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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후기) AI 마법 지팡이와 함께 반복업무 자동화 달인되기(1)

작성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등록일 2025-07-04 조회수 17
모집기간 -

AI 마법 지팡이와 함께 반복업무 자동화 달인되기(1) 교육 후기

김자연(인권재단사람 활동가)

 

비영리 시민사회 활동가 N년차, 라는 형식적인 여는 말은 피하고 싶었지만, 이 강의를 듣게 된 동기를 설명하려면 어쩔 수가 없다. 활동가의 역할 중에서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 기획과 운영을 주로 해오던 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비효율적이더라도 감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해 왔다. 예를 들자면 플라스틱 업사이클 페어를 준비하며 행사장까지 찾아오는 길의 화살표 수십 개를 폐지류 종이상자에 직접 그리고 잘라 만드는 것처럼. 비효율적이고 반복적으로, 손과 시간을 써서 하는 일이 캠페인의 본질을 잘 나타낸다면 그는 곧 캠페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된다고 믿었다. 더 나아가 그렇게 쌓인 손과 시간의 진심이 시민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 좋은 방법이 곧 맞는 방법이라는 걸 경험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금, 기부자 관리 직무로 변경을 한 지 1년 차, 그 방법은 맞고도 틀렸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기부자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후원자 각자와 개별적인 관계를, 각별한 소통을 위해서는 회원 관리 프로세스의 체계화와 효율화가 너무너무 중요하고, 필요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인권 활동가를 지원하는 민간 비영리 재단으로, 이곳의 후원자들은 종종 고맙다는 인사와 미안하다는 인사를 후원금과 함께 전한다. 후원하면서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 얼마나 멋진가! 그 멋진 응원에 하나하나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답을 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개별적으로 특별한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일에 노력과 시간을 덜 쏟아야만 했다.
‘어떻게 조금만 하면 될 것 같은데’를 중얼거리면서 어쭙잖은 자동화를 시도했던, 미완성의 스프레드시트만 계속 쌓였다. 그러던 중 AI와 노코드 툴을 활용한 업무자동화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래서 강의만 시작하면 얼른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할 수 있는 일감을 만들어 두었는데… 강의 일정이 뒤로 밀려 결국 그 일은 전면 수동화로 끝내버린 후 1회차 강의를 들어갔다.

기조발표 중 3번을 반복하는 일은 자동화, 2번 이상 실수가 발생하는 일은 자동화라는 말이 내 뒤통수를 너무 세게 때렸다. 아니, 온라인 기부 증서를 내가 몇 개 만들어서, 개별 메일을 몇 통을 보냈더라? 당연히 알고 있지만 뒤통수가 얼얼해서 차마 밝힐 수 없는 숫자다. 이런 현타가 올거라고 예상도 했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4시간의 교육이 시작된 지 겨우 10분 만에 너무 큰 현타를 맞아버린 것이다. 내가, 인간 Zapier 였다니!
남은 3시간 50분 동안 어떡하나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다행스러운 오프닝이었다. 충격의 크기만큼 필요했던 강의였기에, 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른 테이블에 누가 앉아 있는지도 모른 채로 노트북에 코를 박고 교육 내내 집중할 수 있었다. 

이 후기를 보는 사람들은 강의의 내용이 궁금하려나? 요점 정리를 해줘야 하나, 싶으면서도 아니다. 나처럼 진짜 간절히 필요해지면 강의를 들으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트리거와 액션처럼, 조건이 생기면 일하는 것처럼, 업무 자동화의 영역은 정말 필요해야 이해가 된다. 구글 시트와 재피어를 연동시켜 자동으로 수료증을 발급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면, 슬랙과 연결해 회의 알림과 문서 제작 자동화를 할 필요를 모르겠다면, 아무리 설명해 봐야 어려울 뿐이다. 혹시 자동화시킬 것이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조직이 어느 단계인가를 확인해 볼 기회이다. 종이 문서, 내 PC에 저장하는 것이 기본인 조직이라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도를 해볼 기회이다. 

시민사회의 활동가들에겐 반복적인 일을 하는 시간을 줄여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생산적인 고민을 할 시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개인의 필요를 관철할 수 있는 조직적인 합의와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회원의 틀린 개인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고 전화로 요청해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 모금 캠페인을 멋들어지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충분히 고민하고 정성껏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조직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이 필요에 대해서 동의한다면, 업무 자동화의 필요가 진짜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기를!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누구나데이터’와 함께 공익활동가들을 위해 AI를 활용하여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