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0일, 책수다 <내 안의 코끼리> 첫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함께 나눈 도서는 새로운 여행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담은 ‘희망을 여행하라’ 였습니다. 공정한 여행에서 공정한 일상, 그리고 공정한 세상이 되기까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 하느라 2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가장 먼저, 준비해 간 포스트 잇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키워드 2개를 적은 후, 간단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4가지 질문과 함께 책을 깊이 들여다 보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 내 인생 최고, 최악의 여행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자신이 경험한 최고, 최악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며 자신의 여행 스타일, 습관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임 전, 여행 사진을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고, 사진 속 여행지를 소개하며 서로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신혼여행으로 아프리카의 ‘모리셔스’를 다녀온 분은 에메랄드 빛깔의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어 행복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현지인이 배제된 여행이었으며, 자신이 그곳에서 쓴 대부분의 돈이 유럽으로 흘러 들어 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를 최고의 여행지로 뽑은 분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현지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고, 파머스 마켓 등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싱싱한 식 재료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교를 위해 찾았던 캄보디아가 가장 인상적이라는 분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캄보디아를 최악으로 뽑으신 분도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아름다운 문화 유산과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대신 1달러를 외치며 구걸을 하는 슬픈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태국 여행 중, 상품 구매와 동물 쇼 관람을 강요 받아 불쾌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질문, 도서 ‘희망을 여행하라’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어떠셨나요? 책을 읽은 후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일반적인 여행 책과 달리 목차를 인권, 경제, 환경, 정치, 문화, 배움으로 나누어 깊이 있게 들여다 본 것이 가장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공정여행, 책임여행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거나, 자세히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우리의 여행이 앞으로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하며, 여행 책에 소개된 지역에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소개된 기초 자료가 부족하고, 2007-08년 여행 후 만들어진 책이라 여행가이드북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책에 너무 많은 챕터가 들어가 있어서 다소 정신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공정여행을 과연 대중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 번째 질문, 인권, 경제, 환경, 정치, 문화, 배움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공유하고 싶은 부분은 어디인가요?
l인권: 즐거운 여행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1년에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히말라야 트렉킹을 위해 네팔로 향합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트렉킹을 하려면 자신의 짐을 대신 들어주는 포터를 고용해야 합니다. 포터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등산복도, 제대로 된 신발도 없이 수십 kg의 짐을 지고 언덕을 오릅니다. 포터에게 지불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짐을 건네는 여행객들이 많다는 현실과 이렇게 포터의 인권이 무시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와 더불어 호텔 청소부, 섹스 투어리즘에 고통 받는 현지인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았습니다. ‘돈을 지불했으니, 아무거나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은 아닌지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l정치: 여권이 여행을 할 수 있는 권리이자, 여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여권을 소지해, 이 세상 어디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이야기입니다. 경유국의 거부로 비싼 돈을 주고 직항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 유학생, 관광지가 되어버려 현지인들의 자본은 사라져가는 티베트, 이스라엘 국경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행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던져주었습니다.
l배움: 전체 챕터 중 배움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은 먹고,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행은 나눔이자 배움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는 법을 알려주는 맨발대학,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서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배웠다는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네 번째 질문, 우리의 여행은 어떠해야 할까요?
독서의 힘은 ‘일상의 변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모임에서도 이 책을 읽고 난 후, 앞으로의 여행은 어떠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우선 이 책에서 사용된 공정여행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 때문에 사람들이 쉽사리 참여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너와 나의 여행, 모두가 행복한 여행과 같은 이름으로 불리면 일반인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해외 여행일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있는 곳, 대한민국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만약 당신이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만남'임을, '어디로'가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임을, '소비'가 아니라 '관계'임을 믿는다면, 이 책은 당신이 떠날 새로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들과 함께한 모임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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