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친구들과 혹은 부모님과 밀고 당기며 레슬링하듯 거칠게 놀아본 기억이 있나요? 유아의 놀이에서 위험과 도전은 흥미를 유발하고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아이들은 거친 놀이 상황을 즐기며 맘껏 웃기도 하고, 때로는 선을 살짝 넘어 갈등을 마주하기도 하며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선에 대한 개념을 배워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친 신체놀이는 안전 문제가 결부되어 쉽게 교사나 부모에 의해 저지당하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이런 거친 신체놀이에 대해 바로 알고, 선행 연구를 통해 인식을 변화하는 계기를 얻고자 합니다. |
어린이의 다양한 놀이 중 거친 신체놀이, 위험감수놀이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유익한 놀이이지만, 동시에 안전 관련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부모와 성인이 무조건적인 수용을 할 수만은 없는 놀이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놀리고 밀치고 당기며 하는 놀이를 보면 곧 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불안감과 불편함에 미리 저지를 하게 되기도 쉽습니다. 이러한 거친 신체놀이는 어떤 놀이이고,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1. 거친 신체놀이의 정의과 예시
거친 신체놀이는 구르고 뒹굴고 달리고 오르는 등의 격한 신체 동작들이 포함되고 실내 외의 공간이나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유아들이 좋아하며 자주 하는 활동적인 놀이입니다(Carlson, 2011). 주로 2명 이상의 동의로 인해 놀이가 시작되고, 에너지 수준이 높은 활동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며, 놀이 과정 안에서 주고받기의 반복을 통해 웃음과 재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상호적인 놀이이기도 합니다(Smith & Boulton, 1990). 유아들은 때로 또래 간 놀이와 달리 성인과의 거친 신체놀이에서 자신의 키보다 더 높이 올라가기도 하고, 자신보다 더 큰 상대를 이겨보거나 따라잡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Smith, 2010).
출처 : 직접 촬영
거친 신체놀이는 Harlow가 새끼 원숭이들이 장난을 목적으로 서로 괴롭히는 행동을 나타내는 것에서 처음 개념화되었습니다(Humphreys & Smith, 1987). Blurton-Jones(1972)는 거친 신체놀이에 대해 생태학적 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웃음, 달리기, 레슬링하기, 점프하기, 쫓고 쫓기기, 때리기의 신체적 행동으로 거친 신체놀이가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김영아(2006)가 거친 신체놀이에 포함되는 놀이 행동들의 범주를 밀고 당기기, 도망가기와 잡기, 치고/찌르기, 놀리기, 팔 휘두르는 시늉하기, 발로 차는 척하기, 갑자기 달려들기, 넘어지기, 잡기, 몰래 다가가 놀라게 하기로 정의하였습니다. 때로 거친 신체놀이는 큰 소리로 떠들기, 찌르기, 발로 차기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이숙재, 1998).
출처 : 직접 촬영
2. 거친 신체놀이의 예시
3. 거친 신체놀이에 대한 오해
거친 신체놀이는 외현적으로 실제 싸움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하나 거친 신체놀이와 싸움은 몇 가지 측면에서 구분됩니다. 바로 유아들이 다툴 때는 분노나 불쾌감 등의 부정적 정서가 얼굴에 표현되지만, 거친 신체놀이를 할 때에는 즐거운 표정으로 놀이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공격적 행동이나 싸움에서는 힘의 세기에 따라 공격하거나 당하는 역할이 정해지지만, 거친 신체놀이에서는 공격하거나 당하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교체되며 역할 전환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또한 싸움에서의 공격적 행동은 강도가 점점 세지거나 억제가 어렵지만 거친 신체놀이에서는 놀이 진행에 방해되는 행동들을 스스로 자제하려고 합니다(DiPietro, 1981, Humphreys & Smith, 1987, Pellegrini, 1989, Smith & Boulton, 1990). 결과적으로 싸움은 친구들과의 갈등이 발생하지만 거친 신체놀이는 놀이 후에도 대부분 친구와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됩니다.
출처 : 직접 촬영
4. 거친 신체놀이의 교육적 의의
거친 신체놀이는 어린이의 전인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신체적 밀착과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에 신체, 인지, 정서 조절, 관계 맺기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최적의 발달 기회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Carlson, 2011). 또한 거친 신체놀이가 온몸을 이용한 놀이인 만큼 거친 신체놀이와 다양한 유형의 신체 움직임은 운동 놀이처럼 대근육을 소모하고 신체적 능력을 발달시키거나 다른 형태의 놀이로 확장시킵니다(이윤희, 2009).
DiPietro(1981)는 거친 신체놀이가 유아가 공격적인 상황에서 신체적인 기술과 체계를 경험하고 배울 기회를 제공하며 친구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Pellegrini(1989)는 거친 신체놀이와 이에 참여하는 남아의 사회적 인기도, 사회적 문제 해결 능력과의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밝혔고, Humphreys와 Smith(1987)는 거친 신체놀이 에 참여한 유아 중 76% 정도는 놀이가 끝난 후에도 함께 했던 유아들과 게임을 하는 등 또 다른 사회적 놀이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하였습니다. 거친 신체놀이와 또래 유능성, 또래 유능성의 하위 요소인 사교성, 주도성은 정적 상관을 나타냈으며(이경옥, 이지영, 2009), 거친 신체놀이를 한 집단이 비교 집단보다 또래 유능성이 높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습니다(배정호, 2015).
최미숙, 홍성희, 전아영, 배은영, 안세희(2013)는 거친 신체놀이가 유아의 공격성을 감소시키며 대인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여주었고, 대인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유아들이 자신의 정서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한편, 유아는 거친 신체놀이를 통해 자신에 대한 탐색과 발달의 기회를 가지며, 놀이의 즐거운 표현과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를 또래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긍정적인 방법으로 표출할 수 있기도 합니다(고여훈, 2009).
실외 놀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거친 신체놀이는 또래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다양한 놀이 공간에서의 놀이 경험을 통해 유아가 가진 아이디어의 양적 팽창을 의미하는 유창성이 상승하였다는 연구(이루리, 2014)에서 알 수 있듯이 유아의 창의성 및 또래 유능성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거친 신체놀이가 놀이의 한 종류로서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Hakkarainen과 Bredikyte(2008)는 특히 3세 이후의 시기를 부모들이 놀이를 통해 유아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유아의 주도성 발달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강조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거친 신체놀이에서 나타나는 아버지와 유아의 수평적 상호작용은 유아에게 자극적이고 도전적이며 경쟁적인 놀이를 만들어 유아가 신체를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놀이에 몰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주도성 발달의 기회를 주며, 궁극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자기조절에 도움을 줍니다(Peterson & Flanders, 2005).
5. 거친 신체놀이를 측정할 수 있는 연구 도구
자료 분석 도구 : Smith와 Boulton(1990)의 거친 신체놀이 관찰범주, Humphreys와 Smith(1987)의 범주를 수정 보완한 이숙재(1998)와 Smith(1973) 연구를 참고한 분석 기준
설문 도구 : Humphreys와 Smith(1987)의 관찰 범주를 토대로 한 김현숙(2011)의 도구
설문 도구 : Smith와 Boulton(1990)의 거친 신체놀이 관찰 범주, Humphreys와 Smith(1987)의 범주 및 이숙제 (1998), 김영아(2006) 연구를 참고하여 수정한 윤영희(2011)의 도구
거친 신체놀이에 대한 아버지의 인식 : 조경지(1995), 우진아(2003), 이윤희(2009) 연구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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