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정보기술(IT)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엄밀히는 이제는 IT가 없는 현실과 일상을 상상하기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 잠잘 때도 옆에는 스마트폰이 함께하고, 상당수의 일은 모니터에서 모니터로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익 캠페인 분야 역시 IT 기술의 창의적인 활용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고,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캠페인은 복잡한 기술이 아닌, 간단하지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IT 도구와 접근 등을 활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비해 기부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컨셉의 플랫폼이 구축되어 기부 문화의 확산을 도모하는 한편, 대한민국 경찰청과 토스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처럼 IT 기술은 공익 캠페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IT기술과 공익캠페인을 결합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매일매일 가고 싶은 박물관의 탄생 'Pub Museums' 캠페인
아일랜드에서의 펍은 단순한 술집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지역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이자 사람들이 모이는 교류의 장, 정보와 이야기가 쌓인 도서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변해가는 시대 속 상승하는 재료비와 높은 세금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10년간 약 10,000개의 펍들이 사라졌습니다. 그중 1229년 만에 문을 닫은 펍도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펍인 The Brazen Head를 비롯한 역사 깊은 펍들이 즐비한 아일랜드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에 세계적인 맥주 브랜드인 하이네켄은 펍들을 보존하기 위한 'Pub Museums'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은 간단했습니다. AR 기술을 활용하여 방문객들이 펍 내부의 유물과 이야기를 디지털로 탐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손님들이 펍 내부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증강 현실을 통해 해당 펍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박물관을 방문한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마치' 박물관이 아닌 '진짜' 박물관으로서의 펍입니다. 아일랜드에서는 박물관이 법으로 보호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펍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단순 인정이 아닌 박물관으로서 실질적으로 20%의 세금 감면과 관광 관련 매체에 노출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4개의 펍을 시작으로 한 캠페인은 영국과 네덜란드 등으로 퍼졌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사람들의 환호와 응원과 함께 2024년 칸 라이언즈 광고제에서 많은 상을 받으며 혁신성과 효과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캠페인은 기존의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또한, AR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는 방안을 보여주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인사이트는 기존의 자원(법)을 새로운 자원(IT)과 결합한 것이었습니다.

2.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광복을 있게 해준 '처음 입는 광복'
지난 2024년 광복절을 맞아 빙그레와 국가보훈부는 AI 기술을 활용한 '처음 입는 광복'이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87명의 마지막 사진을 AI 기술로 복원하고, 한복 전문가와 협업하여 제작한 한복을 입힌 모습을 재현한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이자 우리가 그동안 간과한 것은 바로 독립운동가의 옷입니다. 우리가 교과서 등 익숙하게 봤던 모습들은 바로 죄수복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너무나 오랜 기간 당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당시 사진이란 기술이 누구에게나 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남겨진 사진이 단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분들이 꼭 죄수복을 입은 모습이어야만 할까요?
그래서 AI 기술을 활용하여 독립 유공자들의 흑백 사진을 선명하게 복원하고, 한복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그들이 생전에 입었을 법한 한복을 디지털로 재현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온라인과 주요 지하철역의 옥외 광고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빠르게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현대적인 기술과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데 성공하며, 익숙했던 것에 대한 경계와 기술의 긍정적인 활용의 사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역사적 인물의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대중의 관심과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데 한 방법을 보여줍니다. 즉 기술이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전달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AI의 활용이 점차 각종 산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높은 효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하여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역시 '기술'은 '칼'과 같이 사람이 어떻게 쓰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캠페인입니다.

3. 정보접근성이 절실할 때 NO AD 캠페인
정보접근성이란 간단히 정리한다면 모든 사람이 기기나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심각한 사고가 생겼을 때 119를 떠올리고, 핸드폰에 119가 긴급번호로 내장된 것 또한 정보접근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보접근성이 가장 높아야 할 때가 언제일까요? 물론 항상 원하지 않는 광고를 피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아마도 긴급상황일 때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차 문이 잠겼을 때나 응급환자가 생겼을 때와 같은 상황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면 어떻게 될까요?
소방청 119 구급서비스 통계 연보에 따르면 23년 국내 기준으로 응급서비스의 평균 도착은 7분~11분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에서 정반대에 위치한 브라질은 응급 서비스의 평균 도착 시간은 약 38분입니다. 이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응급서비스나 응급조치가 늦어진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1분마다 생존율이 10%씩 감소한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브라질인은 유튜브에서 응급 처치 방법을 찾아보지만, 동영상 앞에 재생되는 광고는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했습니다(비단, 브라질만의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되긴 합니다).
PAGUE MENOS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O AD'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Pague Menos는 브라질 전역에 약 1,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되고 있는 가장 큰 약국 체인 중 하나입니다. 아이디어는 간단했습니다. 응급조치를 위한 설명 영상이 나오는 유튜브 채널의 광고를 없애서 보다 빠르게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심폐소생술(CPR), 하임리히법 등 설명이 나오는 영상에 광고가 붙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요 응급 처치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을 선정 및 후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동영상 앞 광고를 제거함으로써 긴급 상황에서의 정보 접근성을 향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PAGUE MENOS는 콘텐츠 제작자들과 협력하여 그들의 광고 수익 손실을 보상하였으며, 다른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캠페인의 확산을 도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NO AD캠페인은 5천만 건 이상의 미디어 노출을 달성했으며, PAGUE MENOS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31% 증가했습니다. 또한, 유튜브가 위와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플랫폼 개선을 고려하게 만드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즉, 긴급 상황에서의 정보 접근성의 향상은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캠페인이 주는 인사이트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참여한 이해관계자의 이익 보전과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캠페인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확장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접근법을 보여주었으며, 기술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자료 및 사진 출처
1. 매일매일 가고 싶은 박물관의 탄생 'Pub Museums' 캠페인
1) 정보출처
- 자료 출처 : 크리에이터 한기현
- 출처 링크 : https://blog.naver.com/oocmind/223672418464
- 자료 출처 : 오픈런아카데미_유튜브채널
- 출처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Bmt7AtMXlPI
2) 사진 출처(1,2)
- 자료 출처 : LLLLITL(youtube)
- 출처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Qp8Od1eQOt4
2. 그토록 간절히 바랬던 광복을 있게 해준 '처음 입는 광복’
1) 정보출처
- 자료 출처 : 빙그레
- 출처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R92Mba1mTX4
- 자료 출처 : 디자인플러스
- 출처 링크 : https://design.co.kr/article/29407
2) 사진 출처(1,2)
- 자료 출처 : 빙그레
- 출처 링크 : https://blog.naver.com/ontoro/223687264593
3. 정보접근성이 절실할 때 NO AD 캠페인
1) 정보 출처
- 정보 출처 : tbwacannes
- 출처 링크 : https://www.tbwacannes.com/news/no-ad-pague-menos-lewlara-tbwa/
- 정보 출처 : 유화이
- 출처 링크 : https://blog.naver.com/yuhwanta/223640178793
2) 사진 출처(1,2)
- 정보 출처 : Lew'Lara TBWA(youtube)
- 출처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0kfsXhP3fS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