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임의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8월 11일 화요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린 청소년 노동자들을 위한 청년 법률가들의 모임 제1회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날의 주제는 청소년,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및 부당한 대우를 당하였을 때 권리구제절차의 실제 운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청년유니온 노동상담국 사건대응팀장이신 박원철 공인노무사님께서 강연을 맡아주셨습니다.
2. 모임의 취지
법학전문대학원의 노동법시간에 배우는 것은 주로 법률에 규정된 권리가 무엇인지, 법적으로 어떤 구제절차가 있는지, 벌칙은 무엇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즉 법률에 규정된 요건과 효과를 익힌 뒤 사실관계를 이에 적용하여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발생하는 효과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뢰인에게 더욱 절실한 것은 법률요건과 법률효과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로부터 권리를 실현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 도움일 것입니다. 저희들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노동법의 한계를 벗어나 실무가가 되어야 알 수 있는 좀 더 효과적인 권리구제절차의 운용 요령을 배우기 위해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모임의 내용
우선 노동관련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들에 관해 배웠습니다. 근로조건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는지, 사업장의 인원수, 사업장의 업종은 무엇인지, 수습기간이 적용되는지 등을 우선적으로 체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는 법률상담과정에서 실수하기 쉬운 것으로 섣부르게 법률을 적용했다가는 의뢰인에게 크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노동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방법을 개괄하였습니다. 먼저 사업주에게 당당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근무하는 중에 부당함에 대해 말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하며 퇴직 후 받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청구해야 합니다. 사업주가 들어주지 않으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에게 진정 또는 고발하거나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절차로 나아가게 됩니다. 임금체불의 경우는 진정과 고발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들은 대부분 벌칙 조항이 있으므로 고발할 수 있습니다. 부당해고나 비정규근로자 차별 문제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법원에 청구할 경우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대상이 된다면 법률구조공단의 조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변호사 수임료가 부담스러운 청소년 노동자는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여성과 관련된 사건이라면 여성가족부나 국가인권위원회에, 공공기관이 사용주라면 감사원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넣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구제방법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근로감독관이 합의를 강요하는 경우 상급기관이나 감사실 혹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하거나 형사 고발을 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에게 진정을 하라는 수준의 답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의 권익을 구제하기 위한 더욱 실제적이고 강력한 절차에 대해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구체적 사례를 놓고 해결방법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번째 사례는 근로계약서를 미작성한 경우로 이는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입니다. 근로계약서가 없을 경우 임금액을 산정하기 위하여 채용공고, 출퇴근 시간 증명자료(버스카드, 야근시계 어플), 급여명세서 또는 통장 입출금 내역 등이 효과적인 증명자료가 되고, 실제 근로시간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평소 습관적인 증거 수집을 통해 간접사실만 증명하면 된다는 유용한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사례는 사용자의 일방적 해고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노무사님은 사용자가 나가라고 해서 나가는 것은 자발적 사직이 되므로 사직서 제출을 절대 하지 않아야 하고 해고는 반드시 시기와 사유를 명시하여 교부하여야 하고 1달전에 통보하지 않으면 1달치 임금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하셨지만 이를 알고 있는 근로자가 얼마나 될 지 모두 회의적으로 보면서 안타까워 하였습니다.
세번째 사례는 야간근로 또는 연장근로를 했으나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는 경우였습니다. 초과근로가 만성화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이 경우 업무의 성격과 업무량이 연장근로를 당연히 전제하는 경우 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연장근로를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업장은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실제 근로시간과의 괴리는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는지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임금을 지급하고 초과근로시간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의 원칙이지만 포괄임금제는 당연히 초과근로가 있음을 전제로 임금을 산정하므로 이에 역행하는 제도라는 것이 노무사님의 답변이었습니다. 또한 근로기준법의 최저수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만 차액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대법원의 태도라는 점도 알려주셨습니다.
네번째 사례는 외모를 이유로 사업장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였습니다. 노동법상으로는 성별, 외모, 국적은 물론 기간제, 파견근로직, 단시간 근로자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이 금지되어있지만 사용자가 특정 근로자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인사상 이익을 주는 것은 법률상 다툴 근거가 사실상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다섯번째 사례는 직장내 왕따 문제였습니다. 왕따 역시 차별과 마찬가지로 그자체를 법적으로 다투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저희들은 최대한 해결책을 고민해보았고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근거로 왕따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질병에 대해 다투는 것이 대안의 하나로 제시되었습니다.
4. 참여 소감
저를 비롯한 참여자들 대부분이 아직 학생 신분이어서 실무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현장에서 수많은 노동사건을 다루는 노무사님의 생생한 경험을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노무사가 되셨지만 실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절대적으로 선한 존재만은 아니었다는 진지한 고민 역시 장래 사건을 수임할 예비 법조인들이 경청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참가자들 역시 실제 사건을 수임했을 경우를 상정하며 적극적으로 질문과 의견을 개진하여 활발한 강연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노무사님은 철저히 현실적이고 실무가적인 관점에서 모든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해주셨습니다.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모임을 이끌어주신 이원철 노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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