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거칠게 다루어 주세요 - 2015 활동가 네트워크파티 "15명의 활동가 사람책X미트쉐어"
작성자 :
NPO지원센터, 작성일 : 2015.09.14, 조회수 : 2145
참석자 : 조성주 외 4(조성주,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2인, NPO센터 1인, 여성환경연대 1인)기 록 : 조성주
1. 조성주 사람책이 맡고 있는 직책 소개
정의당 부설 연구소 미래정치센터 소장
전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전 서울시 노동전문관
2. 나는 왜 2세대 진보정치를 말했는가?
처음 청년유니온에서 만난 동료들은 우리 세대 청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낫게 개선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에 우리가 마주쳐야 했던 것은 생각보다 깊은 오해였다. 청년들이 시대의 큰 과제를 고민하고 앞장서서 세상을 바꾸어나갈 생각을 해야지 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운동을 하느냐는 것이 주요한 문제제기였다. 우리는 반론했다. 당장 이들의 삶이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데 시대를 바꾸기 위해 앞장서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고.
그래서 처음에는 청년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주력했었다. 그 공감들을 기반으로 작은 성공들을 만들어냈다. 피자 30분배달제 폐지,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쟁취, 미용실 스텝 노동문제, 최저임금 위원회 참가 등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청년유니온의 성공사례들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그것은 기존의 노동운동을 비롯한 사회운동이 포괄하지 못하는 ‘광장’ 밖에서 이루어진 성공들이었다. 그것은 달리 표현하면 민주주의 밖에 이들이 있었다는 말이고 또 정치가 외면하고 있는 존재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불평등과 부조리를 본질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결국 정치가 바뀌어야만 했다. 십 수년째 진보정당의 당원이었고 심지어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을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정치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더군다나 한국의 정당과 정치가 대변하지 않던 사람들과 주제들을 정치의 장 안으로 들여놓는다는 것은 아주 어렵고 논쟁적인 과제였다.
3. 나는 왜 알린스키를 말했는가?
짧은 활동기간이지만 필자가 유일하게 활동하면서 가지게 된 활동원칙은 다음과 같다. ‘약자들의 싸움은 패배해서는 안된다. 만약 패배할 것 같다면 무조건 도망치고 이길 수 있는 싸움만 골라서 해야 한다.’ 이다. 비슷하게 알린스키 역시 말했다. “때때로 조직가는 일반 대중들 속에서 지독한 좌절감을 발견하기 때문에 확실한 싸움에만 내기를 걸어야 한다.” 거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한 번의 패배는 곧 모든 것의 종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행동을 위한 몇가지 영리함을 다수가 공유한다고 해서 세상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변화를 위한 노력과 그로인한 작은 승리가 반복되어도 근본적인 갈증은 해소되지 않고 질문은 늘어갈 것이다. 질문이 늘어갈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고 행동은 조금 더 과격해졌다. 그리고 그 치열함의 끝에 목도한 풍경의 대부분은 ‘폐허’였다. 그렇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보다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하는지’를 고민하던 그 시기에 필자의 고민을 많이 정리해준 책이 바로 알린스키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Rules of Radicals – A Pragmatic Primer for Realistic Radicals] 이었다. 1960년대 말에 알린스키가 보았던 미국 청년들의 혼란스러운 삶보다 2014년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내고 있는 한국 청년들의 삶이 훨씬 더 절박하고 또 절망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다음세대에게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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