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함께 본 영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불시착한 외계인들,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음모를 그린 <디스트릭트 9>이었습니다. 외계인이 소재라고 하면, ‘외계인과 인간이 싸우는 영화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독은 그런 뻔한 생각에 일침을 가합니다.
영화에 대한 소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나라를 통치하는 백인, 그 밑에서 일하는 흑인, 그리고 벌레 취급을 당하는 외계인. 외계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소외된 우리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을 듣고 나니 더욱 새롭게 느껴집니다. 남아공의 이야기를
외계인에 빗대어 풀어내다니, 감독의 통찰력이 엿보입니다.”
“주인공을 통해 일상 속 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외계인으로
변한 주인공이 불쌍하다고 하지만 실은 이 주인공도 그 전까지는 외계인을 죽이는 일에 서슴지 않고 가담한 가해자였으니까요.”
“처음에는 외계인이 징그럽게만 느껴졌는데,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다
보니 외계인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소감을 나눈 뒤, 저희는 ‘소외’라는 주제로 토론을 이어 나갔습니다. 영화에서는 다른 생명체인 외계인이라는
소재로 나와 타자를 구분 했지만, 우리 사회 속에는 같은 인간임에도 외계인 취급을 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데 모두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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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어와 모습을 가진 이주민: 어학 연수, 해외 여행이 일반화 된 지금, 외국인을 만날 일은 그 어느때보다
쉬워졌습니다.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기에는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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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에서 만나는 수많은 타인들: ‘소외’ 현상은 비단 외모나 언어가 다른 외국인에 국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벽을 세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서로가
다름을 인정해야 하다는 것을 알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공감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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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낙인 동성애: 우리는 동성애는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친구에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듣게 되거나, 동성애자 친구를 사귀게 되면, 그 때부터 생각은 달라집니다. 이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내 친구의’일이 되는 거니까요. 여전히 낯선 단어지만, 모른척 할 수만은 없는 문제라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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