어요. 바로 고기와 일회용품입니다. “세상 모든 생명과 겸상하는 경험”을 전하고 싶었다는 알맹상점은 우리가 하루에도 세 번이나 맞이하는 밥상에서 여름이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는 운동에 동참할 방법을 제시했어요.  

 

“비건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기를 덜 먹으려고 해요. 원래도 밥을 좋아하는데 오늘 케일 쌈밥이 정말 맛있었어요.”

_박진아 박람회 참여자

 

필요한 건 오로지 용기뿐

리필스테이션


리필스테이션 체험 중인 박람회 참여자
 

이번 박람회는 용기만 지참한다면 누구나 친환경 세제, 화장품 등 12종을 무료로 담아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이 있었어요. 시민들은 직접 준비해 온 각양각색의 용기에 정해진 용량만큼 알맹이만 채우며 새로운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경험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를 외치며 기존에 없던 리필 문화를 제안해 온 알맹상점의 메시지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시간이었어요.

 

기후 위기에 앞서 당신의 카드값을 구원합니다.

와펜 수선 · 리페어 팝업존


수리존의 와펜들

 

이토록 귀여운 수리가 있다니요. ‘수리상점 곰손’은 손재주가 없는 사람들도 옷과 가방을 수선해서 다시 쓸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줍니다. 와펜 한 조각을 구멍 나고 해진 옷이나 가방에 덧대어 다림질하면서 소중한 아이템이 제멋을 되찾길 기다리는 시간은 5분! 이 간편하면서도 귀여운 수선 과정은 많은 참여자에게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하는 실천에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와펜 하나로 뚝딱 수리

 

“의류 잡화는 구멍이나 얼룩, 흠집이 생기면 쉽게 버려져요. 와펜도 보통 어딘가에서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받은 건 잘 안 쓰게 되잖아요. 이렇게 구멍난 에코백에 와펜을 붙여 서로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순간, 이 단순한 수선은 지속가능한 삶의 태도라는 의미를 하나 덧입게 돼요.”

_수리상점 곰손

 

리페어 팝업존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고쳐 쓰는 일을 멈췄어요. 사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일만큼 사람과 자연을 아끼는 방법이 없는데 말이죠. 벗겨진 전선, 고장난 소형가전제품, 코팅이 벗겨진 나무 그릇, 방전된 시계, 살이 부러진 우산, 애매한 바지 기장, 여기 리페어 팝업존에서는 모두 다 수리가 가능합니다.

 

 
수리할 물건을 접수하는 사람들​

 

망가진 우산 한 자루를 고쳐 쓰는 일은 얼핏 소박해 보이지만, 이 같은 노력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절대 조그맣지 않아요. 자원을 절약하고 생활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물건의 가치를 재발견해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를 다시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리페어 팝업존은 수리의 명가인 수리상점 곰손에서 함께 했는데, 이들이 펼친 대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똥손조차 향기로워지는 시간

나만의 DIY 샴푸바

 

사흘 내내 박람회장의 아로마테라피를 담당했던 부스가 있어요. 부스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코끝에 싱그러운 향기가 감돌곤 했습니다. 이 향기의 주인공은 수리상점 곰손에서 준비한 샴푸바 재료인 에센셜 오일이었죠. 


천연 재료로 만드는 샴푸바

 

일반 샴푸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판매되지만, 비누 행태인 샴푸바는 포장 쓰레기를 줄여 환경 부담을 덜어줍니다. 샴푸바는 생산 과정에서도 액체 샴푸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해요. 더 많은 시민이 샴푸바를 경험하게 된다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일상 속 실천도 더욱 활발해지겠죠?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서도 공익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니!

 

다시 OOTD가 될 거야

의류·잡화 물물교환존 

※​ OOTD : 'Outfit Of The Day'의 약자. 오늘의 패션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태그에는 옛 주인이 쓴 옷에 대한 설명이 있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의류와 패션 잡화를 교환할 수 있는 물물교환존(21%파티)를 열었어요. 이젠 입지 않지만 버리기엔 멀쩡해서 아까운 패션 아이템을 챙겨온 참여자들 덕분에 다시 OOTD가 되기를 꿈꾸는 옷, 신발, 모자들이 박람회장 한가운데 모였어요. 가져온 아이템을 설명하는 태그에는 가격 대신 각각의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떠나보내는 참여자가 직접 적은 이야기였죠.

 

가지각색의 패션 아이템이 진열된 공간은 마치 개인의 살뜰한 이야기들이 모인 한 편의 전시회 같았어요. 재킷에는 소중한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날의 설렘이, 구두에는 어딘가를 향하던 날의 떨림이 묻어 있었습니다. 원피스, 모자, 가방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옛 주인이 써 내려간 옷에 대한 설명과 사연이 더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21%파티가 상시로 열리는 프로젝트는 아니어서, 박람회를 통해 다시 입는 경험을 한 번 더 나누게 되어 반가워요. ‘알맹상점’, ‘수리상점 곰손’, ‘오늘의행동’과 같은 다른 팀과 함께 박람회를 꾸리며 주고받는 시너지도 즐겁습니다. 여러분! 매초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 그러니까 1초마다 옷 2,625kg이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어요. 패션 재고와 반품 폐기 행위를 막기 위한 법 제정 움직임에 동참해 주세요!”

_다시입다연구소
 

허리를 굽히자 펼쳐진 또 다른 세계

삼각지 플로깅

 

어쩜 이렇게 하늘은 더 파란 건지, 오늘따라 왜 바람은 또 완벽한지, ‘지구닦는사람들’과 함께한 10월 19일 토요일은 쓰레기 줍기 딱 좋은 날이었어요. 삼각지 플로깅은 황승용 지구닦는사람들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되었어요.

 

“담배 필터에 숨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가 완전히 썩으려면 14년이 걸립니다.”​

 

해마다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30만 톤이고, 여기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는 설명을 들으며, 가장 두려웠던 것은 수중 생태계로 미세 플라스틱이 조개류나 어류에 흡수돼 결국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리라는 점이었어요. 지구닦는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만 개가 넘는 담배꽁초를 수거해서 제조사에 직접 전달하며 개선을 촉구했어요.


삼각지 플로깅에 참여 중인 사람들

 

본격적인 삼각지 플로깅이 시작되면서 또 한 번 놀라운 세계를 마주했습니다. 허리를 굽히자 온갖 쓰레기가 눈앞에 나타났거든요. 한 걸음 떼기가 무섭게 등장하는 쓰레기를 부지런히 줍고 마무리 때는 ‘쓰레기 도슨트’가 진행되었습니다. 황승용 대표의 강연이 예습이고 플로깅이 실습이었다면 도슨트는 복습과도 같은 시간이었어요. 주운 쓰레기들을 살펴보며 실제 재활용률을 짚어보았죠.


쓰레기 도슨트 중인 황승용 대표

 

쓰레기 문제를 고민한다는 건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덜 해로운 소비·생산 문화를 이끄는 일임을,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가 허리를 굽혀 쓰레기 한 조각을 줍는 순간부터라는 걸 이날의 플로깅이 알려주었습니다.

 

일단 들어 보고 생각할까?

 

먼저 새로운 움직임을 시작한 이들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 봐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줄지도 모르잖아요.

 

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

브랜드 토크 ‘알맹상점X수리상점 곰손’

 

알맹상점과 수리상점 곰손의 이야기는 로드 무비를 닮아 있었습니다. 영화 장르인 로드 무비는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변화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을 그리곤 해요. 알맹상점 대표이자 수리상점 곰손의 곰손지기인 고금숙 씨가 들려준 브랜드 토크 역시 사소하지만 집요한 일상의 반란이 어떻게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문화와 기준을 만들었는지 그 여정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재활용은 제로웨이스트에서 가장 마지막 선택임을 강조하는 고금숙 대표

 

알맹상점은 망원시장에서 일회용 검정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기로 장을 보려다 상인에게 거절당한 일을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3년 넘게 망원시장에서 검정 비닐봉지 줄이기 운동을 펼친 결과, 지금은 고객이 가져온 용기에 물건을 담아주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이들의 실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한번 쓰고 버려지던 플라스틱 용기가 알맹상점에서는 다시 쓰이기 시작했고, 꼭 필요한 만큼 내용물만 채워가는 소비문화가 새로이 전개되었죠.

 

알맹상점을 시작한 이들이 수리상점 곰손을 만든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였습니다. 수리상점 곰손은 누구나 고쳐 쓰는 기술을 배워, 버려질 뻔한 물건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입니다.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자신의 물건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이죠.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여정입니다. 내가 미치도록 노력하지 않아도 그런 선택지를 주는 사회가 바로 제로웨이스트 사회입니다.“

_고금숙 대표

 

나를 위한 오롯한 한 끼

식경험 워크숍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공유하는 ‘벗밭’은 제철 가을무를 활용한 식경험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바쁜 도시 생활자들의 식탁에 간편식 대신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한 끼를 올리기 위해서죠.

 

이날의 주제는 ‘가을무’.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는 무는 1인 가구에게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는 식재료입니다. 벗밭은 무밥, 무청 된장국, 무 버섯 곤약 조림, 솎은 무 겉절이처럼 다양한 무 요리법으로 참여자들에게 한 끼 식사를 내어주었어요.


다양한 무를 시식해 보는 시간

 

"제철 채소를 요리하면 단순히 한 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연결된 삶을 맛보는 것"이라는 백가영 벗밭 대표의 말은 땅의 흐름을 따르는 식습관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 되새겨 보게 했습니다.
 


백가영 대표가 가을무를 무청부터 뿌리까지 손질 중이다.

 

”오늘 가장 기대되고 바라는 건 이 시간이 끝난 뒤에 여러분이 댁으로 돌아가셔서 이 무와 어떻게 더 친해질 수 있을까 궁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_백가영 벗밭 대표


전시 ‘오늘은, 오늘의 행동’

 

'오늘의행동'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가도록 돕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이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해 갖가지 기발한 행동 도구를 개발했어요.  


 공익활동 행동도구 '오늘은, 오늘의 행동' 전시

'물살이의 길'은 도로의 빗물받이를 강과 바다로 연결되는 통로로 인식하게 하는 도구예요. 쓰레기 투기의 심각성을 환기하는 동시에 도시민에게 물과 자연의 관계를 상기시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죠.

 

'커뮤니-T'는 심폐소생술(CPR)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줘요. 오늘의행동은 서울 시내 한 가운데서 대규모 심정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목격하며,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커뮤니-T'를 고안했습니다.

 

“복잡다단한 사회문제 앞에서 막연한 무력감에 빠지기보다는, 손닿는 곳에서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의 가능성을 믿는 게 중요하니까요. 오늘의행동이 개발한 도구들을 매개로 그 믿음에 힘을 실어 주고 싶어요.”

_서경원 오늘의행동 대표

 

마트에는 없는 채소의 사연

브랜드 토크 ‘대화하는 농부시장 마르쉐’

 

보통 식물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꽃임에도 농산물은 열매, 뿌리, 줄기가 먼저 보여요. 우리가 마트에서 만나는 곡식이나 채소, 과일은 작물의 어느 부분을 먹기 좋게 따로 담아 팔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보은 마르쉐 설립자는 대형마트에서는 알 수 없는 작물의 한 살이, 그리고 이 한 살이를 함께하는 농부의 이야기를 마르쉐 시장에 오면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농부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져와 판매하는 마르쉐 시장은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판로이자, 도시와 농촌의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보은 마르쉐 설립자​

일단 알아보고 생각할까? 

 

누군가 공익활동이 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지루한 설명 대신,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는 시민 스스로 공익활동에 대한 의미를 찾아보는 참여형 전시를 준비했어요.  


시민들이 채색해 완성하는 공익활동 컬러링 벽화
 

서울 곳곳을 배경으로 다양한 공익활동의 모습이 담겨있는 컬러링 벽화는 박람회 기간 동안 402명의 채색으로 작품이 완성되었어요. 그 어마어마한 전시물은 센터를 방문하시면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당신 옆의 공익활동’ 부스에는 나의 외로움을 반추하고 기록하는 외로움보관소가 있었어요. 그 외에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10개의 커뮤니티도 만날 수 있었어요. 2050년이면 사라질지도 모를 커피에 대해 고민하는 ‘행동하는 커피랩’, 서로에게 밥상머리 안부를 묻는 공동체 ‘밥마실’, 실내 환경 활동을 추구하는 사람들 ‘자투리 환경 활동’처럼 이름만 들어도 눈과 귀가 활짝 열리는, 기발하면서도 공감 가는 주제들이었죠. 


 외로움 보관소

나의 외로움을 돌아보고, 커피를 오래오래 마시길 소망하고, 함께 밥을 해 먹는 이 모든 행위가 모두 공익활동임을 알게 된, 공익활동이 실제로 어떻게 ‘당신 옆’에 있는지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생각해 볼까요?

우리에게는 아직 끝맺지 않은 질문이 있어요. 왜 공익활동에 참여해야 할까요? 

 

해 보고, 들어 보고, 알아보니, 공익활동은 그다지 유난스럽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데다가 내 카드값마저 구원하고 내 OOTD에 영감을 불어넣고 제철이 전하는 맛을 온전히 즐기는 일이기까지 했어요. 공익활동은 우리 일상과 아주 가까운 곳에, 아니 우리 일상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오늘도 내일도 어김없이 일상이 찾아올 거예요. 그 속에서 공익활동은 더 나은 일상을 향한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좀 전에 간식으로 구워 먹은 고구마가 흙이 삶아 숨 쉬는 밭에서 온 결실이거나, 가방에 챙겨 넣은 장바구니가 지구를 지키는 선택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가끔은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가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어쩌면 공익활동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순간들 속에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 나아가는 힘을 기르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요, 공익활동에 참여하는 건 결국 나의 하루를 조금 더 행복하게, 그리고 그 행복이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공익활동은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일 같아요.”

_플로깅에 참여한 어린이


글. 정연선
사진. 김화경 

 

작성자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작성일 : 2024-11-01 20:33, 조회수 :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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