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NPO지원센터 협업공간 ‘엮다’ 입주기관 인터뷰 #2_알트랩(Alt.Lab)
박정호연구원/이은경연구원/이윤정연구원/이효정연구원/안정권연구원(왼쪽부터)
담당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알트랩(Alt.lab)의 명목상 대표를 맡고 있는(웃음) 박정호라고 합니다. 알트랩에서는 전체적인 프로그램 기획과 아이디어 제안 등의 일을 하고 있고, 현재 지속가능경영원에서 7년째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담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검증하고 제언하는 일과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이 확산되는데 필요한 조사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알트랩은 어떤 단체인가요?
알트랩은 시민사회단체(CSO,Civil Society Organization)와 기업 등 우리 사회 조직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섹터 간 소통의 통로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시민사회단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활동들을 주로 하는데, 여기에는 단체의 지속가능성 조직 진단이나 보고서 발간 자문, 이해관계자 파악 및 소통 관련 자문 활동 등이 포함됩니다. 일례로 작년에는 지구촌나눔운동*에서 ‘이해관계자 대화’를 진행하고, 2014 지속가능보고서에 대한 ‘제3자 검토의견서’를 제시했습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구촌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통한 개발 지원과 지구촌 시민사회의 발전 지원, 인류가 직면한 과제들과 연계된 교육과 자원활동 지원 등의 캠페인을 벌이는 시민단체이다.
알트랩을 만든 계기는?
2011년부터 2012년 초반까지 꼬박 일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한남동에 있는 한국컴패션* 본사에 가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부터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까지를 재능기부로 도와드리면서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이 NPO보고서에 적용되도록 같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 미국 국무부 프로그램(IVLP)으로 미국 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을 3주 동안 직접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고, 기업과 NGO의 파트너십의 유용하며 동시에 서로를 위해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이쪽 분야에 계신 분들과 함께 모임을 하면서 더 조직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서울시NPO지원센터의 요청으로 작년에 NPO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을 도와드리게 됐습니다. 올해 더 많은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저희 중에 한 명이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서 이 일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효정 수석연구원께서 더 좋은 제의들을 물리치면서 전임자를 해주기로 결정하면서, 작지만 정식적으로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다.
*컴패션(Compassion International)은 기독교 기반의 국제 어린이 양육 단체이다. 1952년 한국 전쟁 당시 전쟁 고아의 참상을 목격한 에버렛 스완슨 목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2011년 기준으로 26개국 1,200,000명을 후원하고 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어떤 게 있나요?
현재 서울시NPO지원센터 사업 중의 하나인 “2015 NPO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서는 NPO의 지속가능성인 조직의 건강성, 사업의 효과성, 고유목적의 체계성을 점검하는 것부터 지속가능성 관점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까지 교육하고 자문합니다. 또한 활동가들의 기본적 인권 보장을 돕기 위해 공익단체 ‘어필’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여력이 안 되는 소셜벤처, 작은 영리 기업들의 사회책임 활동을 도와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역량 있는 중간 규모의 시민사회단체와 사회 공헌을 계획 중인 중견, 중소 기업들을 연결해서 작은 파트너십들이 맺어질 수 있도록 돕는 활동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비전과 가치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존경받는 정부와 책임있는 기업, 튼튼한 시민사회가 균형을 이루어야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제사회와 한국 모두 자본주의 하에서 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어, 균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 하에서 결국 정부가 담당했던 공공부문의 복지와 같은 영역을 민간 부문에서 수행하고, 시민사회조직들이 우리 사회의 균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체들이 지속가능해야 하고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트랩은 진정성을 가지고 조직을 돕되, 대안적인 해법을 제시하여 조직의 변화가 일어나고 사회가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조직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탁월한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서,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안적인 방법론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싱크탱크’가 되고자 합니다.
단체 자체적으로도 대안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을 준비한 5개월 동안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미 다른 조직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영역에 굳이 우리가 들어가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존 단체들과 사업 이전부터 협력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틈새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사업의 규모를 확장하는 것에는 참여한 모두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또 전임자로 일하고 있는 수석 연구원의 업무와 관련된 원칙에서도 대안적인 가치를 적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고, 설립에 참여한 누구라도 와서 일한다면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였으며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참여한 분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알트랩에 일정 정도의 후원을 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활동 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자문을 위해 저희가 ‘경영학’이나 ‘비즈니스’라는 말을 꺼내면 다소 간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사례로 들 수 있는 부분도 먼저 이런 노력들을 기울인 기업들의 예인 경우가 많고, 조직 측면에서의 이야기에는 아무래도 경영학의 개념이 많다 보니 거부감이 드는 거죠. 언어가 다르다 보니 생기는 부분이라 저희도 적절한 언어로 바꿔서 이야기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관리라는 것이 필요한 건 사실이거든요. 아, 그래서 처음의 아이덴티티를 잡을 때 ‘박쥐’라는 아이디어도 나왔었습니다. 양쪽에 모두 욕을 먹어도 사회를 낫게 할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닌가 하면서 그걸 소셜콜링, 사회적 소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진행자) 기발하네요! 박쥐라고 하면 부정적인데, 다르게 생각하면 배트맨은 히어로잖아요? (웃음)
(박정호 연구원) 네. 근데 박쥐는 아쉽게도 결국 제외됐습니다.(웃음)
(진행자) 그 외에 어려움이 있다면?
(박정호 연구원) 모든 활동가들이 그러시지만, 최근에는 일과가 끝나고 단체들을 도와드리고 저희끼리 회의하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일과 삶의 조화가 어렵습니다. 회의하는 중간에 다른 연구원분께 전화가 오면 여지없이 언제오냐는 유치원생 아들의 전화거든요.
알트랩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소개해주세요!
저희와 함께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5년 이상 함께 알고 왔었습니다. 5명이 모인 알트랩 설립자 모두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 계신 분들이며, 알트랩의 모태가 된 이웃이라는 그룹 또한 같은 영역에 계신 실무자 분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기업과 인권, 사회책임투자*, 국제개발협력에서의 민관파트너십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사회책임투자란 금융사가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에 투자할 때 무기, 아동, 노동착취, 환경오염 등 사회적으로 해로운 계약이나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등 투자의 대상과 방식을 선별한 투자를 일컫는다. 윤리성이 높은 기업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중장기적으로는 일반적인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보고서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여러 종류의 SRI 지수가 존재하는데 미국의 DJSI(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와 Domini Social 400(DS400) 지수, 영국의 FTSE 4Good Index등이 이에 해당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알트랩은 2014년에 이미 NPO 지속가능성 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올해 증보판을 완성하여 배포하고 있습니다. 내년엔 전면적인 개정을 통해 가이드라인에 단체들이 스스로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해볼 수 있도록 하는 지표까지 구체적으로 넣을 예정입니다. 지표를 포함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을 보시면, 단체가 발간하는 것이 연차보고서든 지속가능성 보고서든 자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 지 아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단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NPO단체들을 만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이 생긴지 10년, 15년이 된 단체들도 그 동안 설문조사란 걸 해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후원자, 이사회, 직원, 파트너기관 등에 질문해보고 의견을 들어보는 작업을 꼭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잘하고 있겠지’라는 모호함보다는 부족한 부분도 확인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후원자분들도 단체 내부와 동일한 목표와 바람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단체가 다시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물어보세요.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실 겁니다.
│취재 글_위시루프컴퍼니 에디터 조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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