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NPO 지원센터

#7. 빌려 써도 괜찮아요! - 2015 활동가 네트워크파티 "15명의 활동가 사람책X미트쉐어"
작성자 : NPO지원센터, 작성일 : 2015.09.14, 조회수 : 1692


민달팽이유니온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새롭게 주거취약계층으로 대두된 청년층의 당사자 연대로 비영리 주거모델을 실현하고, 제도 개선을 실천해 ‘청년주거권 보장’, ‘주거불평등 완화’에 기여하는 단체입니다. 세입자 권리 회복을 위해 세입자 곁에서 상담하는 <청년 주거상담사 양성 과정>을 통해 전문 상담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정부의 대학생 및 청년 주거 정책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서울 청년 주거 실태 보고서를 발간, 청년 주거문제 해결의 지표가 될 자료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설립, 비영리 주거 모델을 직접 실험하고 있습니다. 임대차의 비대칭성을 줄이고 주거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주택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2호의 집에 5명이 거주하는 공유주택을 공급, 관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유주택을 관리할 <소셜 하우징 매니저 양성 과정>을 개발, 주택 및 커뮤니티 관리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이유로 시작했나요?
  집은 최소한의 삶의 안전망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집이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되고 불평등의 온상이자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현실에 안타깝고, 슬프고 화가 났어요. 대학 다닐 때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들은 주거비로 40만원씩 내는 것이 과연 공정한 현실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이든 일자리든 서울에 몰려있고 그 친구들은 등록금에, 주거비 부담에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공정한 학점 경쟁이 가능한가, 소위 말하는 스펙 쌓는 시간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집에서 내일을 계획하고 삶을 설계해야 할텐데 오히려 집이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고 집 때문에 서러운 일들이 너무 주변에 많았어요. 이건 분명 교육에 대한 권리가 침해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아가서 청년 세대가 앞으로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부동산 시장은 복잡하게, 어렵게 돌아가는 것이 이상했어요. 누구나 집이 필요한데 그 집에 관한 정책과 시장에 대한 접근 권한이 아예 없어요. 밥값도 비싸지만 적어도 메뉴는 선택할 수 있는데 집은 선택지 자체가 너무 없잖아요. 주거와 관련해서 비대칭성, 불평등이 너무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학교에서 친구들이 민달팽이유니온을 만들었고 저도 작게나마 참여를 해왔고요.
  그러다가 졸업을 했고 비영리단체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동료들과의 경험, 현장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가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특히 일하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쉽지 않잖아요. 보통 기업에 취직하면 어차피 30대면 결혼과 출산, 육아로 그만둬야 하거나,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되게 외로울 것 같았어요. 독한 여성으로, 명예 남성으로 역할놀이를 해야 회사에서 살아남는다고들 하잖아요. 제가 원래 유약하지는 않지만 좀 더 즐겁고,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이렇게 일하고 있어요. 

- 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이 어렵고 고민되나요?
  우선 경제적인 부분이 힘들어요. 이미 학자금 대출 받은 빚이 상당해서 매 달 이자로 나가는 부분이 적지 않아요. 다가오는 위험에 대해서 저축도 해야 하는데 여유가 없네요. 그래도 나름대로 아껴가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사실 월급이 좀 많아서 얼른 빚 청산 하고 싶어요. 
  다른 부분은 효율적으로 일을 제가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절대적인 일의 양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불필요한 부분들을 줄이고 협업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늘리면서 저도 일의 양을 줄이고 효율적이어야 하는데 아직 습관이 덜 된 것 같아요. 분명 나눠서 하면 훨씬 좋은 일인데 혼자 끙끙 앓거나 이걸 어떻게 나누고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도 모를 때가 많고요. 정말 일을 잘하고 싶은 욕구는 분명히 있는데 어떻게 해야 이 일을 잘 하는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게 전달할 통로가 없어서 부족해요. 나름대로 민달팽이유니온의 컨텐츠는 자신(?)하는데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는 있는지, 어디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페이스북 청년 일자리 허브 그룹 말고는 거의 없어요. 시민사회 운동이라는 것은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기도, 당하기도 하고 변화를 추구한다고 생각하는데 늘 비슷한 사람들에게만 정보가 전달되는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없으니까요. 가끔씩 ‘아 이런 행사가 있는 줄 몰랐다.’라고 하시면서 연락오는 분들이 있는데 안타까워요. 그건 저희나, 개인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이러한 활동이 본인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고 믿어요. 돈 보다는 사람이 먼저고, 내가 잘나기보다는 조직이, 동료가 잘 나가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보고 배우기도 하고요. 이런 큰 수업 자체가 삶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물론 ‘성장’이라는 단어에 오염돼서 두드러기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이유로요. 저는 성장이라는 것은 성찰의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대학 다닐 때는 기업에 가거나 고시를 보는 것 아니면 다른 직업을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활동하면서 여러 영역들이 눈에 들어와요. 최근에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커뮤니티와 시설관리를 동시에 하는 소셜 하우징 매니저라는 직업을 만들어보는 거죠. 개인에게 부채관리나 금융관리도 해줄 수 있고요. 집을 매개로 해서 삶이 더 풍성해질 수 있게 하는 기획들, 그것을 가능케하는 일자리들이 생각이 많이 나요. 그러면서 코워킹하고 싶은 단체들도 많이 생기고요.

- 지금의 활동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속되길 바라나요? 
  단체의 존재 자체가 큰 소망이고요. 청년 주거권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는데 여전히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하는데 왜 그러냐.’, ‘청년들은 아직 팔팔하잖아.’라는 말들을 많이 들어요. 정책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요. 이러한 인식들을 변화시켜나갔으면 좋겠고 그것이 민달팽이유니온의 실력을 증명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다른 단체와의 교류와 컨텐츠 공유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단체에서 기록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회적인 주목보다는 축적해나가는 활동들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공유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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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PO지원센터, 작성일 : 2015.09.14, 조회수 : 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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