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의힘 인터뷰] 알바하는 대학생 곁에 '유니온'
<모임의힘 인터뷰8>
알바하는 대학생 곁에 ‘유니온’
청년유니온 대학생팀
청년유니온 대학생팀 소개부탁드려요
청년유니온 내 대학생 모임에서 시작해서 대학생 팀으로 활동하고 있구요. 청년유니온은 청년세대 노동조합이에요. 기존에 업종이나 기업별로 노동조합이 구성되어 있었다면, 만15세부터 39세까지 청년들을 아우르는 노동조합입니다.
청년들의 노동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는 저임금, 비정규직에다가 취업도 어려우니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분들의 문제를 당사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없었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것들에서 우리끼리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노동조합을 생각하게 됐어요. 저희가 조합원이 늘어나다 보니까 청소년이나 대학생의 문제는 상황이 다르다. 청년들이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그 안에서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은 또 나름대로 해보자고 해서 대학생 모임이 시작이 됐어요.
저희는 대학생들이 모여서 대학생 팀을 만들고 활동을 하고 있는거죠. 청년유니온 내부에 있지만 꽤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분은 어떻게 처음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시게 됐나요?
: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사실 제가 정보통신공학과인데.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입학을 한 거에요. 적성이나 이런 거랑 상관없이. 그런데 막상 들어오니까 취업률이 좋긴하죠. 다른 과에 비해서는. 그런데 취업률이 50%가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선배들 이야기 들어보면 한 달에 쉬는 날이 없다. 월급은 알바수준인 것 같고. 여기서 이렇게 해봤자 잘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청년유니온이 피자배달부 30분배달제를 폐지한 적이 있는데 그때 청년유니온을 알게됐고. 전역하고 그 생각이 드니까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활동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청년유니온에 오게 된거죠.
: 저도 대학교에 진학할 때 경영학과 갈 생각이 없었는데. 성적에 맞춰서 들어갔어요. 들어가서 뭐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찮은 기회에 학보사 활동을 하다가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 당시에 사회적으로 20대에 대한 평이 되게 안 좋았어요. 의식이 없다, 책을 안 읽는다, 모험을 하지 않는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다 등등. 그런데 제가 학교에서 취재를 하든 주위를 보면 굉장히 열심히 살거든요. 저 같이 게으른 인간이랑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웃음). 후배들을 봐도 하나씩 외국어를 해요. 그런데 사회의 시선을 보면서 억울한 마음이 있었는데. 3학년때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지금도 그 기사를 기억하는데. 그때 슬로건이 “청년이 만들면 세상은 드라마가 된다” 였어요. 그때 그 멘트에 되게 꽂혔어요. 그러다 인터뷰를 하게 됐고 저도 가입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 평소에는 어떤 활동을 하세요?
저희는 일단은 놀구요 (웃음) 저희가 청년유니온 전체 행사랑 맞물려 돌아가긴 한데. 대학생들끼리 만날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매달 세미나나 파티를 번갈아가면서 해요. 보드게임을 한적도 있고. 맥주파티를 한 적도 있고. 세미나 같은 경우에는 팀이나 조합원들 중에 흥미있는게 있으면 열어요. 사실 대학생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잖아요. 내가 알고 있는 걸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된 세미나를 열어주죠. 지난번엔 인문학과 학생들을 위한 수학이야기, 연애할 때 주의해야할 여성주의의 문제들. 이번 주에도 세미나가 있는데 패션과 노동을 주제로 세미나를 해요.
대학생 캠프는 잘 진행하셨어요?
대학생 캠프는 원래 대학생들이 모여서 놀아보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세월호 이후에 “같이 모여서 뭘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주제가 ‘노동과 노동권’ 이었는데. 나중에 이야기하다보니 대학생들이 모임자체, 나에게 생소한 공간 자체를 어려워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같이 연대하고 협력하는 걸 굉장히 불편해하는. 그래서 그걸 좀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공동체 캠프를 열었어요.
희성씨는 어떠셨어요?
사전모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캠프를 가기 전에 2번 사전 모임을 진행했는데. 모임자체가 되게 좋았어요. 공통적으로 필요한 건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그렇게 말했어요. 여자친구 남자친구도 아니고. 문자 그대로 친구에요 (웃음). 예를 들면 그런 거죠.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슬프다고 생각하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공감을 못하는거죠. “그게 뭐?” 라는 이런 식의 반응이 돌아오니까. 외로움을 느낀다던지. 내가 생각하는 사회문제를 고민할 사람들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대학생팀 기자단 이름이 유니온타임즈죠. 기사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 있나요?
너무 많은데? (웃음) 대게 글을 보면 부끄러운 글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 글만큼은 앞으로 뭘해도 이 이상은 못쓰겠다는 느낌이 있어요. 산학실습 협력생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제 동생이 전문대에서 조리과를 다녔어요. 동생이랑 했던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썼던 글이었는데. 그 문제들이 만연하고.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알아요. 그런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묵인하고 넘어가는 문제인데. 외부 매체에는 못 올라 갔지만, 칭찬은 많이 받았어요. 스스로 만족하고 방향을 잡는다면 앞으로 이런 글을 많이 써야겠다는 느낌이 드는 글이었어요.
다른 매체에서도 현장실습생 문제를 다뤘던 것 같던데.
고등학교 현장 실습문제는 너무 힘들고 그런데. 대학교 현장실습생들은 아예 근로자로 취급해주지 않는 거라서 약간 양상이 달라요. 저희가 이번에 준비하는 것도. 고등학교 문제가 워낙 심각하니까 대학생 문제들은 묻히는 거에요. 같은 일 하면서 한 달에 20~30만원 받는 이런 상황이라서.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한 거죠.
저희가 이번에 실태조사 하면서 전화를 돌리고 수시지원생인 척하고 조사를 했어요. 그러니까 원래 밑바닥부터 굴러야되는 거라고 하는거에요. 심지어 학교에서도요. 밑바닥인 거죠 인식이. 빨리 인식을 끌어올려야 되요.
대학 졸업 후 진로는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 저는 이런 활동류에 있을 거 같아요. 노동운동 관련된 일을 하고 싶은데 이게 연구가 될지 활동이 될지 결정을 못해가지고.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학과도 정보통신공학과고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해본 기억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연구도 하고싶고. 활동은 활동의 매력이 있는거니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어요.
: 사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는 전공이 경영학과다 보니, 일상적으로 봐요. 대부분 경영학과가 취업률이 굉장히 좋지 않은데. 기업으로 가는 것 이외에는 답이 없어요. 대부분 기업으로 가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둘중 하나인데. 둘 다 답이 없어요 사실. 제 여건이나 스펙이 모자라는 것도 있는데 (웃음) 그래도 너무나 좁고, 갔을 때 여건도 그렇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공공의 영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꾸준히 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 어떤 직군에서 일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공익활동 분야의 활동가. 개인적으로는 중간지원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청년유니온 대학생팀에게 공익활동이란?
: 저는 대학생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게, 사회가 대학생이 어렵다는 문제에 대해서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는 느낌이 강했어요. 사회적으로는 어리지만 너네는 청소년보다는 나으니 “너희 힘든 문제는 알아서 해” 이런 느낌이 강한 거에요. 그러다보니까 청년유니온 들어와서도 무슨 활동을 하고 싶냐고 했을 때 저는 바로 대학생 활동 하고 싶다고 얘기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NPO센터 모임의힘 모임들을 보면 우리 팀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끼쳐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사실 대학생들이 취직 안 된다고 하는게, 노력을 안해서 그런게 아니잖아요. 중고등학교에서 반에서 30명 중에 1등하는 것도 힘든건데. 공무원 되려면 100대 1을 뚫어야 되는 거잖아요. 3반 중에서 1등을 해야되는 상황인건데. 이 문제에 대한 공감도 없고. 너희가 노력을 안해서라고 말하는 게 슬펐거든요. 사회적으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이런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 공익활동이란 타인을 위해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학교 때 활동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 사실 저는 굳이 안해도 상관은 없거든요. 근데 활동하면서 느낀게 공익이라는 것이 크고 추상적으로 보면 어려운 건데. 단순하게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에 <단속사회>라는 책을 읽고 세미나를 했어요. 그때 강조했던 게 누군가의 곁이 되어주는 게 중요하다. 오지랖을 부리는 게 누구 곁에 가서 신경을 써주는 거잖아요. 어머니 잔소리 하듯이. 밥 먹었냐 이런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제가 기사를 쓰면서도 느낀건데 20대 자살률이 엄청 높거든요. 그런 이야기하잖아요. 친구 한사람, 이야기 들어주는 친구 한사람만 있었어도 그 사람은 자살 안했을 텐데. 너무 무관심하고 이런 것들. 저도 수업을 들으면서 한 강의실에 120명이 있는데. 여기서 정규직이 될 사람이 통계적으로 반도 안되요. 그런데 될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게 안타까웠어요. 이런 식으로 저희가 오지랖을 부리고 다니는 것도, 이런게 진짜 공익활동이 아닐까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신경을 쓰고 친구가 되어 주는 것. 특히 대학생들이 어느 세대보다 경쟁적으로 변한 것 같더라구요. 등수로 모든게 갈리고. 그런 사람 곁에서 이야기를 걸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게 공익활동이 아닐까. 적어도 대학생 공익활동은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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