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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사업기획 ABC] (5) 결과보고서 작성법과 사례

작성자 서울공익활동지원센터 등록일 2025-07-04 조회수 16
활동직무 사업운영 활동분야 시민사회일반
자료출처 기관/단체 자료형태 문서

공익활동가들이 사업을 기획하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NPO스쿨의 이재현 대표가 ‘활동가의 사업기획 ABC’를 주제로 연재합니다.

 

[연재 목차]

(1) 공익활동가를 위한 사업기획의 기초
- 공익적 관점으로 구상하는 사업기획
- 기획서, 계획서, 제안서의 차이
- 좋은 사업기획, 나쁜 사업기획
(2) 단체의 미션·비전과 사업의 연결
- 단체의 미션·비전을 연결해야 하는 이유
- 미션·비전과 사업의 브릿지, 전략목표
- 공익활동을 기획한다는 진짜 의미
(3) 명분과 타당성을 부여하는 분석 기법
- 기획서를 돋보이게 만드는 분석 기법
- 사업포트폴리오 분석 방법과 도구
- 개별사업 분석 방법과 도구
(4) 활력있는 사업의 실행과 평가
- Plan-Do-Check의 순환고리의 비밀
- 성과관리 이론과 성과평가 이론 비교
- 논리체인으로 적용하는 평가측정의 실제
(5) 결과보고서 작성법과 사례
- 좋은 보고서는 좋은 기획서로부터
- 설득력 있는 기획서 및 보고서 작성법
- 실무에 바로 적용가능한 보고서 탬플릿

 

 

(5) 결과보고서 작성법과 사례
 

동서양의 대표적인 식기구는 젓가락과 포크입니다. 만일 젓가락과 포크 중에 더 진보적이고 문명화된 도구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어떨까요? 동양인의 대부분은 젓가락이라 답하고 서양인의 대부분은 포크라 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서양의 엇갈리는 입장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기준의 차이입니다. 기준을 기능성으로 하면 정교하게 집어낼 수 있는 젓가락이 우월한 도구겠지만, 사용자 편의성으로 한다면 포크가 더 나은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는 동양과 서양이 사물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에 있어 기준의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진보라는 개념의 기준을 무엇으로 둘 것인지에 따라 그 평가의 결과도 달라지는 것처럼, 보고서를 작성할 때 무슨 기준으로 평가하고 보고할 것인지는 보고서 작성의 기본 개념을 좌우합니다.


사업을 잘 진행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 지금까지였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하면 잘 담아낼까를 고민할 차례입니다. 결과보고서 혹은 성과보고서로 통칭하는 문서들의 전신은 기업에서 매년 연말에 발간하던 연차보고서(annual report)였습니다. 연차보고서의 중요한 의의는 재무적 성과를 주주들에게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선활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며 무형의 성과는 어떻게 보고서에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었고, 기업 역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창출한 비재무적 성과를 어떻게 보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무형의 가치를 장부상에 성과로 기록하고자 노력했던 회계사들은 사회적 회계라는 개념을 정립하기 시작했고, UN과 같은 국제기구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을 강조하는 지속가능성보고서를 기업에 강제하기도 했습니다. 이 짧은 지면에서 보고서의 전체 역사를 완벽히 살펴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행위가 형식적인 문서 작성의 의미 이상이라는 관점에서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관공서의 보조금으로 사업을 착수했다면 계획대로 실행하는지 여부가 중요해집니다. 주어진 규칙의 준수는 사업 운영에 있어 최우선의 가치일 것입니다. 하지만 보조금이 아닌 민간기금으로 진행한다면 어떨까요. 형식과 절차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더 고민하게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이미 만들어진 지표를 사업에 적용하므로 법령 등 규칙에 기반을 둔 지표가 주어집니다. 한편, 후자의 경우는 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합의한 지표를 사업에 적용하므로 원리에 기반하여 지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규칙 기반의 지표는 표준화된 지표로 신속한 측정이 가능한 하향식 지표입니다. 다만 피상적 항목만 평가하여 형식화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리 기반의 지표는 현장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므로 현장 적용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참여자들의 합의가 난항에 이를 때 평가의 비용이 상승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구분은 단순히 성과지표의 성격에 관한 사안이 아닙니다. 사업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할 때 어떤 보고서로 작성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세계관 이슈입니다. 

<임팩트 측정의 두 관점>

<표출처> 이재현, 건강한 조직, 지식과감성, 2017

‘무엇을 보고할 것인가’라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가’라는 출발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시 ‘왜 그 문제인가’라는 질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보고서의 목적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이와 같이, 보고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무엇을 보고할 것인지, 누구에게 보고할 것인지도 달라지니 그 기준에 따라 여러 형태의 보고서가 만들어져 왔습니다. UNEP의 협력으로 1997년 발족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는 지속가능성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에 대한 기준을 발표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이 보고서의 목적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여한 성과를 공개하는 것입니다. 본래 기업 경영 차원의 보고서라 비영리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이 흐름이 ESG의 근간이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속가능성보고서 가이드>

지속가능성보고서의 태동은 주로 제조업 등의 전통적인 산업군을 겨냥했던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조직이 창출한 무형의 성과를 어떻게 보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한 골칫거리였습니다. 특히 서비스업이나 지식산업 등 비제조업체가 성과에 대해 고민했던 부분은 비영리단체의 고민과 닮아 있었습니다. 비영리단체 역시 측정이 난해한 사회 변화를 성과로 보는 집단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조직의 목표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성과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해법으로 수렴됩니다. 1990년대 경영학의 영향을 받은 비영리 영역은 MBO(목표관리)와 논리 프레임워크의 결합을 통해 임팩트 보고서(social impact report)라는 개념으로 정리되기에 이릅니다. 정량 실적만 보고하던 연차보고서의 한계를 넘어 풍성한 성과를 논리적으로 보고함으로써 설득력을 향상시키려는 나름의 대안인 셈입니다. 변화이론, 로직모델,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등의 프레임워크와 원리 기반의 지표를 사용해 성과를 증명하는 임팩트 보고서는 특정 보고서의 명칭이라기보다 보고서의 종류나 장르를 뜻하기에 Outcome report, SROI report, Impact management report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변형되며 현장에 안착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보고서 구성의 짜임새를 중시한다는 점입니다. 구성의 짜임새란 우연이 아닌 개연성에 기초한 스토리텔링이자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설득이라 할 수 있겠지요. 

<임팩트 보고서 양식의 예시>

<표 출처> 건강한 비영리경영, 이재현, 한국문화사, 2024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공익활동의 사업 결과보고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양식을 바탕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단위 사업의 보고서를 구상할 때 최우선의 항목은 보고서의 배경과 목적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왜 보고하는가와 무엇을 보고하는가를 설명하는 부분은 보고서의 대전제와 같습니다. 다음으로, 이 보고서가 어떤 구조로 펼쳐지며 어떠한 원칙과 강조점이 있는지 제시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보고서의 개요 부분을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본론의 출발은 조직의 비전체계 등 사명을 선언하는 일입니다. 미션, 비전, 가치로 구성된 비전체계 및 중장기 목표의 흐름 위에 보고하고자 하는 단위 사업의 목적목표를 연결해 제시함으로써 사업의 타당성이 더해집니다.

<사업 성과보고서 작성을 위한 참조 양식>

이후부터 펼쳐지는 내용은 앞선 선언에 대한 결과물을 순서대로 제시하는 일에 해당합니다. 가장 먼저 제시할 사항은 사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 성과입니다. 앞선 글에 의하면 outcome에 해당합니다. outcome의 신뢰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한 성공 사례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다음 output으로 규정된 다양한 산출물이나 실적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output은 사업의 핵심성과가 아니지만 outcome의 근거로써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더해 결과물들에 대한 교훈과 시사점을 회고하며 전망까지 제시할 수 있다면 무미건조한 결과물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보고서의 말미에 이 보고서에 누가 참여했는지 이해관계자의 면면을 살펴본다거나 사업의 태동 배경과 지난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은 보고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독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게 됩니다. 보고서의 차별화에 대해 갈증이 그치지 않는다면 다음의 팁도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 목표와 성과가 한눈에 펼쳐진 임팩트 조감도
● 핵심성과 숫자를 한눈에 담아낸 인포그래픽
● 사업 이해관계자 지도, 파트너십, 스폰서십
● 사업에 관계된 특별한 사진과 기념 이미지
● 참여자 평가를 시각화한 워드 클라우드
● 사업 담당자의 개인적 회고와 뒷이야기
● 사업을 소재로 AI가 그려준 네 컷 만화
● 사업 홍보용 웹포스터나 슬로건의 변천사  

보고서란 일종의 말 걸기와 같습니다. 일방적인 통보가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듯, 보고서 역시 통지서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수많은 보고서의 양식과 탬플릿은 결국 이러한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선순위가 뒤바뀐 현장이 가끔 눈에 띕니다.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형식에 매달리고, 서사가 핵심인데 숫자에 연연하며, 감동을 줄 일인데 팩트만 통보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보고서란 무엇일까요? 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할까요? 보고서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요? 다 같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