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기를 쓴 건, 저일까요 AI일까요?
신상선(평화삼천 사업총괄 팀장)
chatGPT를 처음 접하고 감탄하던 때를 기억합니다. 당시에는, 이 기술이 우리 조직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었는데요. 2년이 지난 지금, 매일 아침 업무 시작과 동시에 chatGPT를 켜는 사무실 풍경을 보면서 어쩐지 이 ‘AI 동료’가 실존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마저 바꾸어버린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꽤 유능한 팀원이 되었습니다.
작은 조직에게 AI란?
늘 빠듯한 예산 탓에 사람은 적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비영리단체. 예전엔 야근하거나, 주중에 못 끝낸 업무를 외장하드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일이 익숙했는데, 요즘엔 그런 풍경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공용 워크스페이스에 자료를 저장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열람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협업하거나, 기초적이고 단순한 작업은 AI가 맡아주면서 실제 업무 효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칼퇴하는 날이 늘어났고요.
하지만 같은 조직 내에서도 AI 활용 능력에는 편차가 존재합니다. 같은 도구를 쓰더라도 사람마다 사용 방법이 다르고, 익숙하지 않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지만, 우리는 그저 chatGPT에 단편적인 질문을 던지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고, 좀 더 나은 활용 방법에 대해 고민하던 중,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실무도구 활용법’ 교육 홍보 메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AI, 어떻게 하면 ‘잘’ 써먹을 수 있죠?
구구컬리지 박용 대표님은 단순히 ‘AI 툴 소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에서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알려주셨습니다. 이 강의가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기술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우리 조직의 리소스를 절약할 수 있어요!”라는 식으로 정보를 전달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같은 프롬프트에도 “영어/베트남어로만 검색해 줘” 같은 키워드를 함께 사용하면 현지 중심의 더욱 풍부한 자료가 나올 수 있다는 점, AI가 제시한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 컨텍스트를 풍부하게 넣어 응답의 질을 높이는 방법, 팩트체킹하는 방법과 작성 규칙을 지정하여 우리 단체만의 스타일로 AI를 커스터마이징하는 방법 등 알려주시는 꿀팁을 적으며, 빨리 단체 동료 활동가들에게 공유해주고 싶단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AI가 아니라, 여러 AI를 목적에 따라 융합해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도 인상 깊었고요. 무엇보다 배운 모든 내용을 나중에 다시 참고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정리해 놓은 ‘AI for Change’ 링크가 감동이었습니다. 이토록 다정한 개발자를 만나고 나니, 공유해주신 보람이 있도록 단체 안에서 진짜 잘 써먹어봐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되더군요.
소개해주신 다양한 AI 중 NotebookLM이라는 인공지능이 가장 신기했는데, 우리가 가진 문서나 링크 등을 업로드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에 답해주는 일종의 ‘문서 기반 AI 비서’였습니다. 예를 들어, 단체 과거 회의록이나 보고서, 제안서 등을 모아두기만 하면,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마다 일일이 문서를 찾을 필요 없이 AI에 “작년 6월 XX사업 제안서에서 우리가 목표한 수혜자가 몇 명이었더라?”라고 질문하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AI가 이만큼이나 발전했다는 게 신기하고, 알려주신 내용을 기반으로 단체 DB를 구축해 우리 조직에 맞게 활용해 보아야겠다는 계획도 세워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후배 활동가들은 선배들에게 묻지 않고도, AI 동료를 활용해 빠르게 자료들을 찾아내고 해석할 수 있게 되겠죠.
제 컴퓨터 모니터에는 “공부와 세상을 잇는 일”이라는 문장이 적혀있습니다. 제가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이 저에게만 머물지 않고 세상과 어떻게 이어지도록 만들어낼 수 있을지 늘 고민하자는 다짐으로 적어놓은 문구인데요. 이번 교육을 통해 AI와 공익활동을 잘 연결해 내는 활동가가 되고 싶단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후기를 쓴 건 저일까요, AI일까요?
제가 질문하고, AI가 돕고, 그 위에 저의 언어로 정돈하여 완성한 글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렇게 AI 동료와 함께 조금 더 똑똑하고 다정하게,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활동가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교육을 제공해 주신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와 구구컬리지 박용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