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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이끌어가는 인터뷰
작성자 : 우민정, 작성일 : 2015.09.15, 조회수 : 2514

대화를 이끌어가는 인터뷰

- 이야기 나눈 사람 : 최현숙 / 함께한 사람 : 인터뷰를 자주하는 지역활동가 10명  

 

 

#소개

 

제 소개를 간단하게 할게요. 저는 사회운동과 진보정치운동과 인권운동들을 87년부터 했으니까 30년 된 건가요? 그런 와중에 마지막에 한 진보정치가 이렇게 난파를 하고. 그럼에도 전 여전히 저를 진보정치활동가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씨를 어떻게 뿌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 속에서 요양보호사라는 운동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할머니들의 살아오신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여러 가지로 의미도 있었죠. 사회적 소수자라는 것, 혹은 그들의 삶과 그 시대를 남겨야 한다는 것, 그리고 시대를 대표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소소한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남겨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계속 녹음기를 틀고 계속 물어보면서 작업을 했고, 인터뷰를 해왔어요. 그런 소소한 사람들의 생애사를, 그들이 평생 살아온 이야기를 가능한 깊고, 세부적으로, 바닥까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매번 되는 건 아니니까. 저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구술사라든가, 마을 작업들 속에서 인터뷰를 하는 일들이 진행이 되었고요.

 

이런 과정에서 보면, 인터뷰에 대해 사람들이 화자에게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등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거 같아요. 기술이라기보다는 관계들에 대해 궁금해 하고. 오늘 작업들도 보니까 대체로 그 부분이 궁금하신 거 같더라고요. 어떻게 만나고 끌어내야 할지에 대해서요. 그래서 1130분 정도까지 주로 제 얘기를 하고, 그 이후로 질문을 받으려고 하는데, 중간에 끼어드셔도 되요. 그리고 까먹지 않기 위해서 PPT를 준비했는데, 현장 이야기와 세부적인 고민들로 질문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그냥 마을이라고 얘기할게요. 어떤 공간이라는 의미에서요. 마을 안에 있는 개인들을 인터뷰 한다는 것은 물론 어떤 공공성이 있는 거죠. 이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라든가, 이 공간 혹은 상황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 가겠다는 거나, 이런 기본적인 공공성이 있는 상황인데 굉장히 개인에게 접근하고 있는 거죠. 개인을 인터뷰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개인들이 전형적이지 않다는 거죠. 그 전형적인 생각은 인터뷰어가 먼저 규정하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시장 상인들은 이럴 것이다, 학생들은 이럴 것이다는 생각을 버리고 백지 상태로 가야해요. 그래야 본인 자신도, 화자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거죠. 청자가 전형적인 생각을 하고 가면 전형적인 얘기밖에 할 게 없어요.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어떤 시장 세입자라고 할 때, 세입자마다도 굉장히 입장이 다를 거예요. 어떤 경우에서는 처음 생각했던 주제조차도 버리고, 어디서 태어나셨는지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 인간이 살아온 삶을 바탕으로 해서 시작하는 거죠. 상가로 유입되게 된 경로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 경로에는 이 사람의 인생이 있을 거예요. 얼만큼 배웠고, 얼만큼 못 배웠고. 그리고 그 시대의 상가가 어땠고. 그런 개인사들이 있을 거예요. 이 개인사들은 친해지기만 해서 인터뷰이가 작심만하면 굉장히 세세하게 끌어낼 수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 잘 배우고, 돈 많은 사람들은 아마 상가로 유입되지 않았겠죠. 그래도 아주 빈민층도 아니었겠죠. 그래서 그런 계급들이 드러나게. 이 사람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 경로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시장도 마찬가지에요. 그분들이 장사를 하게 오게 된 그들의 계급성, 계층성, 성격도 중요하게 살펴볼 요지가 되겠죠. 굉장히 낯가리는 사람들은 사세요. 사세요.”하는 것을 어려워하겠죠. 혹은 낯 가려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들은 돈이 궁해도 사세요라고 하는 말을 못해요. 저는 시장 바닥의 그 바글바글함, 생존을 위한 아우성들이 굉장히 귀하게 생각하고, 정말 보고 싶어 하고, 그래서 시장을 굉장히 좋아해요. 중학교 때부터 노량진 수산시장과 동대문 시장을 새벽 4시마다 일부러 구경하러 가고 했는데. 그런데 제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그런 식으로 장사를 하는 것은 생각을 못하겠어요. 지금도요. 지금 제가 3층에 살고 있고 맞은편 건물이 축산시장이라고 동네에서 가장 큰 축산시장인데요. 직원들도 10명 정도나 되는데. 그 상인들이 9시만 넘어가면 장사를 하려고 소리를 질러요. 그 소리를 들으면 두 가지 생각이 들어요. 정말 생존을 위한 저 외침. 그래야지 자식들 먹여 살리니까. 그래서 그것이 정말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라는 생각과, 하나는 , 정말 시끄럽다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나는 여지껏 저런 방식으로 살아본 적은 없고, 그리고 정말 배가 고파도 앞으로도 저런 방식으로는 못 살 거 같은데, 그런 나의 껍질은 무엇인가? 나의 문화성, 계층성이 들어가 있는 것이겠죠. 시장 상인의 경우도 그 시장에서 장사를 하기로 결정했던 여러 과정 이전에 자신의 성품, 과정이 있었을 거라고요. 그걸 드러내게 하는 건, 이 시장 사람들의 계급성, 빈곤까지는 아니지만 중하계층. 그런 분들의 문화적인 것들이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끌어내는 것. 그것이 여러분이 이 작업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공공성과 굉장히 중요한 연관이 있는 거죠.

 

저는 글 쓸 능력이 없는 분들의 자서전 겸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는데요. 이분들을 만나면서 저의 가장 큰 정치활동가로서 고민은 두 가지였던 거 같아요.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그동안 저는 사회 운동을 하면서 사람을 경제적인 동물로만 인간을 봐온 거죠. 그 한계가 아마 사회 운동과 진보 정치 운동을 하게 한 거 같아요. 가난한 동네를 가보면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골목 골목 마다 내놓은 화분들이었어요. 그 꽃들. 고무 다라이에 채소가 심어져있고. ‘아 도대체 저게 뭐가 중요하다고.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저거를 즐거움으로 사는가.’ 그런 생각이 철딱서니 없던 저한테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것으로 행복한 거예요.

 

아마 구술사를 하는 저의 첫 번째 호기심이 그거였던 거 같아요. ‘사람은 어떤 욕망을 가지고 사는가.’ 정말 저 사람들은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가진 욕망과 다른 어떤 욕망이 저 사람들에게는 있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 ‘도대체 가난한 사람들은 왜 보수적일까.’ 정말 옛날부터의 아직도 못 풀린 질문인데요. 지금 이제 상처를 받은 사람들, 어떤 분들을 만나도 대부분 자기 자신의 위치성에서 오는 정치적 계급성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그게 사실은 굉장히 갑갑하죠. 세입자이면 이 문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욕망, 이해관계 등을 분명히 하고 주인으로 나설 생각을 하면 좋겠는데, 그럴 생각을 안 하죠. 그럼에도 욕망은 있기는 한데, 구체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 거죠. 그럴 때 이 작업의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어떻게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거고, 그것이 정치적인 문제와 계급적인 문제로 관련이 있는 거죠.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가난하고 못 배웠어도 욕망이 구체적인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쭉 들어봐요. ‘도대체 어느 시기에, 어떤 계기로 그렇게 욕망을 분출해내는 사람이 되었는가?’를 저는 들어봐요. 여러분도 작업을 할 때, 어떤 사람의 계급성과 정치성에 대해서 잘 들어봐요. 그런데 그런 것을 직접적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잘 에둘러서 물어보고요. 답은 못 찾더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 그리고 고민을 계속 모아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거 같아요.

 

참여자1 : 인터뷰를 할 때 사장님들이 사업장이기 때문에 한가하시더라도 마음이 바쁘세요. 장사 말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공공기관에서 나왔다고 권위를 세우고 들어가요. 그런데 저도 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개인 생애사 이야기를 듣기에는 한계가 있는 거예요. 응대는 해주시는데 다 물어봤지? 이제 가봐.” 하는 거예요. 그런 애로 사항이 있어요.

 

그렇게 접근했을 때 상인들의 이야기 결이 다른 가요?

 

참여자1: 맻힌 게 많아서 조금만 물어봐도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무엇에 맻힌 거죠?) 이 정책과 정치와 사업에 대한 거예요. 그런 애환들에 대해 토로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무척 바빠서 그래. 너희들이 물으니 응해줄게. 다 했으면 가봐.”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거절하는 분들도 있어요? 바빠서 아니라 하기 싫어서 하는 분들도?

 

참여자1 : 몇몇은 있어요. 많지는 않는데.

 

인터뷰에서 굉장히 중요한 건 화자와 청자의 권력 관계에요. 누가 와서 물어보는데 하기 싫어서 안 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권력관계에서 내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 다른 게 아니라 처음에 내가 좀 괜찮아 보이게 하는 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응할 만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 그렇게 권위를 갖는 건 중요하죠. 특히 어리고 게다가 여자이면 더 그렇죠.

 

그리고 나이나 혹은 성별, 그런 걸로 인한 권위가 있고, 이런 여러 가지 권력 관계들이 인터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중요할 수 있죠. 남자들은 응해줘도 여자들은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중간에 전문성, 권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건에 대해서 청자가 얼마나 준비하고 가는가.’ 하는 거예요. 공부하고 간 사람, 혹은 공부 된 사람의 느낌을 주는 것이 인터뷰에서는 가장 중요해요. 저는 요양보호사를 하면서 돌보던 할머니를 인터뷰하게 되었는데, 요양 보호소에서 할머니들과 권력 관계를 갖는 건 정말 어려워요. 그 양반들은 거의 식모처럼 생각하셔요. 심지어 어떤 분들은 종년이라고 말하기도 하시고. 파출부라는 말은 시대 상 모르실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나를 쉽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 마음의 벽을 허물게 하는 데에 좋게 작용할 수 있어요. 그렇게 편한 관계를 만들고 나서는 몇몇 장면들을 연출해요. 전략적으로 어떤 상황들을 만들어요. 일부러 내가 괜찮은 사람임을 보이는 거죠. 그 양반과 관련한 업무들도 하지만, 전기 요금, 수도 요금 감면 시스템을 활용을 해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던가. 그러면 그 할머니가 댁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라고 본인이 먼저 나오는 거죠. 그렇게 몇 번의 복선들을 깔아서 저쪽에서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권위도 능력도 있고, 할만 한 사람으로 느껴지도록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그러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사는 거예요. 나를 편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래서 저는 이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친하게 만나는 과정, 서로 뭉개고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근감, 신뢰감, 마음을 사는 것, 이런 것들을 하고 나야지 그 다음에 공공적인 인터뷰에도 응할 수 있고 그 이야기에서도 아주 사적인 이야기도 끄집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참여자2: 선생님께서 인터뷰했던 사례 중에 청소년에 대한 사례도 있을까요?

제가 젊은 사람들을 이렇게 구체적인 목적으로 인터뷰를 한 적은 없어요. 제가 지금 두 권의 구술사 책이 나왔는데, 거기서도 세대별로 나와 있는데 10대는 다른 분이 쓰기로 해서 아직 기회가 없었는데요. 사실 저 정도의 나이가 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들이 저들은 외계인이야.’에요. 멸치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10대나, 20대 분들이 생각하는 멸치와 내가 떠올리는 멸치가 다르다고 하는데, 그런 건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인거고.

 

전주에 있는 어떤 여고에서 2학년 동안의 전체 학생들의 과제가 자서전 쓰기더라고요. 그 작업에 제가 참여를 했었는데, 인생의 어느 시기든 중요하다고 전 생각하고. 그거와 다르게 부모의 생애사 인터뷰도 필요하죠. 진행하면서 계속 집단적으로 할 거죠? 이런 집단 작업은 여전히 과정 자체도 집단일 수밖에 없죠. 저는 요즘 그것이 귀찮아서 집단 작업을 안 하고 있는데, 아무튼 계속 논의해가면서 해야 하죠. 그래도 굉장히 많이 배울 수 있을 거고요.

 

학생들에게도 자기가 기억하는 자기 집안의 계급, 계층성, 지역으로 들어오게 된 과정, 그 동네로 오게 된 과정을 끌어내보세요. 지금 살고 있는 상황을 좀 에둘러 가면서 한 개인이 드러나게 하는, 그래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이 사건으로서 나만이 아니라 생애 전반으로서 나를 보게 하는 것이 오히려 상처를 객관화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작업 자체의 목적을 처음부터 충분히 설명하는 게 중요해요. 처음부터. 상대방이 번거러워 해도 충분히 설명하고 시작하는 게 좋아요. 특히 장사하시는 분들 바빠서 기억도 못하고, 나중에 딴소리할 수 있어요. 한창 재미있게 진행되다가 나 이제 안 할래.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공적인 전문 작업을 할 때는 계약서도 쓰고 중간에 스톱하면 피해보상까지 하는데요. 우리는 그럴 수는 없는 거고. 그렇게까지 격을 세우면 아예 오히려 질려버리니까. 초기 단계에서 충분히 설명을 하고, 이 작업이 당신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요. 당신이 해주는 이 작업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을 해서, ‘내가 이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괜찮은 일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화자 하나로만 소모시키지 말자는 거예요. 이 화자를 하나의 사례로만 두는 것은 이 분을 대상화하는 것이고 소모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이 작업의 의미 뿐 아니라 목적, 준비단계를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작업물까지도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여러가지 관점에서 인터뷰이가 이 과정에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 인터뷰 기술

인터뷰 기술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상대방과 눈을 맞추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죠. 내가 당신의 작업을,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는 가능하면 인터뷰 갔을 때 워딩을 거의 안 해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보통 소소한 사람들이거든요. 그 앞에서 질문을 해놓고 워딩을 하는 건 사람들의 입을 막는 거예요. 그래서 녹음기만 틀어놓고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면서 메모만 간단 간단히 하는 거죠. 지금 하는 이야기가 끊기지 않을 정도로만 질문을 적어 놓는 거예요. 다음 인터뷰 때 까먹지 않고 다시 질문하기 위해서요. 그래서 저는 눈을 맞추고 같이 맞장구치면서 이야기를 들어요. 맞장구가 굉장히 중요해요. 맞장구는 기술적인 문제고, 어렵고, 굉장히 권력적인 구도와 관련이 있어요.

 

넉살을 부리는 거죠. 이런 맞장구, 넉살이 필요하죠. 그런데 어떤 넉살을 꺼내고 활용할지도 매번 인터뷰이에 따라서도 다르죠. 상대방은 조용하고 고상한 분인데 그 앞에서 넉살을 떨 수도 없는 거고. 상대가 넉살 좋은 분인데 조용히 있는 것도 그렇죠. 하여튼, 이런 소소한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그때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죠. 그리고 분위기에 따라서 본인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기억들이 끄집어내지는 거죠. 아마 상인들 입장에서는 할 말이 뻔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그 인터뷰 분위기에 따라서, 그리고 청자가 어떤 부분을 건드리냐에 따라서 어떤 기억이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나올 수 있는 거죠. 저는 그것이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눈 맞추고 이야기하고 넉살 부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중 또 하나는 말의 높이를 맞추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아까도 말했듯이, 청자와의 권위도 굉장히 중요해요. 계속 권위만 부리면 안 되지만,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지 않게, 당신의 이야기를 내가 잘 활용할 거라고 보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런데 그걸 보이려고 하다가, 과도하게 문화 계급이 드러나는 용어들을 너무 사용하면 또 안 되죠. 상인들은 정책이라는 용어는 굉장히 많이 들었을 테니 괜찮겠지만, 더 나아가서 대항적 어쩌구.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은 상대가 못 알아듣기도 하고 혹은 대강 알아들어도 저것이 지금 내 앞에서 잘난 체하나?’ 라는 느낌을 만들죠. 물론 필요에 따라서 상대가 못 알아듣는 용어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용어 설명을 해야 하고, 말의 위치성을 낮출 필요가 있고요. 상대는 계속 입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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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우민정, 작성일 : 2015.09.15, 조회수 : 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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