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의 공익활동-모임 후기] 모임(2) 외로움을 지원하는 사람들: ‘나’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단절된 세상입니다.
스크롤 한 번에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고 터치 두 번에 내 마음을 하트로 보낼 수 있는 효율적인 세상이지만
정작 다른 사람이 그리울 때 전화 한 통, 밥 한 끼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진정한 의미의 연결을 바라는 이들이 모여서 한 달가량 외로움을 지원하는 방법을 탐구하여 “외로움 지원책 대백과”를 완성했습니다.
모임마다 나눴던 이야기들과 3권의 책을 읽으며 회차 중간중간 떠올렸던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책을 작성했습니다.
외로움을 느껴왔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외로움을 지원하기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본 대백과가 완성된 여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외로움을 지원하는 사람들' 공모원 서리라
1회: 소개, 기대 나눔, 프로그램 안내, 외로움 지원 경험 나눔
어느 날 무의식적으로 SNS를 보고 있을 때 ‘외로움을 지원하는 사람들’이라는 문구가 제 핸드폰에 떴습니다.
막연하게 그 문구가 좋아 이틀을 고민하다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지난 삶 속에서 다른 사람과 나의 외로움을 지원했던 경험을 나누면서 어떤 것들이 지원에 도움이 됐는지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우리가 입을 모아 공감과 경청, 그리고 애정으로 함께 있어 주는 것은 도움이 되었지만
섣부르게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같은 고민을 공유하니 어느새 마음에 편안함과 설렘이 자리 잡았습니다.
2회: 외로움 지원의 새로운 실험 만나기
새로운 실험을 실천하고 있는 해초님을 만났습니다. 해초님은 팔랑 주머니라는 팀을 운영하면서 놀이를 통해 눕청, 즉 누워있는 청년들이 이불 밖을 나갈 수 있는 계기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계셨습니다. 이 시대는 ‘갓생’을 추구하고 따라가기 원하지만 그러다 보면 우리의 심신이 많이 지치고 비교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때 ‘놀이’로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면 문밖이 두려운 그들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팔랑 주머니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다른 공모원분들도 각자의 삶 속에서 주변 친구, 직장 동료, 그리고 나의 외로움을 알아채고 지원하기 위해 여러 시각으로 외로움을 탐구해 보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나도 무언가 실천해서 외로움을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모임이 그리고 나의 내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3회: 외로움이 고립으로 가는 환경 탐구, 국내외 외로움 지원책 살피기국내외에서 외로움을 지원하는 일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곳곳에서도 전화, 채팅, 혹은 직접 찾아가서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과 기관이 모여 콘퍼런스를 열고 노력해온 흔적과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회가 연결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들을 모아보니 마음이 뭉클합니다.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기를,그리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기를 바랐습니다.
4회: 외로움의 사회적 지원책 대백과 제작하기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달콤한 수박 냄새가 방안을 가득 채웁니다. 지난 모임 혼자 사니 과일 먹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수박화채를 함께 해 먹는 건 어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공모장님과 센터 매니저님의 도움으로 아이디어가 실현됐습니다. 함께 나눠 먹으니 제 안에 있는 외로움 한 조각이 녹습니다. 6가지의 주제-일터 내 외로움을 다루는 법,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지원, 낙오자라고 느낄 때, 조용히 사라지고 싶을 때 필요한 것, 손가락질을 받는 당사자가 외롭지 않을 방법, 과도한 경쟁, 비교 등의 문화를 바꾸는 방법,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롭지 않은 사회의 다른 점-로 다양한 생각들을 나눴습니다.
고민하다 보니 사회가 그리고 개인이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5회: 제작한 대백과 배포 실행 및 전체 성찰과 마무리
외로움 지원책 대백과가 완성되어 마지막으로 어떻게 수정하고 배포하면 좋을지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한 달 동안 외로움을 깊이 알아보며 느낀 것은 우리가 모두 외로운 순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더 용기 내 볼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그래서 ‘나’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저에게 그런 용기를 주신 꽃잔디님, 봄날님, 뿌리님, 장금님, 준영님, 헛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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